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동서의학을 막론하고 현재까지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병이다. 서양의학에서 암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종양치료율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해온 치료방법이기는 하나 환경변화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암의 발생률은 점점 높아만 가고 많은 환자들이 기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겁내어 치료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또 공격적인 치료방법을 통해 인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단점을 가진다. 한양방 병용치료란 수술, 방사선, 항암제 등의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하여 그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의 손실을 회복시켜주어 최종적으로 항암효과를 증진시켜주는 방법을 말한다. 한의학에는 “급즉치기표, 완즉치기본(急卽治其標, 緩卽治其本)”이라는 말이 있다. 급할 때는 우선 드러난 병세를 치료해야 하고 일단 병세가 꺾인 후에는 그 근본을 치료하라는 뜻이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요법으로 일단 급속하게 자라나는 암세포를 제거하고 기세를 꺾는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을 받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같은 환경에 노출되면 전이와 발생이 발생하게 되고 공격적 치료로 인한 체내 손상이 제 2, 제 3의 질병을 야기하게 된다. 한양방 병용치료의 단계별 목표를 살펴보면 수술환자의 경우는 면역력이 감소하여 암이 더 진행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므로 면역력의 향상에 중점을 두고, 항암제, 방사선 치료기간 중에는 그 부작용 감소 및 정상세포 보호에 중점을 두게 된다. 중의학(TCM)을 세계적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야심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웃나라인 중국에서는 국가 주도하에 40년 전부터 한양방 병용치료를 통해 암 치료율이 향상되고 있다는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도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분야를 만들어 기존의 치료법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이원화와 의료법, 약사법에 가로막혀 한의학의 발전이 거북이 속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국립한의과대학이 설립되고 국립암센터 등 국가주도 의료기관에서 “한방종양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과연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한방과 양방 사이를 오가며 치료방향에 혼선을 빚고 있고, 또 대부분의 암환자들이 3대요법(수술, 방사선, 항암제) 이외의 다른 치료를 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를 빨리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올바른 치료규격(Criteria)을 제시해주어 의료비의 손실 및 시간적 손해를 막아주고 치료효과를 상승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의 의무인 것이다. 임상에서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한방으로만 암을 치료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답이 달라지게 된다. 현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현재 받고 있는 치료를 중지하고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대의학의 암에 있어서의 3대 치료법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이며 그 보조적인 방법으로 면역요법이나 식이요법 등 대체요법이 존재하고 있다. 조기암에 있어서 가장 확실하고 치료율이 높은 치료법은 수술이다. 일단 암이 1㎝ 이상 자라난 경우에는 기질적 병변이 있는 곳을 제거하고 차후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다만 심폐기능이 나빠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령으로 수술이 힘든 경우 등에 대해서는 한방단독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이는 종양의 성장억제 및 담암생존율(擔癌生存率) 연장에 있어서 일정한 도움을 주게 된다. 수술 후에는 미세전이병소를 없애기 위해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런 치료법들은 공격적인 방법으로 각종 부작용을 야기시키고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암세포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한양방 병용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치료를 시행하여 치료를 끝까지 잘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이러한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다음부터는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는 한방단독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러한 치료들이 실패로 끝나 말기암으로 진행되거나 처음부터 말기암으로 판정받은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가 시행되는데 이때의 치료목표는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생존률을 늘이는 것이다. 물론 통증이나 복수 등 종양수반증후군에 대한 관리는 한양방 병용치료를 통해 시행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방 또는 양방 단독으로 치료하는 것 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보완하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인 것이다.
수술 일단 조직검사를 통해 암세포라고 밝혀진 경우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수술로 인해 암이 퍼진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이행성 전이(수술 중 시술자의 손이나 도구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행되어 생기는 전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수술기법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위험성은 거의 감소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은 “수술이 잘 됬습니다”라는 말을 듣더라도 얼마 후 발견하지 못한 미세전이소에서 암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고 또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열어보니 검사결과와는 달리 이미 번져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종양질환 자체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지 수술 때문에 암이 번진 것은 결코 아니다. 일단 형성된 종괴는 제거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병소에 있어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이다. 이 기간 중 한방치료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며 만일 이러한 치료법의 적응증이 아닌 경우에는 한방 단독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또 이러한 치료가 모두 끝나고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는데 있어서 한방치료는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암의 예방에 있어서도 “양생법(養生法)”이라는 정확한 방법을 제시해주게 된다. 노인암의 경우 체력의 문제라든지 수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결론적으로 조기암의 경우에는 가능한 한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노령으로 심폐기능의 저하나 당뇨 등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데 무리하게 수술을 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 수술을 포기하게 되며 이때는 항암효능을 지닌 한방치료를 통해 종양의 증식을 억제하여 생존률을 증진시게 된다.
