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예배설교. 일의 시작보다 끝이 낫다 (전 7장 1-10절)
한 해를 지나면서 우리는 아쉬움도 많고 후회도 많습니다. 잘못 판단하고 선택한 것도 많습니다. 모르고 한 잘못과 알면서도 한 잘못도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지 못한 삶을 살았던 시간이 많습니다. 고쳐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한 해 였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한 해의 마무리는 온전한 회개로 마무리 되어야 합니다. 잘못했다고 고백은 많이 하면서도 또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여 저지르는 것은 결코 회개가 아닙니다. 그 행동은 그저 감정적인 후회를 하는 것일 뿐입니다. 회개는 반드시고 고쳐지고, 바로 잡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것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는 우리 모두가 한 해 동안 말과 행동으로 잘못하였던 모든 것들을 하나님 앞에 진실되게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고, 신년에는 잘못을 고치고 바로 잡아서, 좀 더 거룩하고 경건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존귀하게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솔로몬은 누구보다도 부유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그가 전도서를 쓰면서 자신의 인생과 뭇 사람들의 허무한 인생을 한 줄로 요약해 주었습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돈도, 권력도, 명예도, 자존심도, 교만도, 전부 다 헛것만 남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빈 몸으로 왔다가 빈 몸으로 죽는 것이 인간의 일생입니다. 우리는 죽은 후에 오직 우리가 이 땅에서 지니고 살았던 믿음과 행위 만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간이 옵니다. 얼마나 부자였는지, 높은 자리에 있었는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는지, 어떤 업적을 일궈 냈는지 아무런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평가 기준은, 하나님만 사랑했는지, 예수님만 믿었는지, 성령님과만 동행했는지,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고 판단을 내리실 겁니다. 솔로몬은 왕위에 오른 이후에 성전을 건축하고 성전을 지었던 최소한 20여년간은 하나님 앞에서 순종 잘하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백성들을 잘 다스렸습니다. 잠언 삼천 개와 노래 천 다섯 곡을 지을 정도로 누구보다도 지혜가 출중한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집권 후반기로 가면 갈수록 이방 여인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그 이방 여인들이 자기들 나라에서 섬기던 여러 가지 우상들을 가까이 두고 분향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솔로몬에게는 “후궁이 칠백 명이고 첩이 삼백 명”(왕상 11:3)이나 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우상들이 있었을지 가히 짐작이 됩니다. 여인들에게 들어가는 비용, 우상에게 제사 하는 비용 등, 관리 비용들만 해도 엄청나게 탕진했을 겁니다. 이런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솔로몬이 자신의 지난 날의 인생을 관조하면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탄식하며 인생의 허무함을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것은,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반면교사의 말씀입니다. 연말 연시를 정리하는데 딱 좋은 말씀이며 또한 인생의 말년에 이르면 이를수록 새기고 또 새기며 회개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귀중한 말씀입니다. 오늘 전도서 말씀은 지혜로운 자와 우매한 자를 대비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쓰라린 실패와 불순종을 경험한 솔로몬이 쓴 내용이라 내용들이 참으로 실감나게 쓰여졌습니다. 하나씩 살펴 보면서 우리가 살았던 지난 한 해의 시간을 정리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 1~3절. 지혜로운 초상집 vs 우매한 잔치집. --------먼저 1~3절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역설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좋은 이름, 죽는 날, 초상집, 슬픔은 언뜻 보면 우울하고 슬픈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혜자가 가져야 할 것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좋은 기름, 출생 하는 날, 잔칫집, 웃음은 겉보기에는 기쁘고 행복한 것들로 보이지만 실상은 우매한 자가 가지는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 이런 표현을 했을까는 4절에 답이 나와 있습니다. 지혜자와 우매한 자의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의 차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혼인집에 가면 즐겁게 웃으며 축하해 주고, 초상집에 가면 슬픔으로 애도하면 되지, 뭘 이것을 두고 지혜로운자와 우매한자를 나누는 기준으로 삼을 것 까지 있느냐 라고 반문 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이 강조한 것은 ‘마음’입니다. 잔치집에 있는 사람들은 온통 먹고, 마시고, 웃고, 허세 부리고, 과한 칭찬이 오고 가는 것들에 집중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과하게 잘못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육적인 쾌락, 순간 적인 즐거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상황을 잔치집으로 표현한 겁니다. 매일 같이 내 마음이 잔치집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당장의 즐겁고 기쁘기만 한 잔치 행사 이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도 집중하거나 시간을 낼 여유가 없을 겁니다. 그저 먹고 마시는 일상이 가장 중요한 행사이며 최대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잔치 그 자체에 안주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내 마음이 초상집에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너무 바쁜 나머지 잊고 지냈던 죽음이라는 문턱을 생각하며, 내 인생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삼을 수 있습니다. 순간의 삶이 아닌 영원의 삶으로 마음을 움직이고, 육적인 것이 아닌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은 지혜로 가득한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부요함과 향락에 빠져 우상숭배자의 길로 가버렸습니다. 잔치집과 같은 마음으로 살았더니 망해버린 자가 되었다고 하면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허탄한 고백을 했습니다. 그토록 부유한 삶을 살았던 솔로몬이 인생 후반기에 자기의 인생을 돌아 보니, 잔치집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우매한 자였음을 스스로 자인 한 겁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하늘의 지혜를 충만하게 받아서 동방의 모든 사람들 보다 뛰어났다고 칭찬 받았던 솔로몬이 자신 스스로를 우매한 자로, 잔치집에만 머물고 있는 우매하고 어리석고 아둔한 자라고 실토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송구영신 예배를 들이면서,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지혜롭다고 자평하면서 잔치집에 머물러 있었던 자인지, 아니면 우매한 자라고 이웃에게 평가 받았지만 초상집에 머물러 있었던 자인지, 스스로를 고백해 보시기 바랍니다. @~~~~~ 모두가 2024년에 머물렀던 자리를 잘 정리 하시고, 2025년에는 하나님이 내려 주시는 지혜를 구하며, 당장의 이익과 성과보다 영원과 영생을 소망하며 우리 주님과 동행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