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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년이라는 길지만 짧았던 시간이 지났다. 공항에 가기전, 자기 자기 거리던 애한테 편지를 주었다.
나에게 속은 바보에게 전해달라고.. 실제로 말할때는 내 남자친구에게 전해달라고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타국인 미국으로 온뒤, 자주는 아니지만 한달에 한두번정도 꿈을 꾸었다.
한진환이 울부짖는 꿈. 그 남자가 내 꿈에 나오니, 나는 악몽을 꾼다고 확정지었다. ..죄책감이라도 드는것일까.
설마, 그럴리가.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사랑하지도,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후, 오래간만이야. 한국"
"나는 오래간만이 아닌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국으로 간뒤로는 다 소식을 끊었고
오늘 도착한다는 말도 안했으니 나와 관련된 사람이 아닐꺼란 생각에 택시가 있는곳으로 걸어갔다.
"역시 시간이 사람을 다르게 하네. 정유리"
젠장맞게도, 사람이 많아서 주위가 시끄러운데도 정유리라는 이름 석자가 들렸다.
그에게 내 정체를 숨기기위해 지었던 가짜이름. 정유리.
"끝까지 안말하더군. 너의 진짜 이름을."
아닌척 계속 걸어나갔지만,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입가가 뒤틀렸다.
나한테 다시 복수할려고 뒷조사를 한건가.
"잡아."
그의 목소리에 나는 뛰었다. 오늘따라 높은 힐을 신어 뒤꿈치는 쉽게 까여졌다.
아프지만, 꾹 참고 눈을 찡그리며 뛰었다.
하지만, 높은 힐로 단련된 보디가드들보다 빨리 뛰는건 무리였다.
난 그들에게 잡혔고, 그가 탄 차에 강제로 태워졌다.
"빨리 뒤돌았으면 많은 사람들보는 앞에서 안잡혔을텐데 말이야."
"......"
모든게 뒤틀려진것 같았다. 아까 그의 말처럼 시간이 그를 바뀌게 한거 같았다.
이젠 날 사랑하지 않겠지. 내가 3년전에 그에게 느꼈던 감정을. 지금 그가 내게 가지고 있겠지.
그 무서운 복수라는 단어를.
"편지를 본순간 미치는줄 알았어. 이건 장난이라고 또 다른 이벤트라고 다시 웃으며,
내가 많은 여자들을 만나도 쉽게 용서해준것처럼 돌아올줄 알았어."
"....바보네."
"그래, 편지 받고서 한 일주일간은 헛된 상상을 했지. 하지만 그 후엔 다 깨달았어.
네가 편지에 쓴것처럼 모든걸 의도적으로 꾸민거라고."
"....맞아. 난 네가 눈치빠른줄 알았어. 그래서 나도 처음엔 이사람이 장단을 맞춰주다
먼저 선수치는거 아닌가 생각했지."
"사랑해. 지금은 너한테 느끼는 감정은 비밀로 해두겠어. 널 처음 본 순간, 반했어.
근데도 몸에 밴 습성은 버리질 못했지."
"바람둥이 기질. 그건 참 못된거야. 아직도 버리지 못했니? 아니면, 나때문에 더 짙어졌니?"
"그것도 비밀."
"......."
그의 말에 나는 그뒤로 입을 열지 않았다. 더 이상 운전하고 있는 기사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 않았기때문에.
자신도 그랬는지, 한진환도 자신의 집에 들어가기 전까진 말하지않았다.
예전에 한번 와봤었던 한진환이 살고있는 아파트에 끌려간다 싶이 들어갔다. 짐은 거실에 내팽겨졌다.
"날 여기에 데리고 온 이유는 뭐야."
"사랑한다고 했어."
"그래서. 설마 아직까지 사랑하지는 않겠지."
"......비밀이라서, 말 하지는 않겠어."
"그래, 그깟 비밀. 별로 알고싶지도 않아."
"나에게 떠난 뒤로, 미국에서 뭘 했지?"
"오늘 날 강제로 데려온거면, 뒷조사는 당연히 했을텐데?"
"끝까지 자기입으로 안말하는군."
"별로. 뭔가 비참하게 느껴지거든."
"왜 나한테 속였지?"
"뭘 말하는거야? 사랑하는척? 그건 편지에 썼을텐데?"
"치료받은거."
