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주간의 1학기 들살이 시즌이 끝이 났어요. 다음주 월요일이면 다시 학교가 시끌벅적해지겠지요.
소만절기를 보내고 있지요. 이번에도 소만절기시를 절기공책에 쓰고 그림도 그렸어요. 시에 적힌 것처럼, 옥상 텃밭에 잠시틈을 주지않고 자라는 잡초때문에 풀매기도 자주하고, 어제는 한창 여물고 있는 감자와 옥수수에 북주기도 했어요. 중고등 텃밭까지 물도 열심히 주었어요. 다자란 시금치랑 상추는 수확해서 집으로 나눠갔어요. 상추잎은 따도따도 금방 또 자라있고, 고추랑 방울토마토도 꽃을 피우면서 열매가 많이 열리고 있네요.
월요일 오후는 산책시간이지요. 요즘,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는데 실내에서는 자꾸 공이 천장에 부딪혀서 마음껏 하기가 어려워요. 바람이 적은 넓은 공터를 찾아 강건너 생태공원에 갔는데, 그늘이 없고 너무 뙤약볕이라 차를 돌려... 화명수목원 아래 공원에 가서 놀았어요. 아직 나무그늘 아래는 시원해서 놀기가 좋지요.
화요일 오후, 중고등이 들살이에서 돌아오는 날이예요. 화명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가기로 했어요. 환영하는 현수막을 만들기 위해서, 문구를 정하고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쓰고 색칠했어요.
이번주 삶교과 시간에는 들살이 가기 전부터 하고 있던, "마을 역사 만나기"수업을 이어서 했어요. 고모당, 대천마을회관, 파펑윤씨입향조묘, 장우석기념비, 임봉래생가터, 금호재를 지도를 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활동이예요. 아이들이 살고 있고 평소 다녀본 길이라 그런지 지도만 보고도 잘 찾아가요. 지도보면서 길찾는 과정을 아이들이 참 재밌어 하네요.
학교로 돌오면 그날 찾아간 장소가 어떤 곳인지 공책에 정리하고, 교실벽에 붙여둔 큰 종이에 사진을 이용해서 마을 역사 지도를 만들고 있어요.
수요일 오후에는 화명기차역 맞은편에 있는 부산어촌민속관에 다녀왔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낙동강변,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았는지 알수 있는 좋은 자료들도 많고, 퍼즐, 조립, 영상, 노래, 미니어쳐 등등..아이들이 재밌어할만한 것들이 많아서 좋았어요.마침 소금의 역사에 관한 특별기획전도 열리고 있어서 기획자선생님의 설명도 직접 들었어요. 1층에는 닥터피쉬를 체험하는 코너도 있네요. 사실, 이 코너에 제일 길게 있었어요^^
목요일 오후는 책읽기 수업이지요. <선재의 노래>, 이번주에 읽은 부분은.. 드디어 선재가 한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할머니 유골을 할머니 유언대로 모실수 있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선재가 마음 따뜻한 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이예요. 이제 몇 페이지 남지 않았네요. 다음주면 끝이 날것 같아요. 아이들이 그려서 붙인, 선재 이야기 그림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월화수목, 나흘간 꽉찬 일정으로 열심히 보낸 아이들.. 금요일에는 좀 자유롭고 느긋하게 보내기로 했어요. 게다가 초등끼리 보낸 3주의 마지막 날이지요. 그래서 아침리듬활동 짧게하고 구포도서관으로 갔어요.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이 컴퓨터가 설치된 웹툰그리는 공간으로 달려가요.^^ 지난번에 해본 기억을 더듬어 프로그램을 열고 한시간 동안 꼼짝 하지않고 그림을 그리네요.ㅎ
도서관 선생님들이 환영해주시고 간식과 시원한 물도 주시고^^ 웹툰책방 코너에서 책도 보고, 숲속도서관에도 올라가보고..그렇게 금요일 오전 신나게 보냈어요.
금요일 오후에는 옥상텃밭을 돌보고 내려와 4층학사 청소를 했어요. 다음주에는 중고등이 돌아오니, 초등청소구역은 아니지만 강당도 수다방도 교무행정실도 깨끗이 쓸고 물걸레질도 했어요.
금요일 오후는 원래 자치회의 시간이지요. 남은 시간에 우리끼리 잠시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6월에는 7월에 열 참초맛집 준비를 해야해요.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부모님께 대접할지..난상토론식으로 나눠봤어요^^
네 명만으로도 에너지 잃지않고, 언제나 재밌는 일을 찾아가며 신나게 보내준 아이들에게 특별히 더 감사한 한주였어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초등 동생들이 돌보아준 덕분에 중고등 텃밭도 수확물이 풍성하겠습니다.^^ 다음주면 다시 학교가 왁자지껄 하겠지요. 3주 동안 학교를 잘 지켜준 선생님과 아이들 감사합니다.
살고 있는 마을을 직접 걷고 기억하는 일은 늘 감동적입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나를 품어 주었던 마을과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혼자든 4명이든 50명과 함께하든 늘 즐거운 상상으로 지금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복잡하게 머리로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몸으로 익혀서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진짜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