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EpXUxl8qOY
이 노래가 조선 천지에 울려 퍼지던 시절입니다 ~ 김정호 / 이름모를소녀
오래 전 스무살이 되기 전이었다.
12 월 성탄 전후로 예비고사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나야 이미 삶을 포기하다시피 한 루저였으니 철저하게 무관할 일이었다.
변방으로 버려진 기분이었다
주류에 끼이지 못하고 낙오된 자의
그런 감정을 맛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당시 우리집 생활은 말할 수 없을만큼 찌그러져 있었다 .
세상 일에 어두웠던 모친은 지인의 손 벌림을 외면하지 못하셨나 보다
살고있던 집을 팔아 돈을 빌려주시고 전세. 월세로 하향 곡선을 긋더니 결국에는 어머니의 친구 집에서 서너 달을 얹혀 지내게 되었다 .
집안 일에 개입할만한 나이가 아니라서 그랬는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우하향의 가세 .
뭐 가세라 할 것도 없는 거지신세나 진배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발악을 한다해도 변할 수 없는, 어디가 밑바닥인지 알 수 조차 없던 때였다 .
다행히 내게 햇살이 들지는 않아도 나 만의 방이 주어졌다
모친은 친구분과 함께 지냈으므로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음울한 겨울을 쌀쌀한 웃풍이 맴도는 어두운 방에서 보낼 수 있었다 .
방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조선 팔도를 떠도는 도인의 방이었다
기거하는 동안에 한 번도 오지 않았기에
그의 얼굴도 알 수가 없었다
방안엔 하얀 무명천으로 작은 제단이 꾸며져 있고 촛대와 향로 . 그리고 향합이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 제단 벽에는 금방이라도 어디를 다녀오신 동네 어르신 같은 자세로 앉아 계신 단군 할아버지의 영정이 붙어 있었다.
그것 때문인지 방은 적막감에 신비스러운 공간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
내 소지품들은 모두 이삿짐 뭉치에 담겨 있어 겨우 내의와 겨울옷 몇 벌만 꺼내놓고 외출은 커녕 대문 밖 출입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젊은 놈이 졸지에 학교(?) 생활 비슷하게 지낼 수 밖에 없었다.
기껏 하는 일이란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조간신문 한 부 사다가 종이가 뚫리도록 샅샅히 독파하는 일이었다 .
그 지긋지긋한 일이라니 .....
" 총각 . 밥 먹어요 " 하며 그집 며느리가 알려오는 식사시간의 콜도 그냥 넘기기 일쑤였다.
하루 한 끼로도 사람은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이 확인 되었다 .
그러다 획기적이고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닥까지 내려온 제단보의 끝을 헤쳐보니 거기에는 읽을꺼리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심심함과 호기심으로 한 권 한 권 들추어 보았다 .
역학 . 관상 . 수상. 족상에 당사주 그리고 몇 해가 지난 토정비결 책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혹시나 소설이나 잡지가 있는가 뒤져 보았지만 그 잘난 ' 선데이 서울 ' 이나 ' 주간 경향 ' 같은 잡지 나부랭이도 없었다
천자문과 옥편이 내가 알고 있는 유이한 책 제목이었다 .
대충 정리해서 제자리에 두었으나 그 길고 긴 겨울의 허전하고 맹랑한 빈 시간은 어찌할 수 없었다.
또 어제 신문이나 오늘 신문이나 달라진 건 날짜 뿐인지라 열독하기에도 지쳐있던 차였다.
실례를 머금고 책들을 다시 꺼냈다
漢文 절반 , 한글 절반으로 가득 채워진 것들은 일단 제껴두고, 관상이 그려진 책부터 펴보았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전체적인 부분을 훓고 나니 조금씩 독학의 진도가 나가기 시작했다 .
쌓아놓은 신문의 흑백 사진 속의 인물들을 한 놈,
한 놈씩 불러내어 관상학에 대입시키기 시작하였다 .
氏佛~~
왜 이렇게 재벌들은 다 까지거야 !
왜 친구 호태卿 은 까진 두상에 돈 복이 없는거야 ?
국회의원들의 상도 하나씩 대조해가며 관상학의 흥미로운 부분을 허물어가기 시작했다 .
지금은 그 용어 자체도 기억이 나지 않으나,
얼굴빛과 눈을 보면 그 사람의 현재에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다니 ...... 또한 비슷한 역사 속의 인물들을 예로 들어 놓으니 쉽사리 이해가 되었다.
도끼 살인범 고재봉 ( 고재봉을 기억하는 분은 꽤나 연세가 있겠다 )
얼굴을 삼등분으로 자르고 (놀라지 마시라) 균형을 보고 다시 눈 . 코 . 입 . 귀 . 입도 입술 . 치아 . 콧구멍 등등 ..
