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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5일 대림 제 3주일 자선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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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2-11
그때에 2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3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 5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6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7 그들이 떠나가자 예수님께서 요한을 두고 군중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8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고운 옷을 걸친 자들은 왕궁에 있다. 9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10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자선은 가장 값진 일입니다.
일본의 선학도인 데쓰겐(鐵眼道光)은 거대한 사업을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어로만 읽을 수 있던 경전을 7천 권 복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는 이 사업을 위해서 기금을 모으려고 일본 전역을 구석구석 돌아다녔습니다. 어떤 부자들은 금을 백 냥씩이나 희사했으나, 대부분은 농부들한테서 몇 푼씩 받았답니다. 데쓰겐은 희사한 액수와는 상관없이 각 희사자들에게 똑같이 감사를 표했답니다.
십 년이란 긴 세월을 여행한 후에, 그는 드디어 그 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모았답니다. 바로 그때 우지 강이 범람해서 수천 명이 양식과 거처를 잃어버렸습니다. 데쓰겐은 그의 소중한 사업을 위해 모은 돈을 모두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었답니다. 그러고서 그는 다시 그 사업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답니다. 다시 한 번 필요한 돈을 모으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답니다. 그러자 전국에 전염병이 번졌고, 데쓰겐은 모은 모든 돈을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 주어 버렸답니다.
또다시 그는 여행을 떠났고, 20년 후에는 일본어로 된 경전을 만드는 그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답니다. 그 경전의 초판을 찍어 낸 인쇄판이 교토 오바꾸 산(黃檗山)에 있는 만복사(萬福寺)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자녀들에게, 데쓰겐은 그 경전을 모두 세 번 만들었는데 첫째와 둘째 것을 볼 수는 없지만 셋째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것이라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개구리의 기도 제 1권, 앤소니 드 멜로 지음/이미림 역)
오늘은 자선주일입니다. 자선은 ‘불쌍히 여겨 사랑을 베푼다.’는 뜻입니다. 본시 ‘사랑 자’(慈)자는 어미가 자식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형국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그래서 사랑 자는 어머니를 표현하는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어머니를 불러 자당(慈堂)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대학에서도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위인부, 지어자’(爲人父, 止於慈)라고 하였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듯 모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여 어려운 사정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로 곤란을 받고 있으며 빈부의 격차는 점점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가들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한 보편적 복지는 선거에서 표를 노리는 정치가들의 협잡에 불과한 것입니다. 나는 이런 야합적인 정치적 노름에 고통 받고 있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대학의 반값등록금제도를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반값등록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많은 세금이 투여된다면 반대합니다. 부자들에게는 반값 등록금이나 보편적 복지가 조금 벗어나도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부자는 돈을 더 내도 됩니다. 그것이 복지의 보편적 평등입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금년도 모금 목표액이 55억 원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가난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자선냄비에 기부하는 돈입니다. 부자들은 외면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신문이나 TV에 광고하듯이 선전하고 자선에 임합니다. 물론 그렇게라도 자선에 응한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헌금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여 집니다. 자선주일이라고 특정한 날을 정해서 헌금하고 자선을 마음에 새기게 하는 것은 평생을 그렇게 살라고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며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평생을 헌신한 복자 마더 데레사나 이태석 신부님을 생각하면서 자선이 우리의 평생 과제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자선보다 더 큰 일은 없습니다. 야고보 아저씨
[詩:최민순신부/曲:김베드로/音:하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