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하얀 어깨동무
-조동일, 『대등생극론』 (지식산업사, 2026) 발간 축하합니다
-윤동재
눈 내리는 날
제 발자국 가장 먼저 남기고 싶어
토끼가 깡총깡총 뛰어가고
노루도 껑충껑충 뛰어가고
서로 다투지 말라고
토끼 발자국
노루 발자국
하늘이 하얗게 채워주고
채워지는 제 발자국
토끼는 앞다리를 세워 가만히 바라보고
채워지는 제 발자국
노루는 고개 들어 묵묵히 바라보고
하늘이
토끼 머리 위
노루 머리 위
눈을 소복소복 자꾸 얹어 주고
하얀 토끼
하얀 노루
하얀 눈
서로 똑같이 닮아가는 모습을 보며
하얀 토끼
하얀 노루
하얀 눈
빙그레 어깨 겯고 어깨동무 하얗게
영이가 만든 눈사람과 영이도
그들과 함께 빙그레 어깨 겯고 어깨동무 하얗게
온 세상 빙그레 어깨 겯고 어깨동무 하얗게
온 무리 다 함께 모두 함께 빙그레 어깨 겯고 어깨동무 하얗게
#빙그레 #하얀 #어깨동무 #조동일 #대등생극론 #토끼 #노루 #눈
첫댓글 저의 동아시아 정치사상사 연구 주제인 "동아시아학의 사유체계: 생성과 논리"에 많은 계시를 주는 책입니다. 석학님과도 많은 대화를 가졌습니다. 초고를 거의 완성하였고 신랄한 비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그런데, 어떤 학문적인 비평 글보다도 시 한 수로 서평을 하시니 달관 한 듯 보입니다.
하얀 백지 위에 700쪽에 묶인, 하얀 토끼, 하얀 노루, 하얀 눈, 영이가 어께 동무하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이치,
왜 白紙일까?
다 말해버려서 일까. 아무나 써 넣어도 된다는 말일까? 토끼도, 노루도, 눈도, 영이도, 당나귀도, 돌맹이도, 풀도 ,나무도 저마다의 같은 권리로 상생하는 만생, 설파의 60년 글쓰기, 그 도저한 문학, 철학의 speculration, 에세이. 그게 '온 무리 다 함깨 모두 함께 빙그레' 라네
세계를 향해 내 던진 이 입구도 출구도 묘연한 話頭. 아 아득하여라. 시인은 그렇게 읽지만 나는 어찌 읽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