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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튜토리얼
전 세계 문화 속에서 색상
색상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가감 없이 담아냅니다. 전 세계 문화 속에서 다양한 색상이 지닌 상징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너무 우울해서 파랗게 질려 본 적이 있거나 너무 화나서 벌겋게 달아오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색상을 통해 무형의 생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데 익숙할 것입니다. 예술과 인류학에서 색상의 상징성이란 색상을 통해 보는 이에게 관련된 의미를 나타내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색상별로 누구나 보편적으로 가지는 연관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의미는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는 특정 색상을 보는 관점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연관성(깃발 색상, 정당의 상징색),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연관성(종교적인 텍스트에 나타나는 색상 관련 언급), 언어적인 연관성(관용적인 어구나 표현)이 있습니다.
일단은 대중적인 색상에 내포된 가장 일반적인 상징성 몇 가지를 들여다본 다음 전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색상 상징성
이미지 제공: Africa Studio
색상이 가지는 중요성으로 인해 색상 상징성에도 보편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색상은 인류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리는 아이디어, 느낌,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색상을 사용합니다. 또한 우리는 보이는 대상을 통해 다량의 정보를 처리합니다. 우리의 눈은 보이는 대상을 받아들이고 뇌에 신호를 보내 관련 의미를 해석하도록 합니다.
색상에 내포된 상징성의 양과 다양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몇 가지 공통적인 해석만 살펴보겠습니다.
생명의 색
빨강. 인종이나 종교 또는 개인적인 신념과 무관하게 우리 모두는 핏줄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 즉 생명력이라는 동일한 개념을 공유합니다.
빨강은 보편적으로 생명의 색입니다. 빨강은 피를 나타낼 뿐 아니라 육체적 에너지와 인간의 존재 의지를 나타냅니다. 빨강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사랑의 색
이미지 제공: Art_Photo
빨강이나 분홍. 시각적으로 따뜻함을 주는 색상인 빨강은 열정을 나타내는 동시에 성적인 애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이와 정반대라고 볼 수 있는 질투, 분노, 복수 같은 감정을 표현할 때도 있습니다.
분홍색은 좀 더 부드러운 색조로, 보다 여린 사랑을 표현합니다. 네온 핑크만 아니라면, 분홍은 섬세하면서도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색상입니다.
행복의 색
노랑. 노란 태양이 다시 떠오르고 그에 맞춰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광경은 긴 겨울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소를 지을만한 광경입니다. 노랑이 왜 행복을 의미하는지 여기에서 알 수 있습니다. 노랑은 화사하고 젊은 색이면서 따뜻함과 기쁨을 발산하는 색상입니다.
희망의 색
노랑 또는 초록. 캐나다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전장에 내보낸 가정에서 그가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집 벽에 노란 리본을 걸곤 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록이 행복을 의미합니다. 봄과 관련이 있고 번영하는 느낌을 주는 색상이기 때문입니다. 성장, 자연, 부활을 생각해 보세요. 모두 초록과 관련이 있습니다.
평화의 색
이미지 제공: Kseniia Perminova
파랑. 시원하고 차분한 이 색상은 바다나 하늘과 연관될 때가 많습니다. 파랑은 내적 안정감을 줍니다.
질투의 색
초록. 1603년에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그의 비극 작품인 오셀로에서 질투를 ‘초록색 눈의 괴물’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도 서양에서는 ‘질투로 얼굴이 새파래졌다’라는 관용 표현이 널리 사용됩니다.
죽음의 색
검정. 내재되어 있는 적대감으로 인해 언제나 흥미를 유발하는 색상입니다. 검정이 상징하는 것은 죽음과 애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디자인 분야(특히 미니멀리즘 디자인)에서 검정이 세련됨과 우아함을 표현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색상의 세부적 구분
빨강
이미지 제공: Peang 99
일반적인 색조
진홍색: 강함, 밝음, 깊이를 상징하며 일반적으로는 파랑이나 보라와 같이 사용됩니다.
고동색: 어두운 갈색이 도는 붉은 색으로, 프랑스어로 밤나무 열매를 의미하는 marron이 영어 단어 maroon의 어원입니다.
주색: 화사한 빨강 혹은 주홍 안료이며 광물의 일종인 진사를 빻아 만듭니다.
