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dsight 20/20이란 말은 누구나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시력이 20/20이 된다는 뜻으로(우리나라 기준으론 2.0), 시리즈 예상이나 다음 경기 예상은 제외하고 오늘 치러졌던 경기들에 초점을 맞춰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각 경기에 대한 소견을 말하기에 앞서, 일단 참여 팀들이 각자 정규 시즌 동안 보여줬던 주요 경향들에 오늘 기록한 숫자들을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페이스. 누가 더 선호하는 페이스대로 끌고 갔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서 페이스란 48 분 당 포제션수입니다.
두 번째로 공격 지표. 정규 시즌에 평소 보여줬던 공격력이 얼마큼이었고 해당 경기에서 저기에 비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100 포제션 당 득점을 통해 보고자 합니다. 각도를 살짝 바꾸면 한 포제션 당 득점도 될 수 있죠.
저 두 가지 요소들을 살펴봄으로써 누가 더 자신들의 게임을 가졌는지, 과연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즌과 얼마나 다른 무대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따분한 설명충의 설명을 보셨다면, 다음부터는 패스하시고 본 내용을 보도록 하세요.
위싱턴 위저즈 93 - 86 토론토 랩터스 Game 1: 시리즈 점수 1-0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WAS | 93.7 (18th) | 86.7 | 103.7 (22nd) | 103.0 (5th) | 97.1 | -6.6 |
TOR | 92.8 (22nd) | 86.7 | 111.0 (4th) | 107.7 (25th) | 89.8 | -21.2 |
수비 상위권이지만 공격은 하위권인 팀과 공격 상위권이지만 수비 하위권에 있던 팀끼리 만났습니다.
오늘 경기를 놓고 보면 수비의 승리라 할 수 있겠는데요.
사실 이 경기가 플레이오프 오프닝 게임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른 시간대였으면 딱 졸리기 십상인 경기였습니다.
양 팀의 경기력이 그리 썩 좋지 않았다는 말이죠.
우리나라 월드컵 16 강 갔을 때 분위기처럼 뜨겁게 달아오른 토론토 관중들의 환호는 오히려 아군인 랩터스 선수들의 퍼포먼스까지 지장을 주는 것 아닌가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반면 "Paul Pierce sucks!!!"라며 대놓고 야유를 보낸 관중들에게 Truth는 7/10 슈팅과 4/7 3점슛으로 화답해줬습니다. 이를 3점슛 가중치를 줘 계산하면 2점슛을 90%로 넣은 셈인 거죠 (effecive fieldgoal %).
그런데 문제는 워싱턴이 저렇게 잘한 폴 피어스를 비롯 프론트코트 플레이어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경기 내내 삽질 추세를 유지했던 존 월과 브래들리 빌에게 공격 마무리를 시키곤 했다는 점입니다.
며칠 전 인디애나에서의 경기도 저런 경향이 보이던데 지금은 결과가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경로 수정이 필요한 듯한 느낌입니다.
결국 연장에서는 프론트코트 플레이어들의 힘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한편 토론토 쪽도 파울 아웃당한 카일 라우리를 (20% 필드골) 포함 더마 드로잔 (30%), 테렌스 로스 (27.3%), 루 윌리엄스(25%) 이렇게 가드들이 폭망 슈팅을 보이며 경기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나마 바스케스 덕분에 망했다 싶은 경기가 연장까지 간 것 같아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99 - 106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시리즈 점수 0-1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NOP | 91.4 (27th) | 97.5 | 108.2 (9th) | 107.3 (22nd) | 101.6 | -6.6 |
GSW | 98.3 (1st) | 97.5 | 111.6 (2nd) | 101.4 (1st) | 108.7 | -2.9 |
나름 탑 10 안에 드는 공격 효율성을 지녔던 펠리컨스지만 수비의 구멍은 어찌할 수가 없음을 보여준 경기였던 듯 합니다.
다른 선수들은 그러려니 하는데 저는 오메르 아식의 어리버리함에 정말 놀랐어요.
