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기 5편이 너무 늦어 지송합니다.
목영관 대장과 민병한 선배는 일주일간의 샤모니 등반을 무사히 마치고 토요일 아침 샤모니를 떠났다.
나는 이번 등반에서 후배들이 진정한 알파인 등반의 맛을 느껴보길 바라고 있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큰 벽 하나는
등반해야만 한다는 암박감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림프종이 완치되지 않은 중증 환자의 컨디션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7월달 샤모니 날씨는 완벽했다고 하는데, 8월에 접어들자 소나기가 자주 내리고 구름도 많았다. 3,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는 아마도 눈이 많이 내렸을 것이다.
일주일간의 예보를 보니 3일 후부터 또다시 비 예보다.
남은 일주일 안에 그랑드 죠라스 등반을 마치기 위해 이틀만 휴식을 하고 급하게 배낭을 꾸려 그랑드 죠라스로 향했다.
2일간의 등반 식량과 장비들...
몽탕베르 역에서 메르 데 글라스 방하로 갈려면 긴철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해병대 빤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대 정신으로 그랑드 죠라스를 정복 할것인가.....
메르 데 글라스 빙하 주변에는 자수정들이 많이 자란다.
가격이 꽤 비싸다고 하던데...
일주일간의 등반 여독을 풀지도 못 하고 온지라 얼굴이 엉망이다.
내일 도전 할 그랑드 죠라스 워커스퍼가 한눈에 들어 온다.
산악 가이드로 보이는 아버지를 따라 일반인들이 오기 힘든 렛쇼산장까지 아무 투정 없이 따라온 아이들...
일몰이 아름답다.
급하게 오느라 렛쇼 산장에 예약도 없이 왔더니, 자리가 없단다.
너희들은 예약도 안하고 오면 어떻하냐고 산장지기가 엄청 화를 낸다. 하지만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2인 1박 100유로
01:00 어여쁘고 와일드한 산장지기가 아침 먹어라고 깨운다. 딱딱한 빵에 치즈를 발라 커피랑 먹었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배낭을 챙겨 산장을 02:00 에 나선다.
하루 사이에 얼굴이 초췌해보이는 동희
산장에서 3시간 빙하를 걸어 올라 와 등반을 시작한다.
장비 무게를 줄이기 위해 1인 1픽켈로 준비했다. 05:30 등반시작, 완만한 얼음구간의 1피치를 픽켈 한자루로 오른다.
초반부는 벽의 각도가 완만해서 빙벽화를 신고 등반한다.
동희 아래에 있는 헝가리팀은 초반부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하강해서 낙석의 위험을 피해 안전하게 내려갔다.
워커스퍼등반에서 레뷔파 크랙을 잘 찾아야만 등반을 순조롭게 이어 갈수 있다.
교장선생님과 2006년도 등반의 기억을 되살려 레뷔파 크랙을 찾는 중인데 거의 다 온듯하다.
지금부터 벽의 각도가 쎄져 빙벽화로는 속도가 나질 않아 암벽화로 갈아 신고, 장갑도 벗고, 장비를 재점검한다.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기 전 인증샷 한방.
그런데 왠지 모르게 등반을 빨리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 한피치만 더 가면 레뷔파 크랙이 시작 될듯하다.
이 사진은 렛쇼 산장지기가 찍어서 SNS에 올린 것을 캡처한 것이다.
저 돌들이 떨어질 때 저 안에 있었다. 융단 폭격하듯이 떨어지는 돌에 맞지 않으려고 벽에 바짝 붙어서 그 짧은 시간에
하나님께 돌들이 비켜가기만을 빌었다.
우리 앞에 있던 이태리팀 중에 한 명은 돌에 맞아 팔이 부러졌다.
나는 도저히 등반을 이어나갈 용기가 나질 않아 구조헬기를 타고 탈출을 했다.
팔이 부러진 클라이머를 구조 대원이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난생처음 타 본 헬리콥터는 신기했다. 샤모니 헬기 조종사들의 실력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정확하고
빠르게 구조를 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팔이 부러진 환자만 태워가고 나머지 산악들은 구조되어 쿠베르클 산장에 내렸다.
등반 중에는 몰랐는데 구조되어 산장에 와 보니 왼쪽 허벅지가 돌에 맞아 멍이 들어 있었다.
배낭도 찢어지고.....
숙소로 돌아와 확인하니 멍이 점점 커지네.....
그랑드 죠라스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내 다시 돌아오마.....!
쿠베르클 산장을 멀리하고 샤모니로 돌아 가자
산장에서 메르 데 글라스 빙하로 내려 올려면 뒤에 보이는 공포의 철계단을 내려와야 한다.
살아 돌아와 시원한 콜라에 기뻐하는 동희.
첫댓글 실패했어도 시무룩해지지 않는 등반은 처음이었습니다.성공과 실패
라는 단어들이 대자연 앞에서는 의미가 없지 않나..싶습니다ㅎㅎㅎ
이제 슬슬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가을엔 뭘 해볼까나~
하하하하하
그래 이제 몸도 추스렸으니 다시 시작해 보자.
나도 시동 걸었다.
낙석이 일어나지 않는 시즌에 가는게 좋을듯 합니다
낙석이 엄청많은돌이 마구떨어지니
에귀 디 미디 북벽에도 하루에 열차례 이상 발생하는것
같았어요
야영할때 밤에도 몇차례 소리가들렸죠
돌이 야영하는데 까지 굴러오는게 아닌가 사실 놀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