대부분의 사전에서는 ‘빨강’을 정의하기 위해 불이나 피를 예로 듭니다.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가 둘 다 있어 쓰임새가 많은 색상입니다.
빨강은 시선을 사로잡는 색입니다. 그래서인지 세계 각국에서는 이 색상을 신호등의 정지 신호로 사용하거나 정지 표지판에 사용합니다.
서양 국가에서 빨강은 흥분, 열정, 사랑, 위험을 상징합니다. 빨강에는 강력함과 함께 성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매력이 넘치지만 믿을 수 없는 여인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붉은 옷의 여인이라는 표현에도 빨강이 등장합니다.
이미지 제공: Patila
중국에서 빨강은 행복, 행운, 운수, 번영을 나타냅니다. 빨강은 매우 길한 색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춘절과 같이 큰 명절이 있을 때 이 색상의 옷을 입습니다. 결혼식 때 신부가 입는 옷도 빨강입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는 빨간 돈 봉투를 선물로 건넵니다.
동아시아의 주식 시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빨강으로 표시하지만 북아메리카에서는 주가가 내리면 빨강으로 표시합니다.
일본의 국기는 직사각형으로 된 하얀 바탕에 진홍빛이 도는 빨간색 원이 가운데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빨강과 연관된 부정적인 표현도 조금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행범으로 잡히다’(caught red-handed)라던가 ‘적신호’(red flag)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한편 남아프리카에서는 빨강이 애도와 관련됩니다. 이 나라의 국기에 있는 빨간색 부분은 폭력과 희생으로 흘린 사람들의 피를 나타냅니다. 구체적으로는 독립을 얻기 위해 흘렸던 사람들의 피를 나타냅니다.
주황
이미지 기고자: Barbara Neveu
일반적인 색조
산호색: 바다 산호처럼 붉은빛이 도는 선명한 주황색입니다.
복숭아색: 복숭아처럼 희미한 노랑이 섞인 주황색입니다.
연어색: 연어의 어육 색처럼 분홍빛이 도는 주황색입니다.
주황은 빛이 희미할 때 가장 잘 보이는 색입니다. 그래서 구명보트, 구명조끼, 부표 등은 ‘안전 주황’ 색조를 띄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우회로’ 표지와 고속 도로 작업복에 주황색을 넣어 눈에 잘 띄게 합니다.
서양에는 주황색이 상징하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가을이나 추수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검은색과 함께 사용된 주황색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희미해진다고 하는 핼러윈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주황색과 검은색을 함께 사용한 이유가 이 둘이 각각 반대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주황색은 삶의 따뜻함을 의미하고 검은색은 죽음의 어두움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제공: Andrei Nekrassov
서양 문화에서 주황색은 까불거림, 즐거움과도 연관됩니다. 광대들은 주황색 가발을 씁니다. 신화적인 그림에서는 술 제조, 비옥함, 제의적 광기, 종교적인 황홀경을 관장하는 바쿠스 신에게 주황색 예복을 입혀 묘사하곤 합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에서 소승 불교 전통을 따르는 수도승은 사프란색이 나는 승복을 입습니다. 수도승이 이런 색깔의 옷을 입게 된 주된 이유는 수 세기 전에 사용 가능했던 염료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렇게 세워진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경건하고 신성한 것을 주황색과 연관시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F1 그랑프리 대회 같은 주요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나 국왕 탄생일 같은 국경일마다 Oranjegekte(주황색 대유행)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현상이 나타나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주황색 옷을 입고 자동차, 집, 가게, 길거리를 온통 주황색으로 장식합니다. 이와 같은 전통은 네덜란드 왕실인 오라녜나사우 왕가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노랑
이미지 제공: irin-k
일반적인 색조
카나리아색: 카나리아 새의 깃털과 같은 밝은 노랑입니다.
금색: 부유함과 연관된 선명한 노랑으로 금속색이 돌기도 합니다.
레몬 시폰색: 레몬 시폰 파이처럼 매우 연한 노랑입니다.
