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토) ... 새벽산행, 예산 가야산(678m)
등산코스 : 상가리 주차장 -> 남연군묘 -> 삼거리 -> 쉼터 -> 가야봉 -> back -> 삼거리 -> 상가저수지 -> 상가리 주차장(6km, 2.5h)
< 가야산 소개 >
충청남도 예산군과 서산시, 당진시에 걸쳐 들판에 우뚝 솟아 있는 산세가 당당한 높이 678m의 산이다.
백제시대에는 가야산을 상왕산이라고 불렀다.
신라시대에는 서진을 삼았고, 조선시대에는 소재관으로 하여금 봄, 가을에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주봉은 가야봉이며 남쪽으로 원효봉이 있고, 북쪽으로 석문봉(653m)이 있으며, 북동쪽에 옥양봉(621m)이 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터프한 바위 능선과 멋진 조망이 옥양봉에서 석문봉을 지나 가야봉까지 3km가 이어진다.
명승지로는 동쪽에 가야사, 개심사, 일락사, 보덕사, 원효암 등 고찰들이 있다.
가야산 도립공원은 넓은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 잘 정돈된 등산로와 이정표 등 등산객을 위한 준비가 비교적 잘 되어 있는 산이다.
주차장에서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 묘 까지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넓고 완만한 등산로가 시작되며,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피톤치드 뿜어대는 각종 나무들로 인해 가야산은 명품 산으로써의 면목을 갖추고 있다.
정상에서는 서해 바다가 아련하게 보이고 봄철에는 철쭉과 진달래 등 각종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물든 아름다운 단풍 등 사시사철 경치가 수려하다.
가야산은 가을이면 입구에서 부터 진달래나무, 홍매화, 산벚꽃나무 등 활엽수들의 단풍들이 아름답고, 바위와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보여주는 멋진 장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는 산이다.
< 11월 가야산에서 ... 첫 눈산행을 하다 >
11월 하순을 향해 달린다.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계절, 그렇다고 늦가을? 아니면 초겨울이라고 불러야 하나 ...?
그래도 산행하는 옷차림과 장비는 겨울이라 생각하고
준비해야 안심이 되는 계절이다.
어제 수도권 지역에는 눈이 조금 내렸는데
충청도 지역에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고 뉴스에 뜬다.
그래서 새벽 눈산행이 살짝 걱정반 기대반 되었다.
지역 예산군청 산림녹지과에 문의하니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산행하는데는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등산로 주변은 온통 눈세상이다.
새벽 여명에 가야산은 눈부신 자태를 보여주고 있고
텅빈 나뭇가지에 얹힌 까치집이 또렷하고
가야산 기슭의 단풍나무들은 이미 그 빛을 잃은지는 오래인데 그 위로 흰눈이 쌓여 환상의 빛을 더한다.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철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버리는 계절이다.
기끔은 양지의 따뜻한 햇볕이 반가운 법이다.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공허해지기도 한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에 우울해지고
현직에서 퇴임하는 친구들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벌써 그럴 나이가 되었나 싶어진다.
조용히 사색하며 걷는 호젓한 새벽, 가야산 등산로
하얗게 눈이 내려 아무도 밟지않은 길을
첫 발자국을 찍으며 산행하는 즐거움과 기쁨
이런 여유로움이 있는
눈이 내린 초겨울 새벽산행이 멋스럽다.
이제는
지나온 일년의 모든 일들을 정리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할 때이다.
푸르렀던 나뭇잎도
단풍으로 붉게 믈들었다가 낙엽으로 지듯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눈속의 푸른 배추도 풋풋함을 자랑하듯이
우여곡절의 세상사
이왕이면 좋은 결과로 마감하는게 좋지 않겠는가.
밥 한번 먹자던 친구,
술 한잔 하자던 후배와의 약속
무수하게 하던 지인들과의 형식적인 약속을 기억해내고
이제는 정리해봐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지기 쉽지 않으니
이럴 때 정리하고 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핸드폰의 12월 칼렌더를 열어본다.
전화번호부를 살피고, 누구를 언제 만나고
연락할 지를 정리해봐야겠다.
< 겨울 산에 올라 >
나뭇잎 떨어진 겨울 숲은
어떤 정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눈 덮인 숲 길을 걸으면
그 분위기 더욱 더 숙연해지고
나무들은 자꾸 하늘을 보려한다
나무들의 영혼이 구름인 양
점점 외로워지고
빈 나무가지들
하늘을 보기 위해서 발돋음 하면
나의 사소함도 가끔 쓸쓸해진다
산에 올라
바람이라도 만나고 오자
내 영혼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자유롭게 떠나려니 생각하고
눈 덮힌 겨울 산을 혼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