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 여러분, 특히 대학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국회에 상정된 '사학구조개선법안'은 교육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2월 20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것으로 보도한 후 정정하지 않고 있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댓글에 오보를 낸 사례로 <한국대학신문> 기사 링크)
지난 1월 9일 국회 교육위는 이 법안 관련 공청회를 열었고 제가 반대측 진술인으로 출석하여 반대했습니다. (댓글에 공청회 동영상 링크) 공청회에서 여당은 찬성 일색이었던 데 비해 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청회의 분위기와 달리 다음 달 2월 6일의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합의에 접근한 것은 의아하고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야당이 지적한 문제가 다 해결된 수정 법안이 나왔을리가 없으니까요.
결국 교수노조, 민교협, 국교조, 사교조, 국교련, 비정규교수노조가 결성한 전국교수연대회의를 대표하여 저와 일행 한 분이 그 다음 주에 문정복 국회 교육위 민주당 간사를 만나 거듭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2월 20일의 법안소위 통과를 저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 단계의 싸움을 준비해야 된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엄중한 비상시국에 교수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여야 합의의 모양새로 통과시키지 말자는 지적이 나와 보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아마 조기 대선 후의 새 정부에서 더 논의할 여유가 있을 것이니 무척 다행입니다.
사학구조조정에 관한 역대 법안들은 의원 입법의 형식만 빌렸다뿐이지 사실상 교육부 입법안이었지만, 지난 21대 국회부터 민주당도 대동소이한 법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한계 대학의 문제가 절박해졌기 때문에 민주당도 교육부의 입장에 끌려가게 된 것은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저 역시 공청회에서 법안을 무조건 반대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며, 다만 내년 22대 국회 상반기 종료 전까지 입법을 목표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하고 이를 위한 철저한 사전 실태조사가 긴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 대학 관련 언론들이 교육위 여야 위원들로부터 법안심사소위 통과가 확실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보도해버린 것 같아요. (이걸 기자들이 보신다면 알아서 정정보도하거나 오보를 온라인에서 제거하면 좋겠습니다. 이미 이 싸움으로 좀 지친 마음에 이런 정정보도 요청까지 제가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달 중하순 경에 <교수신문>의 관련 시리즈에 제가 한계 대학을 논하면서 이 법에 대해 씁니다.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이 문제는 한계에 처한 지방 사립대/전문대 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학 생태계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로 봅니다. 비리사학세력의 이익에만 봉사할 가능성이 큰 법안을 추진하는 교육부와 이 심각한 문제에 무감각한 국회를 목소리 높여 성토하고 싶습니다. 어서 탄핵 결정도 나고 정권도 교체하고 내란 진압도 하고 새 나라를 설계해야 할텐데 머리속이 어지럽습니다만, 다들 힘내고 해나가야지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