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주 전에 어느 번역회사에서 중국어로 제작된 게임의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건을 의뢰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번역한 중국어-->한국어 게임이 있으면 샘플을 보내달라길래, 샘플을 보냈더니 며칠 뒤에 의뢰건이 왔습니다. 수십만자 중국어를 17일 안에 번역해야 된다고 했고, 양이 많은 만큼 조금 싼 번역료를 책정했다고도 했습니다. 두어시간 작업을 해 보니, 원문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어떤 문제였는지 예를 들면, '子乌虚有是子虚乌有的误'와 같이 완전한 문장이 아니라, 문장이 중간에서 끊겨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한국어로 예를 들면, '사상누각이란 말은 모래위에 세'처럼, 뒤에 있어야 할 '워진 건물이란 뜻으로, 기초가 빈약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유무형의 구조물' 등이 없는 겁니다. 제가 무슨 도사도 아니고, 완전한 문장이 아닌 일부 문자열을 완전한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해 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원문의 문제점을 지적해서, 제대로 된 원문을 만들어서 다시 의뢰해주십사고 번역회사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며칠 뒤에 답이 오기를, 그냥 그대로 번역하면서 오역만 없게 해달랍니다. 저는 여기서 이 건 의뢰를 받지 않겠다고 잘라 말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거절하지를 못했습니다. 의뢰해 오는 모든 번역을 가급적 100퍼센트 접수한다는 개인적인 원칙과, 최근에 한국쪽에서 번역 의뢰가 적어서, 은행 잔고가 늘지 않고 줄어가고 있는 상황 때문에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지만, 접수했네요. 이 번역건은 한가지 더 문제가 있었는데, 번역료가 지나치게 쌌습니다. 중국어 1000자 당 9000원이랍니다. 세상에... 한국 번역회사로부터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건을 의뢰받은 일이 별로 없어서, 한국 번역 시장에서 중한 번역 단가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몰랐었습니다만, 너무 싸네요. 참고로, 중국어 1000자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대략 1500자 이상 나옵니다.
결여된 문장 성분을 목적어나 서술어 부분에 000로 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번역문을 만들어 가면서, 대단히 지루하고 골치 아픈 퍼즐을 풀듯이 작업을 하려다 보니, 번역에 소요되는 시간이 다른 중한 작업의 2, 3배는 되었습니다. 회사로부터 갑자기 납기가 6일 정도 앞당겨졌다고 일방적인 통지가 있어서, 분량을 조정해 달라고 했고, 조정 받은 분량도 기한 내에 처리할 수 없을 듯해서 다시 또 한 번 조정하여 분량을 줄였습니다. 머리 쥐 나가면서,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해당 건을 한 시간 쯤 전에 납품했네요.
근데, 왜 그렇게 억울한지 모르겠습니다. 시간과 번역료 계산해 보면, 시간당 5000원이나 될까 모르겠습니다. 최저임금은 넘긴 것 같은데... 화가 나고 억울하고... 초라하기도 합니다. 중국 회사들로부터 중한 번역을 의뢰 받을 때는 1000자당 최저 60위안에서 최고 130위안까지 다양합니다. 감수는 대략 15-65위안입니다.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한국에서 9000원이라니... 특수한 경우라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그대로 의뢰를 받아서는 안 되는 성격의 작업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의뢰받기를 거절했어야 하지만... 저 말고도 이 건을 의뢰 받은 번역자가 5명 더 있다고 하네요.그 5명은 이 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저는 중국어 번역을 해 온지 5년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주로 일본어와 영어를 번역했습니다. 요즘은 중국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처음 중국어 번역을 시작할 때는, 1500자 중국어 번역하는 데 반나절 이상 걸리기도 했습니다. 단가도 싼 데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중국어를 아예 포기할 게 아닌 이상에는 끝까지 꾹 참고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밀고 나갔더랬습니다.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최근에는 많게는 하루 2만자 가까운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을만큼 속도가 올랐습니다. 평균 속도는 하루 1만자 정도입니다. 조선족이 아닌 한국 토종 번역자로서 이 정도 속도에 도달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번역 분야는 학술 논문과 건축 관련 계약서, 그리고 광고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게임 건으로 억울함과, 무력감, 그리고 초라함까지 맛보게 되고야 말았네요. 정말, 앞으로는 이런 건을 맡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야 될 테고, 부조리한 번역 업무 구조(번역회사를 거치면서 번역료가 터무니없이 낮아지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못한 점 등)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습니다. 번역사 협동조합을 만들든지 해서, 악덕 번역회사와 경쟁하면서 번역사와 고객의 경제적인 이익과 권익을 확보해 나가야 될 듯 합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투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회사가 번역자들에게 주는 돈과, 본래의 고객이 번역회사에 주는 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번역회사들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비용의 절반 이하를 번역사에게 지불한다고 들었습니다. 