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 등 약자 보호 강화… ‘복지 사각지대’ 촘촘히 메운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 어디에 쓰나…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 6% 상향
생계급여 10만 명이 더 받을 듯… 노인 일자리 103만 개로 늘리고
장애인 일대일 돌봄 사업 확대… 은둔 청년 사회 복귀 통합 지원
202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서 총지출은 122조4538억 원으로, 올해(109조1830억 원) 대비 12.2% 증가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 2.8%의 4배가 넘는다. 복지부는 2024년도 핵심 투자 분야로 저소득층과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더 두텁고 촘촘한 약자 복지’를 꼽았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지출 증가를 최소화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에는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저소득층·노인·장애인 더 두텁게 지원
먼저 각종 복지사업의 기준선인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은 올해보다 6.09% 오른 572만9913원(4인 가구 기준)으로 결정됐다. 기준 중위소득으로 기초생활 수급자를 선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최고 인상률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 가구 소득의 중앙값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부터 국가장학금, 행복주택 공급 등 73개 복지 서비스의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준도 완화된다. 현재 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지만 내년부터는 ‘기준 중위소득의 32% 이하’로 완화된다. 내년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인정액(자산·소득을 환산)이 183만3572원 이하면 그 차액만큼 기초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현재 159만 명인 생계급여 수급자가 내년에는 169만 명으로 약 10만 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일자리 수도 늘어난다. 정부는 현재 88만3000개인 노인 일자리 수를 내년에는 103만 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인 일자리 수당도 올린다. 공익활동형 일자리 수당은 현재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경우 59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인상된다.
장애인 돌봄 서비스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일대일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광주에서 시행 중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대상 24시간 일대일 돌봄 시범사업을 내년에는 17개 시도로 확대한다.
● ‘복지 사각지대’ 비극 더는 없도록
정부는 기존 복지 정책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새로운 지원도 펼치기로 했다. 대표적인 이들이 이른바 ‘영케어러’라고 불리는 가족 돌봄 청년, 고립·은둔 청년이다. 복지부는 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기에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고 발굴에서 사례 관리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가족 돌봄 청년은 약 10만 명(13∼34세 기준), 고립 청년은 51만 명, 은둔 청년은 24만 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가족 돌봄 청년 중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총 960명에게 연 200만 원의 ‘자기 돌봄비’를 지원한다. 고립 은둔 청년의 경우 먼저 320명을 대상으로 원활한 사회 복귀와 적응을 돕는 사례 관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으로 급하게 돌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긴급돌봄서비스 제도도 5개 지자체에서 우선 도입된다. 김혜진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편성된 2024년도 예산안은 국가가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며 “복지부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