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바다로 간 노인, 65회
사모아는 남태평양 사모아제도의 동쪽에 있는 미국령 섬나라다.
반면, 괌, 사이판은 미국 영토 중 가장 남쪽에 있고,미군령 군사적 요충지다.
미국 함대가 주둔하고있다.
괌은 한국에서 약 3 000키로 정도 떨어져 있다니께,
우리배 속도로<시속7노트>밤낮으로 쉬지않고 달려도 고국까지는 일주일이 걸린다.
기다린 사람은 없어도<집에는 연락을 취하지않았다.>마음은 이미 고국땅의 향수에 젖여있다.
ㅡ"염병 혈...그냥 갈것이지...뭐할라 꼬, 괌에 들른당가...쯪쯪..."ㅡ
한시라도 빨리 고국땅에 가고싶은 마음이 괌에 들렸다가 간다니께,
시궁텅 궁시런 대다가 깜박 잠이들었는가 보다.
ㅡ빰빠랑, 빰 빠!ㅡ
뜸금없는 나팔소리에 잠이깬다.
ㅡ"얼 래! 저것이 뭐 여?"ㅡ
고래등더미 같은 시커멍 등위에서 빨간 제복차림의 군인들이 미국 성조기를 꽂고 경례를 하고있다.
ㅡ"시커멍 게, 미국 잠수함이라 굿!"ㅡ
ㅡ"오메! 그라믄 여기가 괌이 여?"ㅡ
ㅡ"그래 여, 어제밤 늦게 입항했는데...미군 잠수함 기지에 입항했는가 뵈,"ㅡ
멋쟁이 선장님의 선심<善心>조의 외출 허락이다.
ㅡ"3인 1조로 외출을 허가한 닷! 글구 귀가 시간은 오후 6시닷!"ㅡ
방정맞고 해푼 구석이 있지만 내겐 조기장과 김씨와 한조가 됐다.
물론 나이차가 10년차가 넘지만 조기장과 김씨는 다르기가 만만해 쉬운 동지로 선택한거다.
객지벗 10년이라고 서로가 편한면 된다.
"야! 오군아 늬, 내가 좋냐?"
"좋기는 여, 불쌍해서 구제해준 건데 여, ㅎㅎㅎ"
"임마 얏! 늬 사람 놀리능 겨? ㅎㅎㅎ"
조기장과 김씨는 언제, 외출준비를 했었는가?
빤즈르 하게들 차려입었다.
머리는 하이칼라로 다듬었고 구두는 삐가빤작이다.
"야! 오군아, 늬 머리꼬락서니가 뭐 꼬!"
내 머리칼은 귀를 덮고 산발이다.
"워째서 여? 비틀즈 타입인 디..."
"ㅎㅎㅎ, 비틀즈가 물에 빠져서 죽었능갑다.
꼭, 뒷골목의 양아치 갓구 먼!"
"뭐! 뭣이라고 엿!"
ㅡ" 으 하하하..."ㅡ
우리들 세사람은 낮선 이국땅을 밟는 순간, 경쾌한 기운을 피부로 느끼면서 마음은 날듯이
들떠있다.
회사의 배려인가,
상륙비가 3달러나 지급된거다.
이런나라 저런나라 다니다 보니 께, 눈치가 백단이라 고, 시내버스를 탄거이 쾀,에서도
젤루 번화한 곳, 우리들이 바래는 곳에 내리게 됐다.
나는 청바지를 살 계획이었다.
마침, 백화점<3층>같은 큰 건물이 눈에띈다.
"조기장님! 저 어기 백화점에 가서 청바지를 삽시다 여?"
"임마! 무시기? 청바지리 고, 고깟 것, 사서 뭐할라 꼬, 출출한데 술이나 먹자 고,"
"술은 천천히 먹어도 되잔혀 여, 청바지가 월메나 좋은건데 여,"
"임마! 시끄럽데 잇,"
"그람, 술 먹을라믄, 조기장님은 알아서 해 여, 난 청바지 살텡 께!"