번역회사가 고객이 지불한 번역료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것이 진정으로 정당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번역회사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한 번역사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국가 사업이나 대기업 번역 업무를 수주하고, 실력있는 번역사에게 적절한 번역료를 책정하여 번역하게 함으로써, 현재 번역회사들이 중간에서 지나치게 많이 가져가는 이익이 번역자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옳지 않을까요?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합니다. 저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있는 10개 가까운 번역회사로부터 의뢰를 받습니다만, 어느 회사건 제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PM들과, 혹은 사장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계속 이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느낀 억울함과 초라함을 기억하고 와신상담하며 부조리한 번역 업계 현실을 고쳐 나가보렵니다. 우선, 아래 전문번역사 협동조합이란 곳에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분야나, 언어, 지역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해서 다수의 번역사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에 의해 각각의 협동조합 사이에 연합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제게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서 조합을 만들고 키워 나갈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력과 경력을 갖춘 번역사님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 번역사님들이 계시다면, 우선 여기서 함께 머리 맞대고 함께 논의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첫댓글 조합 가입 권유의 글이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마이.. 회의적입니다.
그 조합에 가입 여부와는 별개로.. 본문에 적으신 "따위"의 일이 저에게 온다면, 그리고 그 일의 성격을 파악했다면..
저의 답변은 매우 짧고 간단합니다.
"제가, 요즘 바빠서요.. 다음에 한 번 더 연락 주세요.."
조합에서도 저런 하급 일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이 수준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수고하세요..
(처음 들으시기에는 불쾌하시겠지만.. 의뢰 오는 일의 성격을 재빨리 파악하여 본인의 한계/일정에 끼워 맞추는 능력은.. 번역자에게 중요한 자질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더 우수한 번역자가 되실 것입니다.)
'조합 가입 권유'라... 어떤 조합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걸까요?
딱히 권유한 조합도 없습니다만...
Fortinbras님이 조합을 만든다면, 거기 최대한 빨리 가입하겠습니다.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본인의 한계/일정을 아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컴케션이 잘 이루어지려면 한계나 일정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 중에 가끔은 번역사의 직업정신을 싸구려로 반도급하려는 경우가 있죠.
번역사는 고객의 상황을 최대한 배려해서 싼 번역도 수주를 하죠.
그런 번역사들이, 자신이 악용당했다 생각할 때 분노를 터뜨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전문번역사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궁금해서 저도 잠시 들어가 봤는데 참 많이 답답하더군요. 도대체 주최자의 약력도 소개도 없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려면 10만원을 내야하더군요.
10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요구와 신뢰를 구하려면 최소한 그만큼 자신을 소개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아무리 실상 뜻이 좋다해도 또다른 종류의 사기군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구요.
먼저 조합 예비 모임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는 정도의 노력은 해야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agent님 답글 많이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 충분히 공감합니다.
이름은 '전문번역사 협동조합'이지만, 왠지 그 이름에 안 어울리는 듯도 합니다.
맘에 안 들면, 우리가 이야기를 해서 하나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함 해볼만은 하지 않을까요?
실은, 이 글은 그런 논의의 장을 만들고 싶어서 쓰여진 겁니다.
agent 님도 번역일 하면서 이대로는 착취만 당하면서 시간이 흐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함께 이 부조리한 상황을 극복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저는 잘 모릅니다. 고견을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함께 논의 해 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래 글에 대해 바로 답글 다는 것이 불가하네요
전 착취라는 말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스운게 그 착취란게 원래 번역회사가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공범입니다.
10여년 전 경매번역이 생겼습니다.
