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슬픈 역사 단종애사(端宗哀史)<1>
한반도(韓半島) 지형 / 어라연 삼선암(三仙岩) / 선돌(立石)
조선조(朝鮮朝)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단종(端宗)의 비극과 그 애환이 함께 얽혀있는 영월(寧越)에 관하여 알아본다. 영월은 강원도 남부에 있는 군으로, 남서쪽에는 충북(忠北) 제천(堤川)·단양(丹陽)과 접하고, 남동쪽으로는 경북(慶北) 영주(榮州)·봉화(奉化)와 도계(道界)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용식지형(溶蝕地形)인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되었고, 진별리(津別里)에 있는 고씨동굴과 같은 석회 동굴도 여러 곳에 발달해 있다. 고씨동굴은 임진왜란 때 고씨(高氏) 일가가 숨어들어가 난을 피했다는 곳인데 부근에는 현재에도 고씨 집성촌(集姓村)이 있다. 주위에는 1,000m가 넘는 산들이 첩첩이 둘러싸여 있으며, 군내(郡內)에는 매봉산(每峰山), 망경대산(望景臺山), 응봉산(鷹峰山), 봉래산(蓬來山) 등이 우뚝 솟아있다.
남한강의 지류인 주천강(酒泉江)과 평창강(平昌江)이 심한 곡류(曲流)를 이루며 한반도면(韓半島面)의 신천리(新川里) 부근에서 합류하여 동쪽으로 흐르다가 영월읍 하송리(下松里)에서 한강 본류와 합류한다.
한편, 구룡산(九龍山)에서 발원한 옥동천(玉洞川)은 서쪽으로 흐르다가 김삿갓면 각동리(角洞里)에서 한강 본류인 남한강에 흘러든다. 영월 청령포(淸泠浦)는 한반도 지형을 이루는 곳에서 한참 영월읍내 방향으로 흘러내리다가 다시 심한 곡류를 이루는 곳으로 흡사 작은 섬처럼 형성되어 있는데 수려한 자연경관을 이루는 곳으로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이다.
김삿갓면도 있는데 이 명칭은 조선시대의 풍류시인 난고(蘭皐) 김병연(金炳淵)의 묘가 관내 와석리(臥石里)에서 발견되어 붙게 되었다 하고, 와석리 노루목에는 김삿갓 유적지가 있고 문학관도 개관되었다.
흔히 방랑시인 김삿갓이라 불렸던 김병연은 집안의 내력을 모르고 과거시험에서 자신의 할아버지(金益淳)을 비판하는 글을 써서 장원으로 합격하나 나중 이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벼슬을 내던지고 하늘을 쳐다보기 부끄러워 갓을 쓰고 다녀며 방랑생활을 했는데 사람들은 김립(金笠:김삿갓)으로 불렀다.
또,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 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곳은 강줄기가 굽어 돌면서 가운데의 땅 모양이 흡사 한반도를 닮아서 한반도면(韓半島面)이라는 명칭도 얻었고, 영월(寧越)로 들어오는 고개가 완만하여 편안하게 고개를 넘는다는 의미로 영월(寧越)이라는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寧-편안할 녕, 越-넘을 월)
영월의 지형을 크게 보면 횡성(橫城)지방에서 발원하는 평창강(平昌江)이 흘러내려 주천강(酒泉江)이 되었다가 영월의 서쪽으로 흘러들어 서강(西江)이라 불리다가 영월읍내에 와서 동강(東江)이 되고, 또 정선(旌善)의 여량(餘糧) 부근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아우라지를 지나면서 조양강(朝陽江)으로 불리다가 영월에 이르러 동강(東江)과 합류하게 되며, 작은 하천인 기화천(琪花川)도 흘러내려 동강(東江)과 합류하는 등 인근의 모든 하천들이 거의 영월에 모여들어 남한강의 상류를 이루는 형국이다.
이 지역의 지명들을 보면 2009년에는 하동면(下東面)이 김삿갓면으로, 서면(西面)이 한반도면으로 각각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2016년 11월에는 수주면(水周面)이 무릉도원면(武陵桃源面)으로 변경되었고, 면대(面內)에는 무릉리(武陵里)와 도원리(桃源里)도 있다.
단종(端宗)의 최후
낙화암(落花岩) / 단종릉 장릉(莊陵) / 장릉의 영천(靈泉)과 정자각(丁字閣)
조선의 제6대 임금인 단종(端宗)은 왕위에 오른 지 3년 만에 왕위를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내주고 허울뿐인 상왕(上王)이라는 이름으로 머물게 되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2년 만에 강봉(降封)되어 노산군(魯山君)이라는 평민신분으로 격하되고 멀리 강원도 산골짜기로 유배되어 마주한 곳이 이곳 영월의 청령포(淸泠浦)이다.
수양대군(世祖)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단종을 역적으로 몰아 사약을 내리니 당시 단종은 17세였는데 시신(屍身)에 손을 대면 삼족(三族)을 멸한다고 공포하여 아무도 감히 단종의 시신에 손을 대지 못했다.
『세조실록』에는 ‘노산군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고, 예절을 갖추어 장사를 지냈다’고 기록돼 있지만 훗날 기록된 『숙종실록』에 보면 사약을 가지고 온 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 왕방연(王邦衍)이 의관을 갖추고 왕명(王命)을 기다리는 단종에게 차마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자 하급 관원이 활 끈으로 목을 졸라 세상을 떠나보냈고 시신은 강에 버려졌다고 전해진다.
조정(朝廷)에서는 단종의 복위를 꿈꾸다 기꺼이 목숨을 바친 사육신(死六臣)....
성삼문(成三問), 박팽년(朴彭年), 하위지(河緯地), 이개(李塏), 유성원(柳誠源), 유응부(兪應孚)...
우리 뇌리(腦裏)에 너무도 생생한 함자(銜字)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