그의 말에, 잘도 나불대던 내 입은 닫혔다. 그건 꼭 안새어나가게 비밀리에
했다고 해도 맞는 말인데. 하긴, 평범한 한진환이 아니지.
대기업의 후계자라는걸 잠시 잊었어. 그의 눈은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웃지 않으면, 날카로웠던 그의 눈이 보였다. 보기싫어서 곧장 고개를 돌렸지만.
"왜 나한테 숨겼어?"
"내가 왜 너한테 말할필요까진 없었어. 난 널 사랑하지 않았으니까."
"너가 간 뒤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글쎄. 그 후엔 너랑 연관되기 싫었어. 지금 너의 집에서 너랑 이야기하는것조차 지금 짜증나."
"정유리."
"내가 그때, 정신없이 편지를 써서 안말한게 있었는데, 아니. 알껀가? 내가 수술하러 간것도 아니까."
"또 뭘 숨기는게 있어!"
"이현화. 난 애초부터 정유리란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어. 우리 아버지도 정씨가 아니고."
"하, 알아. 네가 간뒤로 나랑 같이 호텔 갔던 년한테 물었지. 너의 정체가 뭐냐고."
아. 그 생각까진 안했네. 이현화 정말 바보네. 흠. 그 애 다쳤을까?
아냐. 그 애도 이용한건데 나랑 상관없어. 이젠.
"이제 그만 얘기해. 그리고, 날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가 뭐야. 이젠 니가 나한테 복수할려고?"
"......"
"왜 안말해? 내가 한 잔인한 이벤트처럼 너도 그런 이벤트를 준비했니? 아니면, 날 죽일려고?"
"그딴 소리하지마. 수술 하고 돌아온 여자한테 그런 짓 안해."
"날 좀 존중해주긴 하는구나. 하지만 그딴 대우 필요없어. 년이라해도 까짓것 좋아. 호텔 같이
갔던 애한테는 년이라고 거리더니."
"비밀을 말해야겠군."
"별로 궁금하지 않아. 그니까 집어쳐."
"널 사랑해."
그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가 다시 마주쳤다. 날 사랑한다고? 단단히 미쳤어. 잔인하게 만들었는데
날 미워해보라고. 너도 그런 감정 느껴보라고. 더 밉고 밉게 대했는데.
아니야. 이현화. 지금 이것도 속일려는거 일수도 있어. 하찮은 감정따위 가지지마.
"그래서, 내가 널 사랑해주길 바래?"
"어. 그러길 원해."
"....미쳤어. 너 정말 미친놈이지?"
"너에게 미쳤어."
"날 증오해. 나만 보면 미워죽겠다는 감정만 느껴. 쓸데없이 그런 감정 느끼지말고"
"사랑이 그런 감정이냐? 넌 한번도 안해봤어?"
"그래. 단 한번도. 사랑이란 감정에 휘둘리기 싫어. 언젠가는 그 감정때문에 다치니까."
"난 이미 다쳤어. 그래도 널 사랑해."
"넌 자존심도 없니? 사랑.사랑. 제발 그만해!"
"사랑해. 너한테 그렇게 당해도, 너가 나를 배신해도. 사랑해서 다 용서돼."
"하. 정말. 너 이러다가 집착에서 소유욕까지 가겠다?"
"니가 원한다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한진환의 잘난 면상을 노려보았다. 이거 진짜 미친거 아냐?
나에 대한 사랑 어지간히 큰가보구나.
"유산됬다며."
"....너 그걸 어떻게.......하, 정말."
그것까지 알꺼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고정되었던 시선이 어디에다 둘줄 몰랐고
지금껏 잘 버텨왔던 심장이 더 빠르게 뛰고 손도 발도 떨렸다.
"내...아기 맞지?"
"..니, 니 아기 아니야!"
하늘에 가있는 아기가 생각나, 꼭 내가 죽은거 같아 눈물이 흘러내렸다.
코가 시큰해지고, 눈물때문에 한진환이 흐릿하게 보였다.
"울지마. 미안해, 내가 미안해."
"저리가!! 오지마!"
그가 나를 꽉 껴안았다. 발버둥쳐도, 있는힘껏 그를 밀어낼려 해도.
못빠져나갔다. 하지만, 다리 힘이 풀려 나도 한진환도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아팠지? 너 혼자서 견디기 힘들었지?"
