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4. 목. 날씨: 봄 햇살이 따듯해서 부지런히 몸을 놀리니 땀이 난다. 겉옷을 벗었다.
[6학년 영어 수업]
아침 9시, 6학년 영어 수업, 도윤이가 여행 다녀온 터라 자연스럽게 여행이 어땠느냐는 표현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날마다 하기로 한 영어 단어 사전 만들기는 제 자리를 못 잡고 있지만, 영어 동화 따라 말하기는 열심히 해오고 있어 다행이다. 단어책 문장을 함께 읽어 가면서 기초 문법을 확인하고, 익혀온 20문장을 저마다 써보았다. 영어 동화를 함께 읽으며 뜻을 하나씩 살펴봤다. 영어 노래로 익히는 표현도 벌써 네 곡 째 들어서고 있다. 영어에 흥미가 있는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는 언제나 그렇듯 수업 태도가 다르다. 수업 구성이 가득해서 50분이 휙 간다.
[설장구 장단과 열채 깎기]
10시 3학년 설장구 수업, 두 번째라 장구 놓는 법, 열채와 궁채 잡는 법, 덩따쿵 치는 법을 확인하고 여러 번 쳐 보았다. 다들 손끝이 야물어서 잘 친다. 일채와 인사굿을 금세 잘 따라친다. 덩을 집중해서 연습하는 칠채도 두 번 수업 만에 익혀가는 걸 보니 장단을 완성했을 때가 벌써부터 설렌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치며 자세와 장단 익힘을 보았는데 혼자 치는 게 두렵고 쑥스러운 어린이들이 보인다. 천천히 하나하나 도와야겠다.
20분 정도 익히고, 모두 숲속놀이터로 가서 열채를 만드는 톱질을 하고 창칼을 썼다. 지난해 가을 하동에서 잘라 온 대나무를 돌아가며 톱질하는데 서로 나서서 하려고 한다. 대나무 톱질을 마치고, 낫으로 길게 대나무를 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낫을 써서 열채 모양을 잡아주는 것은 선생의 몫이다. 낫으로 대나무를 갈라 모양을 잡는데 10개를 해야 하니 땀이 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열채를 만들어 장구를 치는 전통을 줄곧 이어간다. 모양을 잡아주었지만 어린이들이 다시 창칼로 열채를 손질하고 다듬어야 해서 창칼 쓰는 법을 알려주었다. 아무래도 처음이고 창칼이 무뎌서 어려워하지만 대체로 잘하는 편이다. 줄곧 쓸 열채라 하나씩 모도 확인을 하고 더 다듬어서 어린이들이 사포질을 하게 했다. 다음 수업 때는 저마다 만든 열채로 장구를 치겠다.
[숲 속 놀이터 안전과 놀이문화]
점심시간, 숲속놀이터를 둘러보고 어린이들 노는 모습을 보는데 줄 그네를 정말 높이 탄다. 동하는 얼마나 높이 그네를 타는지 대단하다. 둘이서 그네를 타고, 줄그네를 꽈서 재미나게 타고, 정말 그네타기를 즐기는 어린이들이다. 안전하게 타도록 자주 줄그네를 살펴야겠다. 그런데 그네를 달아놓은 나무를 위해서는 한 번 위치를 바꾸거나 한동안 줄 그네를 떼야 될 수도 있겠다. 밧줄 거미집 쪽에 어린이들이 있어 가보니 아무래도 흔들리는 나무를 잘라내야겠다. 어린이들이 밧줄 거미집 쪽 나무가 흔들린다고 해서 그동안 가지 말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죽은 나무가 밑동이 흔들려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어 나무를 잘랐다. 선생이 하는 일이 궁금하고 신기한 어린이들이 몰려왔다. 죽은 긴 나무를 자르는 톱질은 선생 혼자서 하고, 긴 나무를 다시 조각내 톱질을 하는데 서로 하고 싶다고 해서 어린이들이 돌아가며 톱질을 했다. 해솔, 남윤우, 지완, 시화, 시환, 준호가 번갈아가며 톱질했다. 톱질하는 힘이 좋아서 선생도 돕고 스스로 톱질하는 재미도 누린다. 마무리 톱질을 내가 하는데 해솔이가 전기인간 처럼 톱질을 잘한단다. 아침나절에도 땀을 흘렸는데, 이번에도 땀이 주르르 흐른다. 겉옷을 벗어도 될만큼 날이 따듯하다.
낮 공부로 1, 2학년이 난타와 전래놀이 하는 시간에 딱지 치는 소리가 들려 1층에 내려가서 종이 딱지치기 고수의 솜씨를 보여주었다. 예전에 내가 만들어놓은 딱지가 많다. 노학섭 선생님과 이예지 선생님이 딱지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고 어린이마다 새 딱지를 만들기도 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노래를 부르며 온 힘을 다해 쳤더니 어깨와 팔이 아프다. 딱지 치는 소리가 크게 울리고 딱지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니 어린이마다 한 판 하자며 도전을 했다. 시화, 윤우, 지안, 유주랑 한 판씩 했는데 3:1로도 했다. 병뚜껑딱지가 유행한 적도 있는데, 종이딱지도 다 쓴 종이를 놀이감으로 잘 쓸 수 있다.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놀이문화로 전래놀이와 마당놀이를 많이 꺼내놓는데 어린이들이 재미를 붙여 자연스레 놀이문화로 만들어질 때까지 선생들이 도울 일이 있다. 놀이를 만들어내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교사들이 슬며서 꺼내 놓는 놀이도 있다. 종이 딱지치기가 좋은 시작이다. 깡통차기도 있지만 여럿이 힘을 합쳐 노는 비석치기, 자치기도 슬슬 나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