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이성칠
울산의 대왕암 옥황상제 경연장을
금강산 만이천봉 잘못 본 설악비경
북녘땅 망향비 대신하는 남쪽사람 품었네
천상의 선녀들이 내려올 육담폭포
흰 눈이 내리던 날 관동팔경 분간안돼
대청봉 비껴간다는 게 울산바위 내렸다
억겁의 세월 가고 하늘이 내려주는
소낙비 폭포수에 대책없이 흘러내린
권금성 토왕성폭포 견우직녀 만나려나
대청봉
이성칠
눈덮인 화강암에 천년송 깊은 뿌리
오천년 태백준령 푸른 동해 호령하니
백두산 금강산 자랑마라 설악 제일 푸르리
하늘이 조화부린 찬탄을 금치 못할
장엄한 우주 공간 행성들의 시기심에
하늘궁 주사바늘 늘어서니 제일 높은 대왕침
권금성 마주하니 다가온 설악 거봉
뭘 먹고 키만 자라 얼굴 마저 엄숙한가
손으로 빚어낸 육담과 비룡 토왕성은 잊었나
낙산사
덕암 이성칠
아직도 오물들이 새처럼 날아온다
ㄱ자로 꺾인 허리 펴질 날 언제런가
두 손을 마주 잡으며 한 몸 될 날 기다린다
반만년 호국불교 화엄종 의상대사
옹골찬 이 민족은 오대양 육대주로
태극기 휘날리면서 온 세상을 뒤흔들자
동해의 불덩이가 눈부시게 솟아올라
뜨겁게 다가와서 거짓을 다 태우고
너와 나 갈매기처럼 오갈 수는 없을까
낙산해변
이성칠
억겁의 지난 세월 부딪쳐 산란하고
오늘도 무심하게 들었다 내려놓는
조가비 뱃고동 소리를 저 과꽃은 알는지
찬바람 나불대니 짠바람 돌아들고
송진내 절어 붙은 두 그루 해송 부부
초록빛 등대 불빛에 두 손 비는 새악시
아바이 마을
이성칠
누구나 집 떠나면 실향민 진배없어
함경도 시조부님 뿌리내린 곳이던가
아바이 언젠가 들어본 듯 뿌리 찾아 가세나
드라마 가을동화 해변가 촬영장에
아바이 함흥냉면 오징어랑 순대먹고
기다린 67년 세월에 고향마을 다왔네
“시 창작 노트/정일근”을 읽고 느낀 점 한 가지 – 이성칠
시를 잘 쓰는 시인이 되기 위해 여섯 가지 동기와 노력에 대한 시인의 인생에서의 경험을 설파했다.
슬픔, 사랑, 분노, 펜혹, 부끄러움, 좋은 시와 시집을 읽고 쓰기다.
결국은 부단히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음을 에둘러 밝혔다.
다만 분노가 시인을 만든다는 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견해를 달리한다.
극히 일부의 시인 즉 문인이 정치적으로 시국을 비판하고 정부를 비난해야만 애국 시인인 것처럼 부추기는 점이다.
일부 편향된 언론들을 통해 비취는 점에 대하여 40년간 행정에 몸담아 주경야독한 사람으로서 공감하기 어렵다.
역설적으로 그 당시에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묵묵히 일해온 공무원뿐만 아니라 교사, 경찰, 군인 등 모든 공직자는 위정자들의 부역자나 추종자라는 논리로 귀결되거나 비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