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토요일, 강릉, 부천, 서울, 완주, 익산, 충남 등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수라갯벌에 서 만났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육안으로 보기에도 수많은 새 무리들이 보였어요. 정신없이 먹이활동을 하고, 부리를 숨기고 자거나, 총총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는 모습들. 머리 위로는 저어새가 부리 모양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꽤 가까이 날아가는데,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바로 이틀 전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피고인 국토부가 “‘이른바’ 수라갯벌은 이미 육화되었다”, “법적으로 갯벌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현장에 방문하니 그 말들에 더욱 격분하게 됐습니다. 이곳이 갯벌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요.
오동필 단장님께서는 갯벌 흙을 손으로 직접 만지고, 재첩을 건져 올리고, 염생식물을 맛보라고 권하기도 하시면서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온몸으로 수라와 만나는 법을 몸소 보여주셨어요. 덕분에 모두들 더 깊게 수라갯벌에 들 수 있었습니다.
가을을 맞은 수라갯벌에는 해홍나물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어요. ‘서식지를 위한 댄스’를 안내해주시는 민경님을 따라 몸짓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하며 붉은 땅 위를 걸었습니다. 그 순간 모든 걸 잠시 잊고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자연과 교감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