보는 사람의 주의를 끌고 싶은가요? 색상 스펙트럼에서 노랑은 가장 눈에 띄는 색이자 인간의 눈이 가장 먼저 인식하는 색입니다. 노란빛이 도는 황토색 안료의 역사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인류가 만든 예술품에도 최초로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에는 1만 7천 년이 된 노란색 말 그림이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Bliss_w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사람들이 노랑을 상냥함, 자발성과 연관시킬 뿐 아니라 욕심, 이중성과도 연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겁이 많은 성질도 이 색상과 연관시킵니다. 어떤 사람들은 겁쟁이를 의미하는 ‘yellow-bellied’라는 표현의 유래가 닭(‘Don’t be a chicken’)과 진노란 달걀노른자 색에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노랑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확고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중국을 통치한 사람을 황제라고 불렀습니다. 1279년 송 왕조가 멸망할 당시 밝은 노란색 옷을 입을 수 있었던 사람은 황제가 유일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노랑 카펫을 이용해 귀빈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중국 대중문화에서는 성인 영화를 ‘황색 영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폴리네시아에서는 노랑을 신적인 본질을 표현하는 색으로 여겨 신성한 색으로 생각합니다. 이 지역의 언어들을 보면 노랑을 나타내는 단어가 신의 음식으로 여겨지는 강황과 동음이의어로 사용됩니다.
기독교 전통에서는 노랑과 금색을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이러한 색상은 믿음과 신적인 영광을 상징하며 성화에서 성인들은 황금색 후광이 있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초록
이미지 제공: Independent birds
일반적인 색조
숲색: 노르스름한 색이 감도는 선명한 초록으로, 숲속의 초목을 닮은 색입니다.
라임색: 선명한 황록색으로, 감귤류 과일인 라임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올리브색: 흙빛이 도는 어둡고 은은한 색조입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록은 북남미 지역, 유럽, 이슬람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자연, 봄, 건강과 연관됩니다.
이와 반대로 미국과 유럽 연합에서는 때때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와 연관되기도 합니다. ‘파랗게 질리다’(green around the gills)라는 표현은 안색이 좋지 않은 사람을 나타냅니다. 이 표현의 정확한 어원은 찾을 수 없지만, 속이 메스꺼울 때 피부가 창백해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초록색은 진행을 나타냅니다. 신호등이 초록 불이 되면 차가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할리우드에서는 프로젝트 제작을 승인할 때 ‘greenlight’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미국 이민 절차에서도 이 색상이 사용됩니다.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이민자에게는 ‘그린카드’가 주어집니다.
이미지 제공: beerchatdanai
아일랜드는 초록색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 시골 풍경 때문에 아예 ‘에메랄드빛 섬’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미국의 컨트리 가수였던 Johnny Cash의 노래 중에는 아일랜드의 초록빛 풍경에 관한 ‘Forty Shades of Green’이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아일랜드와 영국의 전통문화에서 초록색은 마법과 관련된 존재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일랜드에서는 레프러콘이라는 요정들이 초록 옷을 입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레프러콘들은 아일랜드에서 최고의 성인을 기리는 성 패트릭의 날에 초록 옷을 입지 않은 사람들을 꼬집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슬람 문화에서 초록은 전통을 상징하는 색이며 코란에서 묘사하는 이상향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 경전에서는 낙원에 드는 사람들이 초록 옷을 입고 초록 방석에 앉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선지자였던 모하메드가 가장 좋아하던 색상 역시 초록이었다고 전해지며 죽을 때에도 초록 옷을 입은 채로 묻혔다고 합니다.
파랑
이미지 제공: Kira_Yan
일반적인 색조
진청색: 청록색, 하늘색, 담청색, 진한 청록색을 아우르는 색상입니다. 영문명인 cerulean은 라틴어로 ‘하늘’ 또는 ‘천국’을 의미하는 caeruleum에서 왔습니다.
남색: 고대의 염료에서 이름이 유래된 진한 청색으로, 색상환의 파란 색조와 비슷한 색입니다.
페리윙클색: 희미한 자줏빛이 도는 파란색으로, 페리윙클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색상이 붉은 장미, 주황색 과일, 노란 레몬 또는 초록색 잔디처럼 손에 잡히는 것들을 연상시킨다면, 파랑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이 둘이 서로 이어지는 꿈같은 광경을 연상시킵니다.
