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시효를 핑계로 큰아들 내외가 가지고 있던 마일리지와 우리 내외의 마일리지를 합쳐 가족여행을 계획하였다. 아들 내외가 여행지 이 곳 저 곳을 두루 물색하였으나 원하는 시기에 표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태국 방콕 뿐이었다. 방콕은 여러해 전 패키지여행으로 우리 내외는 다녀온 곳이었으나 아들 내외는 초행이다. 아들 내외가 현지투어 상품을 포함한 5박6일간(실제로는 4일)의 태국 방콕 여행스케줄을 준비하여 2월25일 저녁 인천공항을 출발하였다. 6시간 비행 끝에 태국 수안나폼 공항에 도착,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현지시간 00시30분. 미리 예약한 밴 차량으로 시내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1시다.
우리 일행이 묵은 호텔은 BTS(지상철) 아속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Grande centre point 호텔로 MRT(지하철) 수쿰빗역과 현지투어 출발지인 타임스퀘어빌딩과 웨스트그랜드 스쿰윗 호텔도 인접해 있어 자유여행과 현지투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이 호텔은 대형쇼핑몰 ‘Terminal 21’의 5층 옥상에 정원과 옥외수영장, 테니스장, 골프연습장 등을 갖춘 별도의 건물로 우뚝 서 있었다. 쇼핑몰에는 젊은이들 취향의 각종 브랜드들과 고메 마켓(빅시 마켓과 함께 태국의 유명 슈퍼마켓)등이 입점해 있고 5층에는 대형 푸드코트도 있어 여간 편리하지 않다.
방콕의 첫날은 오후에 아유타야 선셋 현지투어만 예정되어 있어 오전에는 호텔 옥외수영장에서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맛 집으로 검색한 호텔 인근 쌀국수 집에서 점심식사 후, 근처 마사지 숍에서 발 마사지를 받았다. 그런데 놀라운 건 발마사지가 60분에 100바트(3,700원)라는 사실이다. 집은 조금 후락했지만 입소문 탓인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발마사지만 받아도 몸이 가볍다.
가벼운 기분으로 아유타야 선셋 현지투어 출발 장소인 타임스스퀘어빌딩 1층 로비에서 현지가이드를 만나 아유타야로 이동했다. 아유타야는 프랑(전형적인 아유타야의 탑)과 거대한 수도원들로 이루어진 고대 도시로 1350년 건설되어 417년간 아유타야 왕조의 수도였으나 1767년 버마인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아유타야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왓 야이차이몽콜사원이다.
초대 왕인 라마티보디 1세가 스리랑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승려들을 위해 세운 사원이다. 스리랑카 양식으로 지어진 중앙의 높이 72m의 체디는 1592년 나레수엔 왕이 미얀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뒤 쌓은 것으로 이곳 역시 많이 파괴되었지만 탑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본당 앞쪽에는 석고를 덧입힌 큰 와불상이 허물어진 벽 안을 가득 차게 누워 있다.
아유타야에서 두 번째 들른 곳은 왓 프라 마하탓 사원이다.
1384년에 나레수엔 왕에 의해서 세워졌으며 아유타야에 있는 프랑(크메르 양식의 탑) 중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이다. 가운데의 프랑은 높이가 50m에 달했다고 하나 지금은 심하게 파괴되었고 관목 숲 군데군데에 남아 있는 프랑과 불당의 흔적을 보고 당시 사원의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체디와 프랑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모르겠다. 체디는 일반 불탑을 말하고 프랑은 위와 같이 벽돌로 쌓은 것이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아유타야의 상징 같은 보리수 나무 뿌리에 휘감긴 불상, 전쟁통에 잘려나간 불상의 머리를 나무 뿌리에 숨겨둔 것이 자라 이런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불상의 머리보다 몸을 낮추어야 한다.
나오는 길에 심하게 기울어진 프랑이 보이자 손주가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다.
사원 인근 시장에서 저녁식사용 간식을 준비하고 아유타야 짜오프라야강에서 선셋보트 관광을 시작하였다. 기대한 것 만큼 노을이 예쁘지 않았지만 보트 위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민물새우튀김을 안주 삼아 마시는 소주 한잔이 여행의 운치를 더해준다.
40여분간 보트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곳은 왓 차이왓타나람 사원
아유타야의 4대 왕인 프라삿통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왕실용 사원이다.왕족의 화장터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왓 차이왓타나람 사원 입구에는 노을의 명소답게 나무에 새장 같은 모양의 등 장식을 해 놓았다.
오후7시 아유타야를 출발하여 한시간만에 출발지 건너편 맥도날드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반일 현지투어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