픽앤롤 등의 볼핸들러 돌파 때 가장 우선적으로 틀어막을 지점이 중앙이고 그래서 좌우 측면은 열어주더라도 중앙은 누구 한 명이 경로를 차단해야 하는데 멍하니 옆에 빠져있던 아식을 보며 당황했습니다.
시카고 불스에서 강력한 수비수라 이름을 알린 선수였는데 팀이 이렇게 만든 것인지...
안타깝게도 타이릭 에반스가 부상으로 인해 12 분도 채 못 채우고 빠졌고, 즈루 할러데이도 아닌 노리스 콜의 책임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Brow 이 친구는 5 턴오버로 시원한 플레이오프 신고식을 치렀죠. 플레이오프 경험을 떠나 22 세 선수입니다. 이 나이엔 다 이런 거예요.
한편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보면 커리가 빠진 동안은 공수에서 그냥저냥 평범한 팀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던데 이 약한 고리를 상대 팀들은 노려야 할 것 같아요.
밀워키 벅스 91 - 103 시카고 불스: 시리즈 점수 0-1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MIL | 94.1 (13th) | 98.4 | 102.7 (26th) | 102.2 (3rd) | 92.4 | -10.3 |
CHI | 92.8 (22nd) | 98.4 | 107.5 (11th) | 104.3 (11th) | 104.6 | -2.9 |
각자의 정규 시즌 평소 페이스를 훌쩍 넘는 경기에서 공격의 우위를 가진 팀이 이겼다는 결론인 듯 합니다.
재미있게도 시카고는 공격 및 수비 효율성에서 동시에 탑 10 바로 바깥인 11 위인 반면, 밀워키는 수비는 막강이지만 공격이 무딘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런 경향이 이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는 느낌이 들어요.
1 쿼터 동안은 서로 딱히 치고나가는 일 없이 투닥거리다가 2 쿼터부터 경기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밀워키는 딱 부러지게 경기를 이끌어나간다 느낌이 드는 이가 없었던 반면, 시카고에는 있었습니다.
1 쿼터엔 하이포스트 피딩으로 조아킴 노아가, 그리고 벤치 타임에 애런 브룩스가, 그 다음엔 지미 버틀러가, 그리고 그 뒤 결정타는 데릭 로즈가 맥여줬지요.
경기 중반 로즈의 돌파 후 멋진 마무리 동작들을 보면 자신의 하체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 보였으며, 경기 후반에 나왔던 대놓고 3점슛은 그동안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애써 일선에 나서며 기른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반면 밀워키는 경기 초중반에 마이클 카터윌리엄스가 깜짝 놀랄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라든가 앤드원을 얻어낸 풀업 점퍼라든가 플루크를 터뜨리긴 했지만 거기까지였고, Greek Freak 야니스 아데토쿤보도 역시 지금으로썬 저 위의 AD처럼 아직 어린 애송이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전국 방송에서 아데토쿤보라는 이름이 가장 많이 불려진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일단 지금 가진 공격 레파토리로는 플레이오프에서 힘든 모습입니다.
그래도 일단 제이슨 키드의 팀이라 그런지 볼 공유와 볼 흐름은 좋아보였습니다. 폭발력이 없어 모멘텀 잡기 어려운 게 아쉬울 뿐.
댈러스 매버릭스 108 - 118 휴스턴 로켓츠: 시리즈 점수 0-1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DAL | 95.2 (9th) | 106.5 | 109.5 (5th) | 106.4 (20th) | 101.4 | -8.1 |
HOU | 96.5 (2nd) | 106.5 | 107.0 (12th) | 103.4 (8th) | 110.8 | +3.8 |
무려 106.5라는 엄청난 페이스가 나온 와리가리 경기였는데, 이 과정에서 로켓츠가 시즌 평균보다 더욱 좋은 공격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유일하게 시즌 공격 효율성보다 좋은 기록을 낸 팀이 휴스턴입니다.
4 쿼터 전만 해도 이 경기의 요약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하워드가 있으면 로켓츠가 찍어 누르고 하워드가 없으면 댈러스가 치고 올라가고.