"워따 메, 그라믄 늬, 혼자 갈라 구? 외출증은 하난 듸..."
"알아서 해 여, 외출증은 내 호랑바지에 있응 께,"
조기장과 김씨는 외출증이 없으면 한발짝도 떨어지면 안돼는 줄로 알고 있었능가?
내뒤를 졸 졸 딸아다닌다.
백화점은 생각보담 크고 시원하다.
"워따메! 워떻케나 이렇게 시원하다 냐?"
"흐흐... 고거이 덕트란 거 여,"
"덕트가 뭐당 가? 요렇게 시원하다 니???"
밖앗날씨는 30도가 웃도는 찌는듯한 더위다.
"오군아! 천천히 청바지 골라 보드라 고, 잉!"
조기장과 김씨는 백화점의 시원한 기온이 맘에든것인가 느긋하다.
운이 좋았던가 리바이스<Levis>쌍마 청바지와 빅스톤<Big Stone>청바지가
점포마다 늘늘하게 쌓여있다.
꿈에서도 입고 싶었던 청바지다.
"흐흐흐, 진짜로 미제 청바지랑 께여,"
"야 임마! 여기가 미국땅인 께, 미제가 맞지 않겠능 가, 싱거운 녀석같으니라 고,
그렇게나 청바지가 좋은 겨?"
"웨메! 진짜로...무지하게 싸당께 여,"
"얼마나 싼디 여?"
"고국에선 쌀 한가마니<5,000원>값인디, 여긴 3딸라니...께, 1딸라에270원이면 은...910원! ???
우 와! 홍자 만났네 여, 다섯배! 다섯배가 더 싸고도 남는당 께엿! 으흐흐흐..."
진짜로 싸다.
그것도 청자켓이 세트다.
고국에서 청자바지와 상위 한세트를 살려면은 여간 귀하다.
나는 그간에 꼬불쳐둔<모아둔>딸라로 다섯벌이나 샀다.
"아 아니? 오군아! 늬 뭔돈이 고렇게나 많다냐?"
"사람인란 항시 준비성이 있어야 해 여,
돈이란 거, 돌고 돈것이만 독하게 맘 묵고 안쓰고 모우면은 요렇게 긴요하게 쓴다니께 여,
출국할 때, 작업복 할라고 예비군 군복 몇십벌<20요벌>삿었던 거,
타히티에서 다섯곱절 이상씩 넘겨 팔았었 고,
사모아에서 상륙비도 안쓰고 모았고 해서...아직도 주머니가 빵 빵, 해 여, 흐흐흐..."
"우 화,...오군아! 너 대단한 놈이구나,
난, 청바지 한벌도 못사는 디, 우쩨야 하노?"
"술은 내가 살텡 께여, 상륙비<3불>받은걸 로, 한벌씩 사시 오. 잉!"
그런데, 백화점 점원 아가씨들의 미모가 장난이 아니게 예쁘다.
고국의 톱 영화배우 문희씨보다 더 예쁜거 같으다.
<영화 흑맥에서 빼어난 미모,<서글 서글한 눈매>에 반해서 한시도 잊어져 본적이 없었다.>
근데...이곳 백화점 아가씨들의 미모는 서양인도 동양인도 아닌거이...
별나라에서 온것인양, 예쁜 미모는 가숨을 설레케 한다.
ㅡ"티기야! 일본 여자와 미국놈 사이에서 태어난 티기라 고,"ㅡ
조기장이 툭 던진 말투가 어쩜 일리가 있는 말이다.
괌은 1521년 마젤란의 세계 일주 도중에 발견된 것을 계기로 서구 세계에 알려졌고,
그로부터 약 40년후 스페인의 탐험가인 레가스피가 괌의 스페인 영유를 선언한 이래 약 333년 동안
스페인의 통치를 받게됐다.
당시에 스페인에 영향은 현재도 생활이나 관습에 남아있다.
