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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범죄단에 의한 강력범죄 급증
◦ 국제기구와 인권 단체, 아이티 상황 폭로하는 보고서 발간
-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이 아이티에서의 강력범죄 현황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UN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조직범죄단에 의해 살해당하였다. 또한, 1,000명 이상이 납치되거나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성범죄 역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UN은 연이어 일어나는 강력범죄가 아이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편, 비영리 국제 인권 기구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역시 아이티의 실상을 알리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 일부에는 휴먼라이츠워치가 직접 파악한 수십 건의 살인 사건 중 상당수가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내용이 묘사되어있다. 성범죄 조사 결과는 더욱 끔찍한데, 다수의 범죄자가 한 명의 여성을 집단 강간하는 잔혹 범죄도 수십 건에 달했다.
◦ 수도에만 100개 이상의 폭력 조직 활동
- 여러 국제기구와 인권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만 약 150개의 조직범죄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조직범죄단체는 주로 ‘G펩 연합(G-Pèp federation)’과 ‘G9 동맹(G9 Alliance)’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범죄 카르텔의 하부 조직이거나, 혹은 이러한 대형 카르텔과 협력하는 지역 조직범죄단체다.
- 이들 대형 카르텔은 민간인에 대한 범죄도 빈번하게 일으키지만,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조직범죄단체와의 충돌도 자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150여 개의 조직범죄단의 근거지인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이처럼 조직 간의 세력 싸움만으로도 커다란 주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 통제력 잃은 정부, 주민들은 사적 보복까지
◦ 수사 적극 협조 의지 보인 니콜라스 페트로
- 조직범죄단에 의한 강력범죄로 고통 받아온 아이티 주민들의 분노가 격화되면서 그 결과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지난 2023년 4월, 수백 명이 넘는 군중이 경찰에 의해 체포된 범죄 카르텔 조직원에게 달려들어 구타하여 살해한 후 시체를 불태웠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 비록 조직범죄에 대한 오랜 횡포에 시달리던 아이티 주민이었다고는 하나, 정당한 법 집행을 넘어선 사적 보복 역시 범죄로 분류된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사건이 경찰의 공무 집행 중에 발생했다는 사실이며, 로이터통신 등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주민들이 조직원을 ‘살해’하는 행위를 사실상 방관했다. 다시 말해, 공권력이 공공연하게 주민들의 범죄 행위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 무정부 상태...치안은 ‘공백’
- 아이티는 현재 정부와 경찰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Jovenel Moïse) 대통령이 사저에서 살해된 후 무정부 사태에 빠져들었으며, 2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된 정부 조직을 재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약화되면서 경찰과 군대의 기능 또한 마비되었다. 공권력이 약화된 틈을 타 조직범죄단이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으며, 아이티는 이제 조직범죄단이 거의 전국을 통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아이티에서 조직범죄단이 실질적인 지역 지배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치안 불안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AF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탈출한 주민 수만 3,100여 명에 달하며, 앞으로 포르토프랭스를 떠나는 주민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의 복잡한 정세와 범죄 문제가 이러한 이동의 배경이 되고 있어 상황의 안정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 UN, 다국적군 파견 검토...범죄 카르텔은 ‘피의 대응’ 경고
◦ 미국과 UN, 파병 논의 중
- 아이티의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국은 아이티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기구와 협력 중에 있다”며, “미국이 고려하고 있는 방안에는 UN 다국적군 파견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블링컨 장관은 UN안전보장이사회(Security Council)에 다국적군 파견 승인을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 UN 역시 아이티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후, 현재 아이티 정부와 공권력은 독자적으로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주민을 보호하고 범죄 행위를 제압하기 위해 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여 다국적군 파견에 대한 긍정적 검토를 시사했다. 현재, 아이티 주변 중남미 국가들도 아이티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기에 UN의 다국적군 파견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점쳐진다.
◦ 범죄 카르텔, “다국적군, 올테면 오라”
- UN이 군 병력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G9 동맹'의 수장인 지미 체리지어(Jimmy Cherizier)는 기자 회견에서 "외세는 아이티에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하며 "외국군이 아이티에서 적대적인 행위를 조금이라도 할 경우, G9 동맹은 다국적군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 VoA(Voice of Americ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설문 조사 결과 아이티 주민의 68%가 UN 다국적군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주민이 외국군의 지원을 바라고 있을 정도로 아이티의 현 상황은 최악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UN과 미국이 아이티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게 될지, 그리고 이를 통해 몇 년 동안 이어진 치안 공백과 무정부 상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W, Haiti’s capital sees massive exodus amidst rising gang threats, 2023.08.17.
Yahoo! News, Haiti gang leader vows to fight any foreign armed force if it commits abuses, 2023.08.17.
Voice of America, Haiti Gang Leader Welcomes, Warns UN Multinational Force, 2023.08.16.
Aljazeera, Haiti’s crisis deepens as thousands displaced by violence, 2023.08.16.
Human Rights Watch, Haiti: Surge in Violent Abuses, 2023.08.14.
Responsible Statecraft, UN closer to approving armed intervention to secure Haiti, 2023.08.08.
Unicef, Kidnappings of children and women spiking at alarming rates in Haiti, 2023.08.07.
Aljazeera, ‘Extremely worrisome’: Kidnappings of women, children surge in Haiti,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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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티, 납치 등 강력범죄 ‘극도로 우려될 수준’...UN의 다국적군 파견 승인 임박 (2023.8.9)
2. 아이티, 살인과 유괴 급증...EU와 UN은 군사 파견 포함 지원 검토 (202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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