눈에 대해서 ~ 한때 일하던 근처에 뱀눈을 소지한 또래가 있었다. 자주 사귀지는 않았으나 은근히 거리를 두고 싶게 만드는 그런 관상이었다 .
결국 흉기로 사람을 찌르는 일이 벌어졌다.
얼굴이 어제 오늘 변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원인은 그 스스로에게 있기도 (천성) 하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한다 .
읽을수록 흥미로웠다
아침을 먹고나면 점심 저녁은 거른채 책속에 빠져 들었다 ..
그러면서 수상, 즉 손금에 관한 책도 슬슬 펼쳐보기 시작하였다
그 원리는 관상이나 수상 . 모두 비슷하였다.
가령 막노동하는 사람의 손을 보면 거칠고 투박하다 . 거기에 상처자국이나 손톱의 상태에서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구나 하며 금방 알 수 있다
" 고생을 많이 하셨군요 " 한 마디에 결론은 나온다 .
요즘이야 컴퓨터가 대세인 세상이지만 당시로 돌아가보면 , 책상 앞에서 몇 십 년씩 펜을 잡은 사람은 엄지, 검지.중지에 굳은 살이 배긴다.
얼굴을 보면 초라해 보인다
눈빛은 반짝반짝 빛난다.
눈치다 . 눈치와 안일로 평생을 보낸 것이다
결국 남의 밑에서 월급쟁이 신세인 것이다
1980 년 초 봄, 삼 金의 (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손을 잡고 악수한 적이 있었다.
후광 선생의 손은 부드러웠으나 힘이 없었다
감옥에서의 고통으로 인한 영향이 아닐까 싶었다 . 거산은 부드럽고 힘이 있었다.
JP 의 손도 역시 부드러웠으나 선입감 때문인지 교감을 느낄 수 없었다 .
얼굴과 손 .
그 모습은 늘 변한다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급체를 한다던지 설사를 하고나면 눈이 퀭해지고 눈빛에 힘이 없다 . 그렇듯이 손에도 그런 변화가 온다
아주 열심히 책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재미도 있고 실제 그것을 증명할 수 있었기에 비과학적인 주술이나 접신을 통한 것 보다는 훨씬 믿을 수가 있었다
간간히 역학책도 열어 보고 육효 . 팔괘니 하는 부분을 건성건성 넘나들었으나, 우선 관상에 매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아쉬운건지 잘 된건지 봄이 오면서 우리 가족은 다시 모이게 되었다
빌려준 돈을 다 받지는 못했으나 변두리에서 더 변두리 산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사람의 얼굴에서 미래를 예지해 주는 부분까지는 공부를 못했다는 것이다 .
김 구 선생님은 자신의 얼굴이 賤한 상이라 하여 중이 되려 했었다.
물론 그후의 일은 역사에 담겨 있으니 생략한다 .
🍀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 "이 놈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 쳐묵는 소리 하느냐 " 할 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어찌 그냥 넘어가겠는가 !
실제 겪었던 일로 증명해 보이겠다
화류끼가 있는 , 또는 성적으로 항상 열망하는 여인의 입술을 보라
윗 입술과 인중 사이의 경계가 또렷하고 깨끗한 상은 지조가 뛰어나다
그러나 후끈후끈한 욕망으로 채워진 여인의 입술은 그 경계가 리아시스식 해변처럼 다채롭게 지도를 꾸민다
옳다구나 ! 그런 케이스의 여자를 보게 되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귀가중이었다
지금 같으면 콩밥도 안줄만큼 무시무시한 죄질이겠으나 당시야 그 부분만큼은 압박이 헐렁한 시대였음을 고지하고 이야기하겠다
그 버스에서 내 앞에 그런 입술의 상을 갖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 설마 그렇겠어 ? " 혼자 자문자답하다가 약간의 술기운에 스무살 혈기로 은근슬쩍 50% , 다짜고짜 애인 껴안듯 50 % 의 상황으로 여자의 허리를 껴안았다
나이는 스물 대여섯 쯤 !!
놀라며 쳐다 보더니 팔의 힘을 더하니 스스르 품에 안겨 온다 .
물론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변태 새끼라 해도 좋다
다만 향학열에 불타는 학도의 실험이었으니 ....
그런데 그녀는 내가 당황스럽게도 더 밀착하는 것이었다 .
뜨거운 입김이 한숨처럼 깊게 내 얼굴을 덮었다 .
아니 이게 웬 일 ~
결국 십 여 정거장을 그런 자세로 가다가 자리가 낫기에 그 여자를 앉혔다
여인의 입술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그 후의 일은 생략한다
나는 혼전순결을 맹세한 여자가 있었다는 것만 밝혀 둔다 .
