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채권자에 대한 담보설정행위가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 경우 (대법원2000다660**)
[ 판례해설 ]
채권자 취소권은 채무자의 법률 행위가 채권자를 해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행위를 취소하는 것이며, 이는 채무자로 하여금 자력을 유지하게 하여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취소권의 적용이 예외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게 사해행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채무자가 담보를 설정하는 행위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서 장래에 전체 채권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다고 보아, 채무자 취소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법원판단 ]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그 소유의 부동산을 채권자 중의 어느 한 사람에게 채권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다카83 판결, 1989. 9. 12. 선고 88다카23186 판결, 1997. 9. 9. 선고 97다10864 판결 등 참조) 고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자금을 융통하거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부득이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담보권 설정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장안공업은 피고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장을 신축하던 중 공정율 60-70%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자력으로는 공사를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장안공업의 위임을 받은 채권자단(기록에 의하면 채권자단은 원고를 제외한 모든 채권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채권자단에 가입할 기회가 있었으나 추가대출 등 위험을 인수하지 않기 위하여 채권자단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은 피고로 하여금 공장 건물을 완공하도록 하여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장안공업의 변제능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피고로 하여금 공사대금 확보에 관한 위험을 안고 공장건물을 완공하게 하기 위하여 채권자단이 공사대금 지급채무를 인수하는 한편 공사대금 지급담보를 위하여 위 신축 공장의 건축주 명의를 피고로 변경하여 주기로 하고, 장안공업이 채권자단의 안을 받아들여 그 건축주 명의를 피고로 변경하여 주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시 채무자인 장안공업으로서는 위 공장 신축공사를 완공하여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채권자들에 대한 최대한의 변제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었고, 공사대금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그 신축 공장의 건축주 명의를 변경하여 준 것은 공장을 완공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해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