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크리스마스 #개봉영화
#유고연방
1990년대 초,
세계 화약고였던 발칸의 옛 유고연방이 해체되면서
생긴 여섯 나라 중 하나인 크로아티아.
이 나라를 두고 발칸의 꽃이라 부르는데,
알다시피 한국인이 가장 애정하는 해외여행 핫플레이스이기도 하다.
여기, 내전(內戰)에서의 인종 학살(배타적 종족주의에 따른 제노사이드)과 종교 차별을 피해 유고연방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어느 가족이 있다.
지금 크로아티아가 된 지역의 주민이었던 그들은
영국 이주 후에도 늘상 추방과 차별이라는
피해의식 속에 살아가야 한다.
페트라(엠마 톰슨 분)가 막내딸 케이트(에밀리아 클라크 분)에게 들려준 무거운 내용의 자장가에도 그 정서가
잘 나타난다.
박해를 피해 모국을 떠나온 케이트 가족은 눈물의 의미를 안다.
거기엔 유고연방 시절의 한맺힌 사연과 비밀이 담겨 있다.
그들에게 특별하다는 것은 별게 아니라 무탈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걸 말한다.
또한 이국에서나마 살아있는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거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가치있는 삶으로서 공존의 의미도 안다.
그러고 보면 멜로와 로맨스 이전에 이민자 가족의 애환이 담긴 영화라 하겠다.
1990년 대의 초기 화면에서 시대가 바뀌어 2017년의 런던. 케이트는 활달하지만 의존적이고, 또한 끼 많은 카수 지망생이다.
그녀는 산타(양자경 분)가 운영하는 크리스마스 소품 가게에서 근무한다.
일과 후 정처 없이 떠돌던 케이트는
톰(헨리 골딩 분)이라는 남자를 거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다.
그는 모바일 폰이 있어도 찬장에 처박아두고 지내는 사내다. 그녀는 어딘가 모르게 남다르고 특별해 보이는 그와 가까워지고 싶어도 연락할 방법이 없다.
그가 보고 싶을 땐, 아니 그를 만나려면 노숙자센터를 비롯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한다.
늘상 “위를 보라”고 격려하듯 말하는 톰은 노숙자 지원단체의 자원봉사자로, 가진 게 없고 베풀기만 하는 차칸 남자다.
케이트 역시 코가 석자일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없지만 톰처럼 나눔을 실천한다. 그런 면에선 둘이 통하기도 한다.
밀당하는 둘 사이에 애정이 싹틀 법도 하나,
톰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케이트의
애간장만 태울 뿐이다.
이 영화의 제목이면서 OST인 Last Christmas.
수년 전 성탄절에 눈을 감은 왬의 멤버이자 팝스타인 故 조지 마이클의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영화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게 인상적이다.
그녀는 마이클을 좋아하는 왕팬이다. 고인의 이름은 그녀가 들고 다니는 캐리어에 스티커로 붙어 있을 정도다.
클라크는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로 일약 스타 반열에 올랐다. 반면에
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 케이트 역으로
나온 클라크는 오디션에 번번이 낙방한다. 그녀는 자존심이 손상 입을 만한데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뻑녀 케이트의 낙천적 기질 탓이리라.
이 영화에도 겨울왕국이 나온다.
그녀는 엘프에게 스스로를 투사시킨다. 그녀가 바라는 이미지다.
영화는 단순하게 성탄을 앞둔
달달한 멜로물이라고 생각하고 관람을 하다가는 급졸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즉 이 영화는 성탄절을 겨냥한 단순한
로맨스 영화라기보다 정치적(브렉시트), 사회적(난민, 빈부격차, 인종차별과 혐오), 종교적 색채가 가미된 면이 없지 않다.
또한 구원자에게서 볼 수 있는 endless love가 선남선녀의 로맨스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낮은 곳으로 임하려는 사랑과 평화의 실천, 나눔과 봉사, 구원과 용서. 그것들이 바로 비천한 말구유에서 태어난 구세주가
이 땅에 온 이유이고, 또한 그가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이자 성탄의
진정한 의미 아니겠는가.
더욱이 영화에서 보듯 성공회, 그리스도정교회, 카톨릭교, 회교 등
종교가 서로 다른 영국 시민들은, 믿음의
공통 조상 아브라함에서 하나로 만난다.
이것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코스모폴리타니즘(사해동포주의)이나
다름 없다.
대속자이자 메시아인 예수가 무조건적인 도너(donor)라면, 믿음의 백성들은 recipient(수혜자)이지 않을까. 감독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낌없는 영원한 사랑이다. 이것은 로맨스
이상의 것으로서 이 영화의 주제가 되겠다.
거기엔 공생공존의 미학이 담겨 있을 터.
성탄은 넘치는 자들보다 없는 자들을 위한 축제이므로, 받는 날이라기보다 베푸는 날임을~ 그런 종교적 이미지가 불편하면 영화를 권하고 싶지 않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사람은 알 거다.
성탄이 주는 또다른 의미를~ 케이트와 페트라가 각각 겪은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 말하자면 케이트의 심장병과 어머니 페트라의 눈물 속 우울이 그 의미를 말해준다.
따라서 이 영화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 하겠다. 폴 페이그 감독은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 영화를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기에, 케이트와
그녀의 가족에겐 Merry 아닌 Happy Christmas인 셈. 역설적이지만
왜 happy인지 그 이유는 글이 길어지고 스포가 되기에 여기서 Stop!
끝으로 케이트가 용서와 화해의 도구로 선택한 와인이 와인 애호가인 내 눈에 들어온다. 그 와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베로나)이 속한 이태리 베네토 지방의 아마로네로, Le Organi 와이너리에서 생산된다.
이 겨울, 옆구리가 시리거나 밀당 중인 분이 아니라도 인간으로서 행복감 역치를 낮추고 싶은 분들은 이 영화를 감상하셔도 좋을 듯하다.^^ 서로에게 특별한 연인이 되려면 어케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감상하고 나서 아마로네 와인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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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