당시에도 착취라는 단어가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기대하기로 보통 예상되는 40~60% 되는 중간 번역회사를 끼지 않고 아주 약간의 수수료 20%만 내면 고객도 번역사에게도 더 좋은 일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번역사의 기대와 달리 경매를 통한 단가 하락은 끝이 없었습니다. 비수기에는 일이 없어 번역사들인 덤핑하고 성수기에는 경매번역사의 번역사 충원으로 신규번역사의 덤핑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그런 경매번역사가 받는 번역료를 아무런 가책없이 지급하는 일반번역회사들이 생겼습니다.
또 의뢰인에게 번역 용역에 대한 접근이 쉬워짐에 따라 번역 인식이 저하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경매번역으로 인해 번역사의 번역회사 진입이 쉬워지면서 번역사들의 스스로에 대한 인식 역시 저하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저를 비롯한 모든 번역사들이 공범입니다.
번역사의 처우는 누구더러 착취라고 외치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오히려 번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할 수만 있으면 그런 인식을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번역사들조차 번역에 최소한의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agent님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전문번역사협동조합 카페 창립총회 공고문 보시면 발기인 대표자 약력이 있습니다. 10만원은 조합원 가입 희망자의 최소 출자금액으로 이 금액은 조합원 탈퇴시 반환되는 금액입니다. 전문번역사협동조합은 성격상 사업자인 개별 전문 번역사들로 구성되며, 필요(정당한 대우 보장)를 사업으로 전환한 사업자협동조합으로 개별적 투자부담의 절감을 통하여 공동마케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저 역시 프리랜스 번역 경력 10년 이상 됩니다만 제가 쏟아부은 전문성, 노력과 시간에 비해서 보상이 너무나도 열악하다는 것을 항상 느껴왔기에 현재로서는 협동조합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윗글에 대해 답글을 달 수 없어서 여기 적습니다.
저도 압니다. 협동조합이나 착취란 말들, 모두 아주 오래전에 쓰이던 말들이죠.
실은 저도 싫어합니다. 그런데 말하려다 보니 그 말이 나와 버리네요.
경매 번역, 저도 일본 회사와 경매 형식으로 거래하면서 아주 질려 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도, 한국도 중국 쪽 번역회사에 아숫소싱하고 있는 현실도 압니다.
그런 현실을 아니까, 더욱 바꾸고 싶습니다.
네 저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 그 카페에 여러번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아직 너무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서요. 지켜보아야겠지요. 하지만 어떤 신랄한 대화에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구를 비난한 것도 아닌데 이런 식이면 안 되겠죠라는 태클은 좀 그렇네요.
agent 님의 말에 대해서 '이런 식이면 안 되겠죠'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번역 업계 현실에 대한 말이었네요. 아무튼 그 말은 삭제했고, 그런 식으로 해석될만한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어제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전문번역사 협동조합'은, 현재의 번역 업계 현실에 대해서 번역사 입장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발기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agent 님이 말씀하신대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 듯도 합니다만, 그래도 번역사의 처우건 번역에 대한 일반 고객들의 인식이건, 번역사의 입장에서 부조리한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번역 업계의 부조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번역사들이 스스로 뭔가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 노력이 지향하는 목표는 뚜렷합니다. 번역 노동에 대한 임금 상승입니다.
번역사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번역사 협동조합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사들에게 합리적이고 적절한 처우를 하는 번역회사를 만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회사는 투자자 및 경영진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태생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인만큼, 회사의 경영진은 번역사에게 지급하는 번역료를 가능한 한 낮게 책정하려 하겠죠.
저는 꽤 오래전에 번역을 해 볼까 생각을 했다가 본업에 쫓기고 하다 보니 못하고, 최근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카페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데 역시 뽀뽀뽀님 말씀을 포함하여 번역가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상당히 많음을 알았습니다.
해서 제 개인적으로도 뭔가 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는데,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도 괜찮을 것 같군요.
물론 그렇게 하는 데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당장 제 스스로 생각을 해 봐도 어떤 형태로 운영을 해야 현재의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 답이 보이지 않기도 하구요. 과연 해결이 될 수 있을런지 의구심도 듭니다.
