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쳇말로 '번개팅'이란 게 있습니다.
미리 날을 잡아 만나기로 약속한 게 아니요, 어느 순간 갑자기 이뤄진 미팅을 이르는 말이겠지요.
비 내리던 11일 오후, 그런 卽興的 만남이 있었습니다.
56회 동창회 사무실로 쓰이기도 하는 동천 전철역의 문철명 회장의 사무실에
갔습니다. 두,세 名의 만남인 줄 알았 는데 웬걸, 모두 8명이나 모였습니다.
거의 당일 아침에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왔다니 '번개팅'이 틀림없겠지요?
文 회장이 呼出한 친구는 김재홍, 김한균, 박노신, 이태영, 정진승, 허정현 동문, 그리고 김주철입니다.
지금까지 참 오랜 세월 문철명-정진승 두 친구가 엄청난 수고를 아끼지 않고 해오던 '힘든 동문 돕기' 업무는 앞으로는 정진승 동문 혼자서 맡아서 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어습니다.
더 이상의 誠金은 받지 않기로 했다니 參考하시기 바랍니다.
隣近의 文 회장 단골집 중국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긴 후엔 웃고 떠들며 청요리 午餐을 즐겼습니다. 처음엔 飯酒를 하니냐 마느냐 했지만, 결국은 36度 짜리 연태고량주 두 병을 가볍게 비웠습니다.
8명 中 酒流와 非酒流는 半半, 그러나 개인정보 어쩌구하는 요즘인지라 명단은 省略합니다.
이 자리에선 밥맛없는 이준석, 이재명의 얘기 같은 건 안 나왔고, 그저 여러 동문들의 近況과 옛날 追憶談만으로도 和氣靄靄했습니다.
그런데 늘 느끼는 거지만, 문철명 동문의
좌중을 壓倒하는 言辯은 좀체 막힘이 없습니다. 들을 때마다 興味津津하기도 하지만, 우리 동창생들 개개인에 대한 친구의 기억력은 가히 壓券, 놀랄 만큼 非常합니다.
누구나가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밖에 없는 중학생 때 얘기는 물론, 어릴 적 피난지에서 초등학교에 함께 다녔던 코흘리개 동무들 얘기에 이르기까지 縱橫無盡입니다. 듣는 재미는 짱입니다.
그는 금년에 2백 명의 동문들을 초대해 밥 먹으려던 계획을 세웠었다는데, '코로나'에 막혀 버린 걸 哀惜해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살 날이 아직 넉넉한데(?) 천천히 하시지요.
'비는 사랑을 타고'라는 흘러간 영화가 생각나게 한 비내리던 날 오후, 우리들 번개팅은 한마디로
"비는 友情을 타고"였습니다.
-끝-
2022년 8월 13일 새벽에
壺然 김주철 쓰다.
첫댓글 그동안 문철명동문이 힘든 동문 돕기로 애 많이 써왔다가 정진승 동문에게 넘겼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