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공단 출범과 동시에 내내 정권의 낙하산이었다. 더구나 낙하산 이사장들 대부분이 군경 출신이었다. 초대 이사장 박운영은 육군본부 공병감 출신이었다. 제2대 이사장 이석윤도 육군본부 공병감 출신이었다. 국립공원공단 출범 초반 고위 임직원들도 대부분 군이나 건설부 출신 공무원이었다. 권위주의에 찌들고 자연환경에 전문성이 1도 없는 자들이 이사장과 고위직을 독차지 해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국립공원내 국민들을 대하는 국립공원공단의 태도에는 군사 문화의 잔재가 깊게 베어 있다. 도무지 주민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강압적인 통제만 하려는 경향이 크다.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에게는 사법경찰권까지 있으니 국립공원 내에서는 무소불위다. 자신들은 ‘생태탐방원’이란 그럴듯한 명분으로 국립공원내 산림을 대량 파괴해가며 거대한 시설물을 지으면서도 국립공원 안에 사는 주민들이 낡은 집 하나 고치고 가축 기를 초막 하나 짓는 것도 강압적인 단속을 하며 통제한다.
경향신문 칼럼 <강제윤의 섬> 이번 이야기는 국립공원공단의 패악질로 황폐해진 신안의 섬 우이도 이야기다. 혹시 주변에 환노위 국회의원 있으면 전달해서 국립공원 공단의 패악질을 멈추는데 도움을 청해 주시면 고맙겠다.
<경향신문 오피니언> 강제윤의 섬
15년째 국립공원을 훼손 중인 국립공원공단 입력 : 2025.03.02 20:37 수정 : 2025.03.02 20:45 강제윤 섬연구소장
관광객 때문에 우이도 사구 훼손 공단, 잘못된 판단으로 출입 통제
주민들의 경제적 삶도 황폐화시켜 이젠 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때
통제 만능주의에 빠진 국립공원공단이 어떻게 국립공원을 훼손하고, 국민들의 삶을 도탄에 빠지게 만드는가? 전남 신안의 섬 우이도는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우이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는데 80m 높이의 사구(砂丘)가 섬 속의 사막으로 유명해지면서 특별한 여행지로 각광받은 적이 있다. 사구 덕에 한동안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와 활황을 누렸다. 하루 한 번밖에 다니지 않던 여객선이 2회로 늘었고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유람선까지 수시로 드나들었다. 중간 기항지 없는 직항까지 생기면서 목포행 배 시간은 4시간에서 절반이 단축돼 유사 이래 처음으로 교통이 편리해졌다.
해조류 채취 외에 별다른 수입이 없어 가난했던 섬은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민박을 하고, 미역·산나물·약초·막걸리 등 특산품도 팔아 소득이 높아졌다. 민박을 하지 않는 독거노인 집의 사랑방까지 숙박객이 꽉 찰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그런데 이런 우이도의 부흥이 한순간에 사그라들고 말았다.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소득도 사라졌고 여객선도 하루 1회로 줄어 교통 불편도 심해졌다. 순전히 국립공원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었다. 그것이 벌써 15년째다.
우이도 사구가 잡목과 풀에 뒤덮여 원형을 잃어가자 국립공원공단은 그 이유가 관광객의 출입 때문이라 판단하고 출입을 통제시켜 버렸다. 그런데 우이도 주민들은 사구 훼손의 이유가 관광객 출입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백마리의 소떼가 사구에서 풀을 뜯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때도 사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소떼가 풀과 잡목을 뜯어 먹으니 사구의 원형이 유지됐다. 하지만 우이도 인구가 줄면서 소 방목이 없어지고 석유·가스 등의 연료가 공급되면서 땔감을 하지 않자 사구에 풀과 나무들이 무성해져 갔다. 소 방목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출입하며 땔감을 하지 않게 된 것이 사구 훼손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국립공원공단은 역으로 사구 훼손의 원인이 사구를 드나드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잘못 판단했다는 것이다.
수백마리 소떼가 밟고 다니고 수십명의 동네 아이들이 사구에서 비료포대로 썰매를 타고 놀아도 멀쩡하던 사구다. 그런데 국립공원공단은 엉뚱한 원인 진단으로 엉뚱한 해법을 찾았던 것이다.
주민들은 국립공원공단의 원인 진단도 문제지만 복원 방식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구의 모래는 골바람을 타고 올라와 쌓인다. 그런데도 국립공원공단은 사구 뒷면의 골짜기도 없애서 평평하게 만들어버렸다. 골짜기가 사라져버리자 바람이 힘을 잃고 모래를 밀어 올려보내지 못해 사구 훼손은 더욱 가속화했다.
우이도 사구에 대한 전통 지식 전문가는 마을 주민들이다. 수백년 동안 사구를 관찰해온 주민들이 한두 번 관찰하고 간 외부 전문가들보다 못하겠는가? 그러니 통제 기간에 사구는 복원이 아니라 더욱 훼손되어 원형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가 돼버린 것이다.
통제 만능주의에 빠진 국립공원공단의 판단 오류였다. 하지만 공단은 주민들 말을 무시하고 출입 통제를 이어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구가 복원되지 않자 2017년에야 주민들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포클레인을 동원해 잡목을 제거했고, 그 뒤 사구는 본모습을 일부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공단은 반성은커녕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기간을 5년이나 연장해 15년째 통제되고 있다. 당연히 사구는 다시 훼손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