경기 내내 파울 트러블로 빠진 시간이 많았던 하워드라 위기의 순간이 제법 있었더랬습니다.
32-19로 앞서며 마쳤던 1쿼터였지만 2 쿼터 4:44 남기고 40-40 동점이 됐던 순간이 나왔을 정도였죠 (워낙 4가 많아서 시간과 점수를 기억;;;)
4 쿼터에도 이른 시점에 하워드가 다섯 번째 파울을 받아 위기가 오나 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4 쿼터에 빵 터진 코리 브루어의 대활약으로 추격을 따돌렸습니다.
제임스 하든에 대한 매버릭스의 대처가 과잉이었는지 하든에 더블팀을 붙다 자기 선수를 놓쳐 이지 덩크를 허용하는 장면들이 나왔고 하든의 어시스트 11이 이런 상황들을 요약해 줍니다.
그리고 4/7 3점 슈팅을 뿜은 제이슨 테리는 예전 소속 팀 댈러스에게 악마가 됐습니다.
댈러스에서는 '플레이오프 라존 론도' 모드가 좀 발동되나 싶더니 오히려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겼습니다.
몬테이 엘리스가 최근의 부진 경향을 끊지 못했고 (필드골 31.3%), 챈들러 파슨스도 경기 중 부상 확인차 락커룸까지 갔다가 다행히 돌아오긴 했지만 공격 진영의 변수는 되지 못했습니다 (33.3%).
덕 노비츠키는 71.4% 야투율만 보면 '클래스 입증하나요'라는 댓글을 유혹하지만 6 턴오버가 숫자도 많을 뿐만 아니라 거의 다가 상대의 스틸 속공으로 이어진 최악의 라이브볼 턴오버였다는 점이 치명타로 작용했습니다.
저 라이브볼 턴오버들이 나온 시점도 상당히 안 좋았구요 (공교롭게도 테리가 마무리짓곤 하며 JET 세레머니를...).
첫댓글 굳리뷰 ^^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확살히 하든이라는 무서운 스코어러가 있는 팀이라 그런지 맬러릭스가 작년 샌안 상대로 보여준 끈끈한 수비를 찾아볼수 없더군요...
노비가 좋은 공격을 보여주긴했지만 수비에서 그만큼을 다시 까먹기도 하구요...
론도의 예상밖? 활약과 하워드의 파울 트러블 덕분이지....맬버릭스의 완패였습니다..
로즈의 돌격창과 버틀러의 오프더 볼 무브가 경기 내내 시전됐는데 이게 단지 1게임에 불과한 모습인지. 아니면 앞으로 계속 상승세를 타고 나가 초반에 강력한 우승후보 소리 듣던 때로 회귀한 것인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일단은 로즈는 MVP 모드로 돌아온 것 같은데 3점을 매 경기 저 정도로 넣어 줄 수 있다면 시카고는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팀이 될 것 같네요.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감사드려요..^^
매경기 챙겨보지 못하는 저에겐 님의 리뷰는 축복이네여ㅠㅜ감사합니다
노비츠키의 수비구멍이 유난히 크게 느껴진건 저뿐이었나요 전체적으로 수비가 다 헬이긴 했지만 노비가 특히 눈에 띄더군요
정말 좋은 글인데 추천이 없군요.
추천이 많으면 여러모로 카페에 도움이 되지싶은데 말입니다. ^^
감사합니다
로즈가 아주 통통 튀더군요. 완전 반가운 무브ㅜㅜ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갈매기가 3쿼터까지는 정말 제대로 어버버거렸죠. 커리에게 돌파도 허용하고, 리바운드도 1개 밖에 못잡고, 공도 흘리구요. 그만큼 보것-드그린의 수비가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4쿼터부터 골스가 보것을 빼고 스몰라인업을 쓰니까 적극적으로 갈매기가 페인트존을 파고 들면서 득점을 많이 하고 자유투도 잘 넣으며 막판에 추격할 때 선봉이 되었습니다.
2차전 때엔 리바운드에 조금 더 신경 써서 커리어 포스트시즌 첫 더블더블을 해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