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용혜원<가장 외로운 날엔>

진실이라는게 있기는 하지만 그 진실이란 건
누군가에게 발설하는 순간
진실이 아니게 되고 언젠가는 사라져 없어져버리는 것이라구요
그래서 나는 진실을 지키기 위해 말을 아꼈죠.
진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모두들 너무 쉽사리 타인에게 진실을 말해버리니까
나라는 게 없어져버리는구나, 라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별 의미도 없는 말을 중얼중얼 떠들고 있는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어요
그애들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것,
그러니까 진실한 얘기는
한마디도 입에 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거예요.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니까
그건 당연히 진실한 얘기가 아니 였어요.
서로 거짓말만 주고 받으니까 그들은 상처 입을 일도 없었어요
말하자면 서로 속고 속이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던 거예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 거짓말들을 진실 속에
듬뿍 섞어서 모두들 그렇게 매일매일 살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주세요 "

나는 정원의 의자에 앉았다.
헤어짐이 슬픈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건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야
알게 되기 때문에.
-공지영 '사랑후에 오는 것들'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다 보니 자꾸 허상만을 쫓게 되는 거야.
그래서 박탈감을 느끼고 남의 탓만 하는 거지.
지금 처한 현실이 어렵다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은 없지.
모든 것은 스스로 선택한 데 따른 결과물이야.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지.
그걸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네. 그게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이야.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는거야.
나는 행복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네.
행복은 삶의 과정에서 언제든 찾아낼 수 있는 것이지.
-배려,한상복

나는 차라리 미성년으로 남고 싶다.
책임과 의무, 그런 둔중한 무게의 단어들로부터 슬쩍 비껴나 있는 커다란 아이.
자발적 미성년
...달콤한 나의 도시
언제나 한 가지 대답이면 된다.
닥치는 대로, 될 대로 되라, 난 겁내지 않는다, 이것도 운명이다.
이 모든 걸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한다.
라틴어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
-끌림,이병률
살아가면서, 우리는
언제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고 믿는다.
그 선택이 우리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을 떠나 다른곳으로, 이일을 마치고 다른 일을,
이곳에 마침표를 찍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만 인생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어쩌면 인생에서 선택이라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한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느곳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그것으로 인해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나의 삶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 것이다
자신과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런 것과 무관하다. 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삶에 대한, 미래에 대한, 즉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우리들은, 또다시 다른곳으로 흘러간다.
<황경신>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나 좀, 붕 뜨는 성격이거든.
사람이란 좀더, 이상하고 지저분하고 끈적끈적하고
정나미 떨어지고 고귀하고 무한항 단층을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해왔거든.
인생이란 좋은 것이로구나, 사랑이란 좋은 것이로구나, 하고.
여자다운 몸짓을 해보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하고, 나약해지기도 하고,
한바탕 싸움을 하고 나란히 달구경을 하기도 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날에 따라 느끼기도하고 못느끼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무서움에 떨게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전부 나야.
- 요시모토바나나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슬픈 나머지 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슬픈 일까지 보이게 된다
도무지 끝이 없다
나는 너와 만나기 전의 나날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그리움을 느꼈다
그 시절에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무엇에도 상처 받지 않는 행복한 아이였다
요시모토 바나나
물거품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 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이 인생의 길
삶의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 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밑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사람들은,
자기가 상대방에게 싫증이 났기 때문에,
혹은 자기 의지로,
또 혹은 상대방의 의지로 헤어졌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계절이 바뀌듯
만남의 시기가 끝나는 것이다
그저 그뿐이다. .
그것은 인간의 의지로는 정말어쩔수없는일이다
요시모토바나나"하드보일드 하드럭
추억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떠한 것입니까?
추억이란 당신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신의 몸을
안쪽으로부터 심하게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요. 그것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
아무리 괴로워도 살아 있는 한 저는 그 기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요.
그것이 제가 살아왔다는 유일한 의미이고 증거니까요.
해변의 카프카-무라카미 하루키

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전혜린, 긴 반황 中

나는 타인이 내 삶에 개입되는 것 못지않게
내가 타인의 삶에 개입되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왔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그에게
편견을 품게 되었다는 뜻일 터인데
나로서는 내게 편견을 품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따른다는 것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이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되도록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뿐이다
- 은희경 <타인에게 말걸기>中 -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 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 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 없이 생기는 미운 정은
그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 정이 더해져 고운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춰야만
완전해지는 게 사랑이다.
...
..
어쩌면 미운 정이란 고운 정보다 훨씬 얻기 힘든
무르익은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새의 선물-
인생은 어찌해도 좋은거야
그 상황에 충실할 수만 있다면.
괴로움이듯 기쁨이든, 밖에서든 안에서든,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뜨거운 곳이든 차가운 곳이든, 제대로 산다는건
지금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놓치지 않는 거야,
그리고 삶은 나의 것이 되었다- 전경린

얼굴을 보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발라주고 싶을 정도로, 좋아해요
-요시모토 바나나,티티새

문득, 내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 헤매인다 간절히 원했던 것이
이제는 소멸해져 갈 때 결국 순간을 살았던 것이라고 자신을
위로하지만 그 끝내 남아있는거라곤 쓸쓸한 희망이였던 흔적들
이제 스물둘을 향해가는데 세상에 의미가 되기 의해서
할 수 있는게 분명 있을거야 그러니 기운내
생각해보면 나도 참 잘 헤매고 후회하고 잊는걸
조금더 담백해지면 될거야 우리 기운내
- 길을 잃은 그녀에게 그리고 내게도

단 하루가 지난 일이라도
지나간 일은 이제 우리의 것도,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그 눈빛을 다시 만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발을 동동거리며 즐거움에 가득 차 거리를 걸어가던
그 때의 그 젊은이와는 아주 다른 어떤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우리가 변한 게 아니라
우리가 변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것이다.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첫댓글 책읽고싶다..
전혜린 글..헉 ㅠㅠ 마음에 와닿네요 ㅠㅠ
캬..........노래도 글도........
정말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쭈욱 좋은 글귀들 많이 올려주세요 ㅎㅎ
너무종하요
음악 너무 좋아요....................................무한반복
좋아서 퍼가요 - :)
음악도 좋고~ 다 좋네여~~~ 전혜린씨... 지금까지 생각해도 안타까워요... 특히 저런글 읽을때마다 ㅠㅠ
제 까페로 스크랩해가요~ : )
와.....스치면서 항상 느껴왔던 감정을 저렇게 말로 정확하게 표현해놓은거 보면 정말 소름끼침...그래서 저들이 작가이겠죠?...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또 책이 읽고 싶어지네요.
헐,.싸이스러워
좋아용 ~ 몇개 제 싸이로 가져갈게영 !
감사합니다!! ^ㅡ^ 새의 선물 정말 재밌게 읽었구요~ 전혜린 씨 후....
와 좋은 글 감사해요~
좋은 글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크랩해갑니다.~
스크랩해갈께요^^
용혜원님의 글귀가 너무 와닿아요...눈물나네요 으...감사해요! 잘봤습니다
우와~~ 다 너무좋다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