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술에 취해사는것같아. 우리둘만 현실에서 분리된채 서로를 찾는거지.
난 지독히도 널 사랑해서.
넌 그냥 심심해서.
이유야 어찌됏건 서로를 원한다는건 똑같잖아. 것도 미친듯이..
하느님,
이 잔혹한 남매에게 벌을 내리소서...
# 001
- 1시간내로 , 시가
"......어디.."
'뚝'
어디냐는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끊겨진 전화를 멍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궂이 그가 말해주지않아도 대충 어디임을
짐작할수는 있지만, 좀더 목소리를 듣고싶었는데... 채 잠에서 깨지못해 풀린눈으로 시계를 응시하자, 일정한 간격
으로 동그란 궤도를 달리고있는 분침이 막 2시 3분을 지난걸볼수있었다. 으...그나저나 창문을 열어놓고잤더니 몸이
으슬으슬한게 감기기운이 오려는가보다. 새벽까지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부모님몰래 늘 내 창문으로 드나들던 그였기에,
난 가을이 지나 초겨울이 다가오고있음에도 쉬이 창문을 닫고 잘수가없었다. 내일부턴 창고에 박혀있던 옥돌장판이라도
꺼내야될듯싶다.
애써, 뼛속까지 싸늘해 오는 이 느낌을 떨쳐내기위해 몇번 기지개를 켠 후, 귀찮을 발 끝을 내뻗어 슬리퍼를 걸치듯 신었다.
입을 쩌억 벌린채, 하품을 하며 쳐진 몸을 이끌고, 남색바탕위에 노란색으로 별을 그려놓은 창문틀로 다가섰다.
문득 나무결이 그대로 산 그 느낌위에 펼쳐진 밤하늘의 페인트칠을 보자, 그의 길게 뻗은 창백하리만큼 하얀 손가락이 떠올랐다.
이 창문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며 나에게 말했지.
'오빠가 아니야'
'응? 그럼 뭔데?'
알싸하게 코끝을 마비시키는 그 특유의 향기에 취해 눈을 감으며, 열심히 창작에 몰두하는 그 곧게 뻗은 등을 손가락으로
훑자 그가 작게 움찔거렸다. 그리곤 훽 몸을 틀어, 노란 페인트가 잔뜩 묻은 붓을 내 코끝위로 살짝 찍는게 아닌가.
난 코끝을 누비는 그 부드러운 결의 감촉마저 좋아 얕게 웃으며 눈을 감아버렸고, 그가 낮은 보이스로 내 귀에 속삭이듯 말하였다.
뜨근한 숨결이 귓바퀴를 맴돈다.
'주인님이지, 니 마음도, 몸도 심지어 숨결마저도 내꺼잖아. 그렇지?'
그래..맞아. 난 온전히 당신꺼야.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 목숨마저도 내줄수있어. 그렇게 내 목에 그의 손끝과 연결되어있는
족쇄를 채운게 , 15살의 생일날 이였다.막 11시 59분을 넘기며 그에게 받은 선물은 애완동물이라는 칭호와 이젠 더이상
여동생일수없다는 부드러운 목소리. 마지막 별을 점찍듯 작게 그려놓고 그가 붓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창틀에 놓여진 와인을
홀짝 들이키더니 붉게 물든 혀끝으로 내 입술을 쓸어내렸다.
그와의 첫키스였다. 그리고 이어진 우리들의 행위는 첫섹스.
약간은 차가운 손끝이 내 목을 쓸어내렸고, 허리곡선을 따라 천천히 부유하였고 그렇게 애타게 만들었지. 나를 목마르게..
천천히 그러나 색정정으로 달아오르게 하는 그의 애무에 난 가뿐 숨을 헐떡이며 그의 목에 손을 둘렀다 . 좀더..좀더 만져줘.
더이상 나를 애태우지말아.
'할까?'
'....하아......'
해줘, 감히 15살이라고 볼수없는 대담한 모습에 그가 마음에 든다는듯이 웃으며 땀에 젖은 내 머리칼을 쓸어넘겨주었다.
그래 난 너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더라. 가끔가다 아주 야해. 좀더 야하게 신음해봐. 그럼 더 예쁘게 쓰다듬어줄지도 나의 애완동물아.
