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기대 尹정권과 장기전 준비하나…이재명 "패자로서 오라하니 또 檢 가겠다"
임재섭입력 2023. 1. 30. 13: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대표실에서 자청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2차례의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번째 소환조사를 받는다. '언더독'을 지렛대로 윤석열 정부와 장기전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추가 소환 조사 결정이)참으로 옳지 않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또 패배로 인해 우리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하고 우리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나 우리 사회가 과거로 퇴보하면서 받는 엄청난 피해에 비한다면, 제가 승자의 발길질을 당하고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비교하겠느냐. 그렇게 간절히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기소라는 결과를 정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보도한 내용을 보니 질문지가 100장 분량이었다고 하는데, 제가 조사를 하고 난 다음에 조서 페이지수를 보니까 199페이지"라면서 "알다시피 것처럼 진술서를 30페이지 넘게 냈고, 그 외엔 특별히 자세한 설명이 무익했기 때문에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해도 120~130페이지를 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오후 늦게부터 질문이 중복되기 시작했다"며 당초 저녁 식사 없이 조속히 조사를 마치자고 합의했으나 검찰 측에서 입장을 바꿨고 남은 심문 분량이나 소요시간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결정은 '언더독 효과'를 지렛대 삼아 윤석열 정부와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는 이미지를 극대화해 여론의 동정심을 유발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에는 성남FC후원금 의혹 조사차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았고, 지난 28일에는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에 당초 3차 조사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입장을 선회했다.
이 대표는 소환조사 과정에서 강성지지층을 결집, 역으로 세를 과시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 듯 "제가 다시 부탁드린다"며 "제가 조정식 사무총장도 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안타까워서 왔고 정책위의장도 박성준 대변인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오지 말아달라"며 "이게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 대해서도 "지지자 여러분도 마찬가지"이라면서 "엄동설한, 유난히 추운 새벽부터 전날부터 밤을 새고, 조사가 끝나는 그 늦은 시간까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2차례의 소환 당시 일부 강성지지층은 이 대표의 소환 길에 배웅나오지 않은 의원 몇몇을 겨냥해 '좌표 찍기'를 해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 세를 과시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이같은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뭐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죠"라며 "그래서 오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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