"안아팠어! 안힘들었어! 이럴꺼면, 나 갈꺼야. 비켜!!"
"안비켜! 절때 못비켜!! 넌 내꺼야. 너가 내 사랑이고, 네 사랑은 나여야돼."
"너도 나도 그렇게 말하고 그럴 자격 없어. 다른 사람 찾아."
"난 너뿐이야."
"난 아니니까. 제발 비켜! 제발.. 제발로!!!!!"
나의 외침에, 그는 놀랐는지 팔을 풀었고 나는 이때다 라는생각에 얼른 짐을 들고
빠져나와서 택시를 잡았다.
다행히도, 그는 나를 따라오지 않았고, 나를 붙잡았지도 않았다.
눈물이 아직도 나고, 아까 몸부림칠때 옷매무새가 헝크러져 택시기사는 거울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잊어. 이현화. 아까일은 잊어. ...잊어버려."
예전 살던 집앞에 어떤 여자가 서있었다. 누구지? 하며 그 여자를 봤는데. 이런.
호텔사건 여자였다.
후, 정말 짜증나 죽겠어. 간신히 한진환을 떼어놨는데.
"오래간만."
"내가 오는걸 어떻게 알았어?"
"정보."
"빌어먹을 한진환이 말했나?"
"흠. 글쎄? 그나저나 하이힐 신고 이현화. 너 기다리느라 발목 아파. 들어보내주면 안되나?"
"나중에 와."
"싫어. 오늘내로 말하고 싶은게 있어."
"내일 말해."
"넌 어디로 갈지 모르는애야. 오늘 말할래."
"고집은. 비켜봐. 문 열게."
그 여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더 이상 마주치기 싫었는데. 껄끄러운 기분 잘도 느껴지네.
신발을 벗고, 집을 둘러보는데.
이런, 3년간 비어졌던 집이 왜 이렇게나 깨끗한지.
"네가 가고나서 한진환이 여기서 살았어."
"뭐?!"
"역시. 한진환이 다 안말할줄 알았어. 너가 가고나서 엄청나게 그리워했지.
그리고 널 찾을려고 했어."
"하.. 정말."
"그렇지만 내가 막았어. 이거 하난 잘했지?"
"그래. 고맙다."
옅게 웃었다. 내가 아닌 그애가.
나 없는동안 여기서 살았다니. 뭔가 내가 예상했던거랑 완전히 다르네.
"내가 왜 너한테 돈을 안받았는지. 아직도 자존심이라고 생각해."
"난 네 마음속까지 들여보진않아."
"흠. 역시 예전의 네가 아니구나. 정말 차가워."
"시간이 사람을 바꾸지."
내가 누가 하는말을 하는거야? 미쳤어. 이현화.
"맞아. 그런거 같애. 후, 너 시간 끄는건 예나 지금이나 그렇겠지?"
"그래. 시간이 그것까진 바꾸지 못하더라."
"아하하. 나도 시간없으니까 되도록 간략하게 말할께. 그 호텔사건은 아무것도 아니야."
"무슨말이야..? 내가 떠나고 나서도 또 만났니?"
이제 나와 관련이 없는데. 왜이렇게 아린느낌이 드는건지.
.....왜 그런 감정이 있는건지.
"후, 정말로. 한진환은 너 떠난뒤에 다 정리하고 너만 그리워했어. 그리고 니가 그랬지.
술에 쩔게 만든다음 한진환을 가지라고."
"....그, 그랬지."
"그래. 술에 쩔게 했어.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그다음에 호텔에 데려갔어.
근데 있지. 그 사람 계속 이현화. 이현화 거리면서 울더라."
"그래... 뭐? 이현화 거리면서?"
난 그에게 안말했다. 아니 아까전에 말한거 처음이었다. 근데도. 내가 떠나기전에도
내가 이현화란 이름이었다는걸 알다니.
"나도 놀랐어. 그 사람 대충은 알고있었던거 같더라. 그리고 막 술주정인지 모르겠지만
울면서 이현화 미안해 대충 그런식으로 말을 반복했어.
그런 한진환이 불쌍하게 느껴졌고, 내가 정말 이러면 너보다 더 못난년 될까봐. 겁나서 못하겠더라."
"하... 그럼 그건 애초에 없던일인거야?"