항암제 항암제는 급속히 분열, 증식하는 특징을 지닌 암세포를 찾아 이를 파괴하는 약으로 암세포 이외에도 우리 몸에서 빠르게 증식하는 특성을 지닌 정상세포들, 즉 골수나 위장관 상피세포, 모낭, 생식기관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부작용이 발생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골수억제에 의한 범혈구감소증, 빈혈 등과 위장관 반응인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이다. 또 탈모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는 폐경, 남성의 경우는 정자감소나 무정자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항암제는 약물에 따라 심장, 콩팥, 신경계, 간 등 장기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항암제 치료 자체만으로도 장기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독성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기타 약물의 투여에 있어서 신중을 기하는 것이다. 이때 적절한 한방치료를 시행받게 되면 간장과 신장의 해독 및 배설능력을 증가시켜주고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의 감소 및 면역증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심구토는 항암제로 인한 독성반응으로 초래되는 증상으로 한방에서는 “건비익기(健脾益氣)”, 즉 위장관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기운을 북돋는 방법을 통해 증상을 해소시키거나 또는 예방하게 된다. 전신무력이 나타나는 것은 골수억제로 인한 혈구감소에 의한 것으로 이때는 “자음생혈(滋陰生血)”, 즉 골수의 기능을 높이고 혈구생성을 촉진해주는 방법을 통해 골수기능을 회복시켜 주고 증상을 완화시킨다. 또 항암제는 전신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데 한방약물치료를 통해 떨어진 면역력을 향상시켜 줌으로써 계획된 항암제 치료를 받는데 차질 없게 해주고 현저히 떨어지는 체력을 회복시켜 준다. 이러한 증상들은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증상소실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디가 문제가 있는가를 진단하여 이에 따라 처방하는 것이므로 한의학을 전인의학(全人醫學)이라고 한다. 환자 중 탈모에 대한 혐오감,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대체의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종국에는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미 암세포가 주변조직 또는 원격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세포의 급격한 증식을 막는 것이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이때 한방치료는 그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예후를 더 좋게 만들어 준다.
방사선 X선을 비롯해서 라듐, 코발트 동위원소 등 방사선이 발견되기 이전에는 암세포를 도려내는 것이 유일한 암치료 수단이었지만 방사선 치료법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많은 종류의 암에 적용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방사선 치료에는 X선을 비롯해 감마선, 입자선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방사선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며 투과력도 매우 크고 물질을 통과할 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물질을 이온화하여 전기를 띠게 하며 이 전리작용에 의해 암세포의 핵산 등에 손상을 입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이 국소적인 부분에 한정되므로 암치료 효과 역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또 방사선의 목표물은 암세포이지만 암세포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주위의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혀 면역기능저하를 포함한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식욕감퇴, 구역질, 설사, 구강점막염, 방광염, 골수기능억제, 피부홍반, 피부염, 궤양, 천공, 출혈, 급만성폐염, 백혈구 감소, 헤모글로빈 감소, 혈소판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한방치료는 이러한 방사선의 독성반응을 약화시키고 면역기능을 보존케 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두경부 종양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침샘이 말라 밥을 씹을 때 마치 모래를 씹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침샘의 분비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매실(烏梅)이나 오미자(五味子)와 같은 신 맛이 나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게 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한결 도움이 된다. 또 구 소련에서 연구한 결과 오가피(五加皮)는 방사선에 대한 보호작용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시에는 “자음청열(滋陰淸熱)”, 즉 인체의 진액을 보충시켜주고 방사선치료에 따른 열독을 없애주는 치료방법을 통해 이상과 같은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고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1997년 9월 3일부터 1998년 6월 30일까지 동서암센터에서 3개월 이상 한양방 병용치료를 받은 2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전신무력, 식욕감퇴, 구역질과 구토 등 증상은 70%의 호전률을 보였고, 백혈구는 57%, 헤모글로빈은 49%가 상승하여 골수억제기능에 대한 호전도를 보였다. 또 T4 임파구는 69%, T8 임파구는 48%, NK세포는 67%가 증가한 결과를 보여 한양방 병용치료가 암환자의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진료교수 한의학박사 유화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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