사람의 말에 의심부터하면 짐승보다 못하다.
그 후 몇 번의 테스트를 치루어 보았다
특히 아픈 사람들의 안색에서 의심을 많이 해 보았다 .
심리적인 변화도 간과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 사는 일에 바쁘고 다른 재미에 파묻혀, 그 때의 일은 서서히 멀어져 갔지만 훗날 돌팔이 땡초처럼 그때의 경험을 써먹던 일이 생겼다
1990 년 중반 회사( 사채회사 : 신용금고 )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하다 아르바이트로 택시 스페아 기사로 뛰게 되었다 .
호시절이라 하루 일하면 그 수입이 소금에 절인듯 짭짤하였다 .
또 몇 마디 말로 팁을 강요하지 않아도 팁까지 얹혀주는 과외수입은 아쉽지 않은 술값이나 아이들 용돈이 되어주었다
그 과외수입이 바로 돌팔이 관상이었다
촌동네 아주머니 뒷자리에 타면 우선 표정을 본다.
대게 택시를 탈 때는 좋은 일이 (돈이 풍족하다는)
있다는 걸 의미한다.
" 어휴 오늘 제가 복이 넘치는 날입니다 "
이러면 " 어머 ! 왜요 ? 좋은 일이 있으세요 ?"
라고 되묻게 되있다
상황에 따라 복이 있다 . 건강은 어디를 조심해라 . 등등 설레발을 치면 백발 구십중은 확실하게 관심을 보인다
" 어머 관상 보세요 ?"
" 예전에 공부 좀 했지요 "
틀린 말 아니잖아 !! ㅋㅋ
" 어머 저 돈 좀 벌겠어요 ? " 라든지
" 올해 집 살까요 ?"
이런 쯧쯧 !! 돈이야 열심히 일하면 버는거고
집이야 살 때 되면 사게 되는거지 ~
그러나 나는 거기다 좋은 말만 붙혀서
" 올해부터 삼 년동안 열심히 일하면 금전이 따따블로 들어 올 운세 입니다 .
다만 심장이나 관절에 이상이 올지 모르니 건강 관리 잘 하셔야 합니다 "
젠장 열심히 일 하면 쉽게 돈이 붙던 시절이니 틀린 말이 아니고, 집도 사면 자동으로 오르던 시절 아닌가 ?
신용금고에서 몇 해동안 풍월이라도 듣다 보니 무조건 아파트를 사야한다고 입에 거품까지 물면서 훈수를 두면 꺼뻑한다
거기다 신체에 관한 것은 이렇다
" 어머 저 하지정맥류 있는데 ~ 어머 이 아저씨 쪽집개네 " 하며 감탄에 감탄을 하는 것이다 .
어찌 힘들게 돈을 버는데 몸에 이상이 안오겠나 !
언젠가 가까운 곳에 가려던 여자는 아예 드라이브까지 하자고 할 때도 있었다
그 잘난 날탱이에 돌팔이의 말이 그렇게 힘이 있는지 !
그러고 나면 택시 운행요금 몇 배의 돈을 챙겨 주는 경우가 흔했다 .
물론 완전 쌩까고 가는 몰인정한 ㅋ 여자들도 있었다
몇 번은 " 아저씨랑 연애 한 번 하자 " 고 엉까는 여인네도 몇 있었다
그 중 한 여자는 코에 상처가 뚜렷하게 있었다
대뜸 " 이혼 하셨나요 ?" 물었다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살아온 인생史를 줄줄이 풀어 놓았다 .
가죽 점퍼 공장을 하는 사장이었다 .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그 여인의 외로움을 풀어주고 경제적 이익도 챙길 수 있었겠다
그러나 초계 정씨 가문에 성 이냐시오의 지조 높은 아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정말 유혹이라 할 수 있었던 여인이었다
다독이며 전화하라며 끝냈지만 회사전번이니 ~^^*
그 일 이후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회의가 밀려왔다
그리고 단칼에 그 일을 그만 두었다
물론 경제적으로 한쪽 수입원이 줄었으나
몸과 마음도 편안해졌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느 카페에서 어느 친구가 쓴 서양귀신과 토종귀신과의 영역다툼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데꾸보꾸 ( 요철 ) 많았던 지난 날의 기억 속에서 소환해 본 것이다 .
오분전의 얼굴 ?
좃도 별 거 없다 !!
사주도 그렇고 !!
기회를 놓쳤지만 잘 된 것이다
개그맨 시험에 관 한 글은 술 한잔 사주면 해 주겠다 .
https://youtu.be/9SIbIY4RBqE
장발 단속 피해 종로 뒷골목을 숨어 다녔던 동지 여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