하지만 번역사(가)들 스스로가 자신의 입지를 찾는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지 시도가 되고 같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몽골리안님,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테고, 정말 변화시킬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스스로 뭔가 하지 않으면 변화는 영원히 없을테고, 오히려 악화되어갈 뿐일 겁니다. 저는, 우선 이미 다른 분들이 발기한 협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번역사 협동조합은 여러 카테고리로 어느 정도 수까지 지속적으로 새로이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별, 혹은 전문분야별로 특화시킨 협동조합이 있을 수 있을테고, 비교적 작은 규모의 협동조합들이 서로간에 연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협동조합이라면, 회사와는 달리 조합원이 직접 조합을 만들기 위한 자금을 투자하고, 회사와는 다른 방침 및 방식을 조합원들의 동의 하에 선택하여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번역사들이 스스로의 의견을 개진하며 번역 업계의 부조리한 현실을 번역사들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 보자는 겁니다.
고객(혹은, 잠재적 고객)의 번역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기도 하겠지만, 번역 회사의 번역사에 대한 처우가 더 큰 문제 아닐까요?
1000자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할 때, 고객은 번역 회사에 4만원을 줄 수도 10만원을 줄 수도 있습니다.
높은 번역 품질을 원할수록 고객은, 더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겁니다.
하지만, 번역회사로부터 번역을 의뢰받는 번역사는 얼마를 받습니까? 번역 품질이 더 좋게 나왔다고 해서 돈을 더 받나요?
번역회사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리고 그 방면에 있어 축적된 경험을 십분 활용해서 번역사에게 주는 번역료를 낮추려고 합니다.
또한, 되도록 많은 번역사를 확보해서 번역사에 대한 수요 공급에 있어 공급이 더 많은 상황을 지속해 가려 합니다.
번역사도 더욱 많은 번역회사와 거래를 함으로써 수급을 조절할 수 있겠지만
위 본문에 적었듯이, 저는 영중일과 같은 주요 언어 번역건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회사를 포함한 10개 가까운 번역회사들로부터 의뢰받아도, 가난합니다.
의뢰 받는 건의 절반 이상이, 한국, 중국, 일본 정부 관련 문서, 혹은 각국의 대기업과 관련된 문서들입니다.
그런데도 제 평균 수입은 200이 될까말까입니다. 하지만, 제가 맡은 번역 건들에 대해서 번역회사가 수령하는 수주 금액은 얼마일까요?
정부 조달청 번역사업 입찰 단가를 확인해 보거나, 번역회사를 거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직접 일을 의뢰 받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번역회사에서 번역사에게 지급하는 번역료의 2배 이상이고, 대개들 3배쯤 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영한 번역의 경우, 번역회사가 번역사에게 지급하는 금액은 대개 한 단어 30원인데, 본래 고객이 번역회사에 지불하는 번역료는 대개 60원 전후에서 100원 사이에 형성이 된다는 겁니다.
이 쯤 되면, '착취'란 말 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번역회사들이 자신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것 이상으로 이익을 취하고, 번역사들이 자신들의 노력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 번역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어서 그런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로 고객들은 결코 낮지 않은 번역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Fortinbras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번역가들이 낮은 가격의 번역물을 거절해야 합니다. 낮은 가격에 일을 하는 번역가들이 있는 한 이런 상황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겁니다. 낮은 가격에도 일이 처리되는데 번역회사에서 나서서 높은 가격을 제시할 이유는 만무하지요. 저도 처음에는 일감을 가리지 않고 받았으나 이제는 낮은 단가 또는 무리한 내용의 일은 거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가 번역 또는 무리한 번역 요구로 스트레스를 주는 회사들을 정리하면서 계속 찾다 보면 괜찮은 번역회사들을 찾게 되고 스트레스 감소 및 수입 증가를 경험하시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子乌虚有是子虚乌有的误
'사각누상은 사상누각의 오기'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게임번역은 문장성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번역만 2년 가까이 한 입장에서, 중국쪽 게임관련 종사자들의 작문 실력을 의심할 때가 굉장히 많았어요.
분명히 중국어이긴 한데 뭔가 많이 부족하고 빠진 느낌이랄까..
게다가 겉멋이라고 할까요, 쓸데없이 있어보이게 하려고 말에 허세를 부려 놓는 경우가 많아서
고어체와 현대문을 마음데로 뒤섞고, 게임에서만 등장하는 고유명사에,
온갖 사자성어와 역사, 인명, 지명까지 넣는 경우가 많아 난이도로 치면 상급입니다.
그런 어려운 글을 중국어 1000자에 9천원? 진짜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