파란색은 문화적 경계를 초월합니다. 이 색상이 가장 먼저 상징하는 바는 고요함입니다. 마치 백사장에 앉아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볼 때처럼 마음을 달래줍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비행기 내부는 파란색으로 되어 있어 탑승객의 불안감을 잠재워 줍니다.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간 기구인 국제 연합의 깃발에 연한 파란색이 사용된 것도 아마 같은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Shyamalamuralinath
전 세계에서 파란색에는 중요한 종교적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란색을 신성이나 하늘과 연관시켰습니다. 이집트 왕국의 주신이자 신들을 다스리는 존재인 아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하늘을 날기 위해 자신의 피부를 파랗게 바꿨다고 합니다.
힌두교에서는 비슈누, 크리슈나, 시바 같은 신들의 피부가 모두 파란색으로 묘사됩니다. 12세기 천주교에서는 로마 천주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그릴 때 아시아에서 새로 수입한 가장 비싼 염료인 울트라마린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색상은 거룩함과 선함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악마의 눈이라고도 불리는 나자르는 파란색의 유리구슬입니다. 이것은 고대 이집트와 오시리스 신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신을 추종하던 사람들은 오시리스 신의 눈에 수호의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은 수호의 부적으로 나자르를 착용합니다. 터키, 그리스, 파키스탄, 이란 등에서는 이 부적을 지니면 액운이 달아나고 행운이 들어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이미지 제공: David Prado Perucha
일반적인 색조
라벤더색: 연하고 밝은 푸른빛의 자주색으로 흔히 부드러움, 여성성과 관련됩니다.
연보라색: 회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연한 자주색으로, 아욱꽃(mallow)에서 그 이름(mauve)이 유래되었습니다.
진자주색: 어두운 갈색이 돌거나 붉은 기가 있는 자주색으로, 자두에서 그 이름(plum)이 유래되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자주색이 마법, 신비함, 존귀함, 신앙심을 상징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자주색 천은 만들기가 매우 비쌌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자주색이 마법, 신비함, 존귀함, 신앙심을 상징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자주색 천은 만들기가 매우 비쌌습니다. 티리언 퍼플 1그램을 만들려면 작은 연체동물 9천 마리가 필요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자주색은 부유함을 상징합니다.
티리언 퍼플이라는 이름은 그 색을 맨 처음 만들었던 곳이자 그 색이 남아 있던 유일한 곳이었던 페니키아의 무역 도시 티레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색상은 곧 로마, 이집트, 페르시아의 황제 계급과 연결되었습니다. 부자들과 권력자들만 이 색을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대의 지배자들은 신으로 추앙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자주색은 거룩함과 동일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제공: Gilmanshin
기본 색상인 빨강과 파랑을 섞으면 자주색이 됩니다. 그래서 이 색상은 모호한 느낌을 자아내거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색상은 양성애와 연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된 이유는 동성애를 의미하는 분홍과 이성애를 의미하는 파랑이 함께 사용된 양성애 깃발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빨강으로 상징되는 공화당과 파랑으로 상징되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박빙인 주를 ‘퍼플 스테이트’라고 합니다.
다양한 문화에서 자주색은 죽음이나 애도의 색입니다. 태국에서는 과부들이 자주색 옷을 입고 브라질에서는 독실한 천주교 문상객들이 같은 색상의 옷을 입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자주색을 장례식과 밀접하게 연관시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선물을 자주색 포장지로 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결혼식에서도 신부는 자주색 옷을 피하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오페라단에서는 자주색 옷을 입으면 불운이 닥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흰색
이미지 제공: Denis Pepin
일반적인 색조
크림색: 노란빛이 살짝 섞인 흰색으로, 젖소로부터 얻는 유제품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달걀 껍데기색: 광택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연하고 노르스름한 흰색입니다.
상아색: 노란색이 아주 살짝 섞인 흰색으로, 상아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가장 밝은색인 흰색은 서양에서는 완벽함, 순수함, 새로움, 중립을 나타냅니다. 흰색은 색조가 없는 색상이지만 전 세계에서 종교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색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세례를 받을 아이들이 흰색 옷을 입습니다. 천주교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교황도 1566년부터 희생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줄곧 입어 왔습니다. 무슬림 순례자들은 이람이라는 옷을 입는데, 이 옷은 신 앞에서 모두가 평등함을 뜻하는 흰색의 간단한 복장입니다.
