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찾아온 날 - 최숙영
능소화 꽃 필 무렵
찾아와 우는 매미
방충망에 매달려
매앰 맴~ 울고 있다
울 엄마
찾아오셨다
매앰 맴~
매앰 맴~
서울 아파트 유리창 밖
올해도 찾아와서
한 시간, 두 시간도
매달려 앉아있다
울 엄마
울며 가신다
매앰 맴~
매앰 맴~
- 최숙영, <매미가 찾아온 날> 전문
[시평] “능소화 꽃 필 무렵”이면 “찾아와 우는 매미”. 매미의 울음은 (숨은) 화자의 가슴에 일렁이는 “울 엄마”에 대한
짙은 그리움의 눈물이다. 아마 (숨은) 화자는 “능소화 꽃 필 무렵”에 엄마와 영영 헤어진 듯하다. 그래서 엄마와 (숨은)
화자는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운다. “방충망”은 비록 엄마와 (숨은) 화자가 사는 서로 다른 세상의 경계물이지만
꽉 막힌 벽이 아니다. 그 사이로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통하고, 엄마와 (숨은) 화자의 영혼이 교감할 수 있는 막힘없는
통로를 표상(表象)한다. 그곳은 (숨은) 화자의 마음(그리움)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는 시원(始原)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마음껏 울 수 있는 서정의 세계.
“매앰 맴~ / 매앰 맴~”
매미의 울음을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치환(置換)해서 시각과 청각의 이미지를 입히면 시 본문에 그리움이란 뻔한 관
념어를 잔망(孱妄)스럽게 덕지덕지 찢어 붙이지 않아도 이토록 순도 높은 시상(詩想)을 그려 낼 수 있다. 시를 읽는 즐거
움이란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이다. 아무리 구구절절한 심중(心中)의 말을 다 내뱉는다 해도, 흰 사발이 환히 보이는 정화
수만 못하다. 시인이 담아 건네주는 맑은 시조 미학 한 사발에 나는 취한다. 그 울림이 깊고 넓어서.
“매앰 맴~ / 매앰 맴~”
- 차용국 시인·문학평론가
첫댓글 동시조집 출간 이후, 시평을 쓰겠다는 몇 분이
계셨지만 차용국 선생님께서 처음 단톡에
올리셨기에 카페에 처음 올렸습니다.
신기하게도 거의 해마다 능소화 필 무렵이면
몇 차례나 찾아와 울기도 하고 그냥 방충망에
매달려, 한시간도 두 시간도 앉아서 집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매미와 교감을 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