"피식-"
어느새 3년이나 더 지난일을 회상하며 웃고있었다니, 문득 정신을 차린 난 낮게 한숨을 쉬며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집어삼킬듯 푸르죽죽하게 번져있는 저 어둠과, 그와 대조되게 산뜻하면서도 맑은 새벽특유의 공기. 그의 눈동자같다.
한없이 차가우면서도 한없이 깨끗한. 마지막으로 회상을 정리하자면 달콤할줄 알았던 그와의 결합은 참 아팠다는것이다.
일부러 그가 날 괴롭혀 줄려는 심산도 있었겠지만 거칠게 몸을 들였다 나갔다하는 그 행위가 미치도록 아팠다.
게다가 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한줄기의 피를 본순간 경악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고말았지.
그리고 그 눈물을 본 그가 한참 재밌던 터에 못볼거 봤다는 표정으로 , 몸을 쑥 빼내더니 혼자 해결하곤 늘 피던 시가를 물며
허망하게 허공을 응시했다는것. 울던 나를 달래주지도, 안아주지도 않았고 그저 이제껏 가지고싶었던것을 너무 쉽게
가져버렸다는것에 대한 허탈감과 그것이 꽤나 만족스럽지못했다는 씁쓸함만이 그 남빛의 눈동자를 지배하였다.
"..그만..가볼까.."
딱히 공부에 목을 메거나, 열심히 하는 타입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내일있는 기말고사를 대비해 잠이라도 푹 자놓을려고했는데...
분명 그렇게 마음먹었음에도 휴대폰을 진동이 잘 듣기는 유리테이블 위에 올려놓는것하며, 그 올려둔 휴대폰의 진동이
채 2번도 울리기전에 기다렸다는듯 번쩍 눈을 뜬 내모습이 새삼 웃기다.
삐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지않은채 몇번 쿡쿡 거리다가 휴대폰 옆에 놓여진 지갑을 들고, 옷걸이에 대강 걸려있는
스웨터를 껴입었다. 그리곤 책상밑에 숨겨둔 운동화를 꺼내 신고, 새벽찬바람과 함께 창문 너머로 몸을 던졌다.
'타악'
오케이. 착지 좋고, 몸도 가볍고! 새벽이라 촉촉하게 젖은 잔디들이 운동화 밑으로 바스라지는 감촉을 느끼며 구부려진
무릎을 일으켜세웠다. 감히 어느집 딸이 이 새벽에 창문이나 타넘는 짓을 하겠는가, 우리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된다면
완전 까무러지시겠지. 유명한 화가 집안 이강훈의 딸이 오빠를 사랑한다네요, 게다가 몸도 섞었데.
피식, 그럼 참 웃기겠다.
웃기면서도 한편으론 그랬으면 좋겠.........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늦추고있었구나. 그럴일은 절대 없는데 말이지.
맨날 외국에만 들날랄락 거리시는 통에 사실 우리한텐 별 관심도 없는 분들이시잖아.
"아..이러다 늦겠다."
손목에 찬 시계가 어느새 2시 10분을 넘어가고있는걸 본후에야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 사람은 시간약속에 굉장히 엄격하니까
늦으면 혼날꺼야. 그건 무진장 아프니까 싫어. 마치 기계적으로 스스로를 재촉하였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1시간이라고
정해줬으니까 난 1시간에 맞춰서 몸을 움직여야되. 그래야 그에게 이쁨받을수있어...
어느새 뛰고있는 내 발이 좀더 빨랐다면 좋을텐데.
이미 춥다란 감각을 상실해 버린 난, 뜨거운 숨길을 헥헥 내뱉으며 대략 20분 가량을 뛰어, 오빠 전용담배 '시가'를 사기위해
미군부대 근처의 커다란 마트안으로 몸을 들일수있었다. 버릇처럼 바라본 시계가 갓 2시 30분을 넘기고있었다. 간신히 숨을
몰아쉬며 익숙해진 길을 따라 시가를 잡았고, 혹시 아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건 아닌지 고개를 틀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보다시피 난 미성년자고 들키면 큰일이잖아.
참 다행스럽게도 새벽 시간대라 그런지 마트안은 한산했고, 몇몇의 외국인만이 한껏 취한 얼굴로 술을 고르고있었다.
