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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해준 말 무릎 학교 / 하청호
이혁 추천 0 조회 77 23.01.29 07:4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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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3.01.29 22:48

    첫댓글 💌 내가 처음 다닌 학교도 어머니의 무릎 학교였습니다. 하청호 시인의 무릎 학교처럼 칠판도 숙제도 벌도 없는 조그만 학교였습니다.

    무릎은 한자로는 膝(슬). 슬하(膝下)는 그러므로 무릎 아래라는 뜻입니다. 달(月) 나무(木) 사람(人) 물(水)의 집합체인 이 膝자에서 은은한 달빛(月) 아래 숲(木)과 호수(水)가 있고 거기 사람(人)이 있는 목가적 풍경을 떠올렸다면 너무 도식적이고 작위적인 해석일까요? 글쎄요, 하지만 어머니의 무릎 학교가 그처럼 평화롭고 아늑한 공간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아직 어려 키가 작았을 때, 걸음마도 할 수 없었을 때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무릎 아래 있었지만 어머니는 우리를 당신의 무릎 위에서 키우셨습니다. 나는 그래서 슬하(膝下) 하면 슬상(膝上)이란 말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무릎 아래서 자라고 무릎 위에서 키우다...

    이제 어머니는 떠나시고 없지만 비바람 불고 눈보라 쳐도 걱정이 없는 건 어머니의 무릎 학교, 그 졸업장이 비바람 눈보라를 막아주고 있기 때문일까요? 나의 무릎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 옛날 어머니의 무릎 학교처럼 포근하고 사랑 가득한 울타리가 돼주고 있는 걸까요? 그런 생각이 가슴을 스칩니다.

  • 작성자 23.01.30 07:02

    지난 설에 홀로 계신 엄마(저는 아직 엄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를 찾아뵙고 왔습니다. 엄마 앞에 서면 저는 늘 아이가 됩니다. 엄마의 손을 잡으면 제 안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고민과 시름들이 눈녹듯 사라져버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든든할 수가 없어요.. 마치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이 시를 만나고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는 우리를 무릎으로 키우셨구나!' 자신의 생을 위해서는 엄두도 못내는 것을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기꺼이 무릎을 꿇는 엄마.. 무릎이 닳고 닳아 이제 제대로 걷는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자식들에 사람노릇하며 제 길을 꼿꼿이 잘 걸어가는 것을 보며 흐믓하게 웃으시는 엄마.. 신은 당신의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보여주시고자 엄마를 보내주신지도 모르겠습니다. 밖은 엄동설한이지만 '엄마'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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