이미지 제공: Evgheni Sheverdov
아랍어를 사용하는 중동 사막 지역의 유목 민족인 베두인들에게 흰색은 우유와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의 주식은 낙타유입니다. 낙타유는 뼈에 좋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영양가 높은 음식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하얀색이 감사, 비옥함, 기쁨을 나타내는 색상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신부가 하얀색 드레스를 입는 서양 전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전통이 2,000여 년 전 로마 시대에 신부가 순결을 나타내는 하얀색 튜닉을 입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믿기도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이 1840년에 왕실 전통의 대관식 예복 대신 하얀 레이스 가운을 입어준 덕분에 현대적인 트렌드가 패션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하얀색이 상징하는 것들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유령처럼 창백한’이라는 영어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문화에서 하얀색은 죽음, 유령, 환영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또한 고대 이집트에서는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불모의 사막 색상 때문에 하얀색이 죽음을 나타냈습니다.
검정
이미지 제공: Cleber Alves
일반적인 색조
흑단색: 어두운 검은색으로, 감나무과의 검은 나무와 관련이 있습니다.
칠흑색(Jet Black): 광택이 있는 어두운 검은색으로, 광물의 일종인 ‘흑요석’(Jet)을 나타냅니다.
흑담비색: 갈색이 도는 어두운 검은색으로, 흑담비의 모피와 관련이 있습니다.
가장 어두운색인 검정은 가시광선이 없거나 완전히 흡수되어서 나타납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는 이 색상을 애도, 마법, 악, 우아함, 죽음과 연관시키는 일이 많습니다.
여러 종교에서는 이 세상이 원초적 어둠에서 만들어졌다고 믿습니다. 기독교 신학에서는 하느님이 빛을 창조하기 전에는 온 세상이 검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악마의 또 다른 이름 역시 ‘어둠의 군주’입니다.
힌두교에서 시간, 변화, 죽음을 관장하는 여신 칼리는 검거나 어두운 청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여신을 일컫는 산스크리트어 이름은 영어로 번역하면 ‘검은 여인’ 또는 ‘죽음의 여인’입니다.
인도에서 검은색은 악한 기운을 막아주는 색이기도 합니다. 턱 아래나 귓가에 검은 점을 찍으면 악귀의 눈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지 제공: Paradise studio
일본에서 검은색은 신비로움과 연관됩니다. 즉, 죽음을 포함해 초자연적이고 보이지 않는 모든 미지의 대상을 의미합니다. 10~11세기에는 검은 옷을 입는 것이 불운을 불러온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변절자들이나 재물을 포기한 사람들만이 법정에서 이 색상의 옷을 입었습니다.
검은색을 경험의 상징으로 보는 경우도 흔한데, 특히 무술인들은 검은 띠로 자신이 고수임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중국에서는 검은색이 물, 겨울, 추위, 북쪽과 연결됩니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은 권력을 거머쥐었을 때 황제의 색을 빨강에서 검정으로 바꾸며 검정이 빨강을 굴복시켰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기원전 206년에 다시 원래대로 색상이 바뀌기는 합니다.)
많은 사람이 검은색은 죽음의 색이라고 생각할 때 고대 이집트의 사람들은 나일강을 뒤덮은 검은 옥토를 보고 검은색은 생명의 색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또한 검은색은 검은 자칼의 모습을 하고 죽은 자들을 악에서 보호하는 지하 세계의 통치자인 아누비스의 색이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색
이미지 제공: Guitar photographer
세계 최고의 색을 정하는 것은 정말 주관적인 문제입니다. 세상에는 각 색상이 상징하는 것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문화, 믿음, 경험이 모두 어우러져 색상이 의미하는 바가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색을 정해보려 노력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어느 정도는 있었습니다.
팬톤에서는 매년 ‘올해의 색상’을 발표합니다. 런던에 위치한 종이 회사인 G.F. Smith는 2017년에 3만 명 이상이 6개월에 걸쳐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색상은 청록색 계열의 Marrs Green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셔터스톡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색상이란 각자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특정 색상이 적절히 어울리는 때와 장소가 있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색상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색상의 의미와 그 상징성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다면 상대에게 의견을 전달할 때 도움이 됩니다.
색상으로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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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이미지: Dmitry Zi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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