"휴우.."
왠지 모를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난 그 시가를 스웨터 안에 품고 총총걸음으로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이요"
"신분증 가지고계십니까?"
"..?."
막 시가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고, 지갑을 찾기위해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리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년동안 오빠의 담배심부름을하기위해 이 마트를 드나들었던 터라, 계산원과는 안면을 텄었는데...어느때 부터인가는
주민등록증을(물론 위조한) 보여달란 말도없었기에 요 최근부터는 따로 챙기지 않았단 말이다.
젠장....얕은 욕지껄이가 입을 비집고 나오려는걸 참았다. 그러다 문득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날 내려다보고있는
그의 외모에 시선이갔다. 파란 눈동자와, 분이라도 칠한듯 새하얀 얼굴과 짙은 금빛의 머리칼..혼혈인인가? 게다가 나이또래도
나와 비슷해보이는걸. 꽃향기라도 해도좋을듯 달콤한 향기가 내내 풍겨져나온다.
분위기가 참 신비롭다.
"........뭐야. 얼굴뚫어지겠다. 내얼굴에 뭐 묻은거라고있어?"
".......피식-..."
아이같이 뚱한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더듬더듬 거리는 그 모습이 우스워 , 나도모르게 작게 웃고말았다.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어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렸지만 역시 주민등록증은 나올리 만무하였다. 아아..이를 어쩐담..
아랫입술을 잘게 물어뜯으며 , 잠시 눈동자를 굴리던찰나 그가 재촉하듯 내앞에서 손바닥을 흔들어됬다.
에라 모르겠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이강나 특유의 무대뽀 정신을 발휘하겠어!
그래! 될대로되라! 배째라구! 조그맣게 주먹을 말아쥐고는 흥-하며 코웃음을 쳤다.
"미성년자? 나 89년생이거든? 계산해 "
"피식-"
"뭐야?"
비웃기라도 하는거야? 새초롬하게 한쪽 입꼬리를 틀어올리는 그의 눈동자가 마치 나를 꿰뚫고있다는듯이 보였다.
괜스레 얼굴이 달아오른 난 막 지갑에서 꺼낸 30만원 가량을 던져놓듯 계산대위로 펼쳤고, 급하다는듯 손목시계를 내려보았다.
맙소사..언제 시간이 이렇게 흐른거야. 45분이잖아. 게다가 그가있는 곳까지 갈려면 택시를 타도 족히 20분은 걸리는데!
니가 이렇게 시간만 끌지않았어도! 목끝부터 밀려오는 약간의 서러움과 분노에 숨을 씩씩 들이키며, 눈가가 붉어질려는걸 애써 참았다.
그에게 뭐라고 변명을 해야할까.......
"자"
어느새 웃음을 감추고, 내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계산원이 계산대에 올려진 시가를 바코드로 찍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계산안해줄것 처럼 뻐기더니 이제와서 뭐하는짓이냐 라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다가, 혹 딴소리할새라 시가를 급하게 낚아채고
잔돈은 받을 생각도 하지않은채, 마트를 벗어났다.
발바닥에 불이라도 붙읏듯 급하게 뛰쳐나가는 내 뒷모습을 보며 그가 소리쳤다.
"잔돈은, 내일 받아라!!!!!!"
뭐래는거야! 분명 의미심장한 말이긴 했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는탓에 한귀로 흘려버렸다.
**
'찰싹-'
세차게 몰아쉬고있던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 그가 늘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노는 나이트안 룸의 문을 여는순간.
시끄럽게 떠들거나 혹은 옆에 있던 여자를 쭉쭉 빨아대는 친구들 사이로 무표정하게 앉아서 문가를 응시하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척 봐도 한순에 알수있었다.
화가..났구나......차마 다가서지 못해 물끄러미 땅만 응시하고 있으니,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아래로 쳐박힌 시야 안에, 잘빠진 그의 구두가 들어왔다. 그러더니 점점 커진다. 다가오고있구나.
어느새 바로앞에 멈춰선 그 구두를 보고있자니 마른침이 꿀꺽 삼켜진다. 미안하다고 할까? 다시는 늦지않겠다고 빌까? .....