"그래. 그래서 너한테 돈도 안받은거고. 사진 찍힌건 정말 우연이었어. 나도 찍힐줄은 전혀 몰랐지.
나 이만 가봐야겠다. 나 요새 연애하거든. 그럼 안녕."
그얘가 나갔다. 모든걸 알려주고 갔다. 하, 한진환은 다 알았어. 다 알고있었던거야.
아까 날 사랑한다고 하는건 뭐였지? 진짜로 사랑하는건가? 아니면, 나보다 더 잔인하게 복수하는건가?
모르겠다. 머리속이 뒤죽박죽 엉켜있는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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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임신하면 감정표현이 심해진다고 하다만은 잠자는데도 왜 계속 울어?
걱정했잖아."
"...꿈을 꿨어. 너와 내가 3년후에 다시 만나고 모든 오해가 다풀렸을때까지."
"아직도 기억해?"
"1년이 더 흘렀지만. 어제 겪은것처럼 너무 생생해."
"너무 마음에 담고있지마. 그러다가 너도 아기도 안좋아지면 어떡해."
그는 걱정했는지 나를 꽉 껴안았다. 볼록해진 배때문에 배와는 몇센치 거리를 두고.
방금 깨어났지만, 안잔것처럼 또 눈이 감겼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나 졸려. 진환아."
"그렇게 오래자고서 또 자? 으. 정말 미치겠다!"
"우리 둘째 아기 아들이면, 셋째 아기는 딸로 낳자."
"현화야...."
"우리 첫째 아기는 하늘에서 잘 봐줄꺼야. 사랑해. 아우, 졸리다. 나 자야겠어"
"씨이.. 두말하기 없기야! 제발 아들이여라!!! 하나 더 낳게!!"
바보. 그 꿈뒤로 무슨 일이 있었냐면. 늦은 나이로 다시 대학을 다니는데, 진환이가
계속 나를 찾아오고,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다 처리했다. 이건 나도 결혼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결국, 이러쿵저러쿵해서 나는 임신 8개월째다. 그 잔인한 이벤트에도 계속 날 사랑하는
한진환. 나도 정말 사랑해.
잔인한 이벤트는 정말 미안했어. 우리 엄마,아빠도 다 이해할꺼야. 내가 사랑하는 남자니까.
우리 아기도.
☆
생각치도 않은 번외였고 끝까지 여자가 나쁘게. 복수를 주제로 했는데. 결국에는 해피!로
되었네요*.* 정말로 감사드리고요! 다음에 좋은 단편소설로 찾아뵐께요!
첫댓글 진짜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댓글써주신 매야님도 짱짱!
완전 재밌어요.ㅋㅋ 저번에 이거 본 편도 댓글 남겼는데 기억 하실런지.. 이런 걸로 장편 써도 완전 재밌을 것 같은데.. 이번 것도 잘 읽고 갑니다.^^
네네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고마우신 분들이라 메모해놨어요^*^ 음. 저는 장편하면 욕먹어요ㅋㅋㅋㅋ 슬럼프도 많고, 쉽게 질리는 타입이라 단편이 제일 좋아요! 잘읽었다니, 정말 감사해요!!
정말 그 후 이야기가 나왔네요!! 해피엔딩이라서 감동이예요ㅎㅎ 정말 잘읽었습니다♡
계속 새드하면 미움받을꺼 같아서ㅠㅠ 해피로 급전환! 그래서 좀 이상할까싶었는데, 반응이 안좋은게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재밋어용~~^^여주이름이 정유리가 아니라. 이현화엿네용 ㅋㅋㅋ앞으로도 잼잇는글 마니마니 써주셈요!!
감사합니다. ㅠㅠ 쓰다가 갑자기 헷갈렸어요. 딸린 기억력......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더~~~~ 좋은소설 쓸께요! 감사합니다!!!!!!
해피군요~너므너므 잘읽엇어요~아 요즘 소설,드라마속에서나 내주변 사람들 보고 잘되는 커플들 보면 왜이리 배가 아픈지-_-;;
저도 길가다가 커플보면 눈에서 불이 화르륵! ...하하, 넘 과장했네요ㅠㅠ 요샌 옆구리가 너무 시려요~ 쮸크림도 그러나요? 하하. 하여튼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아-이렇게끝나는군요!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