그후에 괌은 미국과 스페인 전쟁을 거쳐 1898년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41년에는 일본군에게 점령되지만,
1944년 7월에 미군은 괌을 재탈환하는데 성공을 하게 된다.
1950년 미국의 자치령으로 되어 있으며,
그러니까, 지금이 1970년이니까, 미국이 본격적으로 통치한지가 30여년 이라면은...
예쁜 미모의 아가씨들은 스페인의 혈통에 가깝다.
그러니깐, 괌 원주민과 스페인 피가섞인 아까씨들은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갖춘 미인들인거다.
~~"그래도 넘, 예쁘다 야,"~~
물품을 많이 삿음인가, 청바지를 챙겨담을 가방을 덤으로 선물한다.
예쁜 미모의 점원 아가씨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백화점을 나선다.
그런데,
네모난 상자통 큰 텔레비전에서 내가 영화 주인공처럼 의젖하게 나온다.
물론 조기장님과 김씨도 백화점 아가씨도 주인공처럼 나온다.
고국에선 흑백 텔레비전이 있긴하지만 부자집에서나 있었다.
ㅡ"야, 오군아! 저 어기, 네모난 상자통에 영화 활동사진에서 처럼 늬 캉! 내 캉! 다 보인다 야?"ㅡ
ㅡ"워메! 내가 활동사진에 나온다 야, 조기장님도 김씨도, 예쁜 아가씨도...워떻게 된거야 여?"ㅡ
흑백 텔레비전은 한두번 봤지만서도 요렿게나 총 천연색으로 사람이 툭 티여나올 것같은
생생한 텔레비젼은 보다가도 첨이다.
글구 내가 어케해서 텔레비젼에 나올 수 있는 감! ???...
어리 벙 벙한 우리들의 꼬락서니를 지켜보던 백화점 아가씨가 눈치로 감을 잡았는가...
내손에 들려있던 가방을 뺏어들고 텔레비젼에서 멀어져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온다.
ㅡ"어? 어어, 뭔일이당 가?"ㅡ
~~"후 훗! ...오군아! 알았 어, 알았다 굿! 영화찍는 텔레비가 아니구, 도둑잡는 거시기 얏!~~
고국에선 흑백 텔레비전이 있긴하지만 부자집에서나 있었다.
그런데 이곳 괌에서는 텔레비를 이용해서 백화점 도둑을 지키는데 활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총 천연색으로 칼라다.
"야, 오군아! 방금 삿던 청바지 입고 폼 한번 잡아 보그라,
서부활극에 나온 ,죤 웨인,처럼 멋있게!"
"왔다메, 그만 두시시 오 잉!
얼릉가서 맥주나 먹자구 여,"
"매...맥주 라고?
그 그렇지, 시원한 맥주! 크...흐...술이라면 역시 맥주가 최고 엿!"
조기장은 맥주라는 소리에 방정을 떨면서 앞장을 선다.
백화점 문을 나서자 마자 더운기가 확 덮친다.
ㅡ"워메, 왜 이렇게 뜨겁다 냐?"ㅡ
그도 그럴것이 백화점은 냉방장치가 기가막히게 잘되어 있는데다가 예쁜 아가씨들의 애교에서
간이 녹아들어서 더위를 잊고 말고가 없었다.
밖앗의 뜨거운 열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다.
즉 백화점의 안팍은 천국과 지옥인거다.
"쪼금, 걸으면 덜 더울텡 께, 그 냥 걸어서 가드라고 여,"
ㅡ"야, 오군아! 저 어기 좀, 보그라, 꼭, 한국 여자 야, 맞지!"ㅡ
백화점 노상 주창에서 멋스럽게 차려입은 여성이 삐가 빤짝한 쎄단차에서 내린다.
ㅡ"맞다 야, 한국 여자구 먼,"ㅡ
반가웠다.
2년도 넘게 못봤던 고국 여성을 이국땅에서 본것이다.
감사합나다.
2014,12,15, 글 우두봉/오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