'찰싹-'
그가 괜찮다며, 웃어줬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이니까 한두번 정도는 늦을수있다며 이해해주며 내등을 토닥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가, 고맙다며 씽긋 웃으며 달콤한 키스를 선사해줬으면 좋겠다고.......
아니 적어도 맞지만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날 비참하게 끌어내리지만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눈앞에 번쩍이며 불꽃이 일더니 어느새 고개가 틀어져있었다. 뺨이 얼얼한게, 그제서야 맞았나 싶었다.
얼마나 세게 내리쳤는지 그 소리에 놀란 친구들이 그제서야 시끄럽던 음악을 끄고 나와 그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나 맞는거 하루이틀도 아닐텐데 뭘 새삼 놀래며 쳐다봐요..하던거 마저하지.
"10분 늦었다"
10분..그래 10분 늦었지. 마치 배고프다 라는 말을 하듯 쉽게 내뱉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처참해지고만다.
몇번 말이나 주고받다보면 쉽게 흘러가는 10분, 분명 남들에게 주어진 10분은 참 쉽겠지만 보다시피,
난 그 10분에 의해 볼을 두대나 맞아야했다.
첫댓글 저 짜식...................................................대박
하하, 강후가 좀 대박이죠?^^ 앞으로도 대박 빵빵 터뜨려드리겠습니다! 강나와 강후 그리고 곧 등장할 사람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저런 미친........ 너 일루 와봐!!!!!!! 아...진짜 같은 여자로써 존심 상해!
아악! 저도 쓰면서 참 존심상했어요! 실제로 저런 남자가있다면 죽이고싶겠죠?그죠?ㅋㅋ하지만 소설이니까 참아주세요^^ 등장인물들이 차츰 변해가는 모습을 보시며 흐뭇해하시길 바랄게요!^^
악!!!!!!!뭐 저딴게 있어!!저런놈 내 눈 앞에 뛰면 사망이야!-_-+++그 편의점놈이랑 도망가버려/ㅋㅋㅋㅋㅋㅋㅋ
ㅋㅋ실제로 저런놈이 있다면 같이 죽입시다앙-!ㅠㅠㅋㅋ 도망..아 좋군요. 한번 고려해볼게요^^ 소설 많이 사랑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 남주 멋있다는 분 처음 나왔네요! 못된남자에게 끌리시는 타입인가봐요?^^
기대되네요!!!!!!!!!!!!!!!!!!!!!!!!!!!
네 감사합니다! 느낌표 왕창붙어있어서 저까지 기분좋네요!!!!!!!!!!!!!!!!^_^
여주가 여우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네요 오빠가 안달나도록!몇년동안 당했으면 되값아줘야죠!!!!!담편 기대할게요~
여우라, 좋죠! 갑자기 확 변해서 복수한다는 내용! 클클클 ><고려해볼게요^^ 다음편 기대해주세요오~
나쁘다ㅜㅜ 진짜!!! 다음편 기대할께요~~~
에헷, 나쁜남자일수록 그 매력이 더하는법이죠! 다음편 꼭꼭 기대해주세요^^
우와완전재밋는데요 ㅋㅋㅋ
우와, 완전 감사드려요! 완전완전!^^ 재밌다는말 참 소설쓰는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준답니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즘은 나쁜남자가 대세죠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진짜 자존심상하거따 ㅜ.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뭔가 알고계시는군요ㅋㅋㅋㅋㅋ저도 대세를 타서 나쁜남자를 델고왔습니다. 더더더욱 매력적인 나쁜남자로 만들어올게요^^
우와 흥미진진해요 ~~~~
후하후하재밋쪄용]
재밋어요ㅋㅋㅋㅋ빨랑2편~~ㅋㅋ
강후 짱...잼있네요 다음이야기 빨리 올려주세요
와 재밌네요 !그런데 윗부분에 구지가 아니라 궂이 아닌가..요..?ㅎㅎㅎ 어쨋거나 다음편 너무 기대됩니다 ㅋㅋ
질투나게해여~~
새로운 소재네요.기대돼요
잘봤습니다. 그런데 달콤한비님, 전리품이랑 절정은 연재안하시나요????ㅠㅠㅠㅠㅠㅠ
아 읽을때마다 손발이오그라들다못해 쪼그라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