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비상을 기다리며 / 호미곶 사전 주
글 / 포항 마라톤 클럽 고문 / 포항시 자원봉사 동아리 연합회장 오주택
호미곶은 내게 그 무엇이 있는 특별한 곳이다. 아니 필연이 있는 곳일 게다.
호미곶 에는 호미곶 마라톤 대회와 매년 12월 31일 부터 새해 첫날 아침 1만 명분 떡국 끓이기 행사가 그것이다. 두 행사 모두 12월에 치러지다 보니 행사 때 마다 추위와 바람에 심한 몸 고생을 해왔다. 마라톤 대회는 3.4.5.6회 풀코스를 뛰었고 해맞이 떡국 끓이기 행사는 01년부터 한해도 거름 없이 포항시 자원봉사자 150여 회원들과 동참했다. 호미곶 광장에서 치르지는 이 두 행사는 내게 있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새해 첫 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호미곶 에서 해맞이를 하며 희망을 노래하고 한해 무사고와 소망을 비는 분들께 따끈한 떡국을 끓여 대접하며, 나 또한 가족의 안녕과 시국평안의 소망을 빌어 왔다. 한해를 보내고 떡국을 끓이며 소망을 빌었던 호미곶 광장 마라톤 대회장에서면 다사다난했던 날들을 무사히 보낸 한해를 감사하며 누군가에게 내가 아픔이 된 적은 없었는지 또한 후회 없이 한해를 살아왔는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03년 두 번째 뛰던 풀코스 대회에서 멋모르고 덤볐다. 호된 가르침을 받은 호미곶 대회는 추위, 바람, 높은 언덕 배고픔 다리 근육통 등이 있었고 05년 대회는 족 저 근막 염을 무릅쓰고 뛰다 35킬로 지점에서 포기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이 지금은 훈훈한 추억되어 간직되고 있다. 대회를 치르지 못한다는 소식에 잠시 주최 측이 원망스럽고 허탈하기 까지 했다. 올해 부활한다는 호미곶 대회 소식에 가슴이 뛰고 즐거움이 커 남모르는 행복에 젖기도 했다. 런 티켓을 실현하는 달리는 사람들이 다시 부활시킨 호미곶 마라톤 대회, 이제는 좌절 없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는 명문 대회로 힘차게 태동하길 소망해본다.
지역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그린넷마의 호미곶 대회 성공 부활을 위해 내가 몸담은 포항마라톤 클럽은 주최가 된듯 힘을 다해 대회를 지원하고 후원할 모든 준비가 클럽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회 페이스 메이크 역인 동반주자 모집에도 포마클의 지원은 클럽의 결속 다짐 이며 지역 및 대내외에 화합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포항 호미곶을 찾는 전국 마라톤 마니아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달리며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주로의 자원봉사자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다짐해본다.
이번 대회는 코스가 바뀐 관계로 전 구간 사전 주가 필수였으나 동반 주를 잡은 날 아침 약속 장소로 차를 모는데 어제 부터 내렸던 비가 그치지 않고 굵은 빗방울로 떨어지고 있다. 동반 주를 신청한 20여 회원이 호미곶 새천년 기념관 앞에서 상의한바 언덕이 많은 동해 방면 흥환 반환점 코스 24킬로를 달리기로 했다. 준비 체조로 몸을 달군 후 우중 주를 나섰다. 출발 전 코스를 살펴보니 피니쉬 라인에서 약 700여 미터의 약한 경사를 오르면 새로 난 대로로 접어드는데 대동배 흥환 방면 12.2킬로 지점에서 1차 턴하여 본부석이 내려다보이는 700미터 지점에서 구룡포 방면으로 9킬로 더 달리다 삼정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2차 턴하여 피니쉬 라인으로 골인하게 되어 있다.
호미곶 밀레니엄 새천년 기념관을 나서 광장 중간 동서 화합 쌍생의 손, 바다에 선 오른손 광장에 선 왼손은 밀레니엄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 화합하며 살자는 귀중한 뜻을 담고 있는 소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피니쉬 라인을 떠나 푸른 꿈이 출렁이는 바다를 향해 좌측으로 돌았다. 모진 풍파 100년을 지켜온 호미곶 등대, 710여점의 등대 소장품이 전시된 등대박물관 앞을 지나 해마다 8월이면 장관을 이루는 2.5핵타의 유채 밭 주변을 돌아 약한 경사로를 따라 대로로 이어져 있다.
“자기 밥 먹고 구만바람 쇠지 마라”는 속담이 말하듯 삼면이 바다인 구만리 겨울바람은 사람을 날려버릴 만큼 차고 강했던 지난 몇 대회와 호미곶 떡국 행사에서 뼈저리게 체험한 바 있다. 구만리 보리밭을 내려서는 약 2킬로 지점에서 작은 언덕이 앞을 막고 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훔치며 언덕을 올랐다 가파른 언덕을 내려서자 그곳은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한 폭 화폭으로 펼쳐져있다. 바다는 하늘과 운우의 정을 나누고 영일만 넓은 바다는 큰 배들이 듬성듬성 떠 있다.
바닷가를 따라 산굽이를 돌자 작은 어촌 대동배 마을이 길옆에 서로 어깨를 기대고 있다. 파란 물감을 푼 듯 속을 내보인 투명한 바닷물,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 쏴아 쏴아 두루룩! 밀려와 부서지는 하얀 까치놀, 사라지는 물거품 사이 검은 갯바위는 과연 누가 그린 작품일까? 달리는 발소리에 갈매기 떼가 바람을 타고 한참을 따라 오며 날개 짓 없는 비행으로 끼룩끼룩 힘찬 응원을 보내고 있다.
마을을 돌자 주로는 산으로 이어졌다. 8-90 미터의 높이 7-800미터쯤의 길이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난해한 코스다. 인생길에도 오르막 뒤에는 내리막이 있듯이, 뻗어 내린 꼬불꼬불한 내리막길이 길게 뻗어 있다. 곱게 물든 단풍잎이 비에 젖어 나뒹군다. 산을 넘고 바닷가 옹기종기 모인 작은 마을들을 지나 출렁이는 바다를 가슴에 안으며 작은 언덕을 두어 번 더 넘었다. 흥환리가 내려다보이는 들머리에 S 오일 주유소가 있고 주유소 앞에서 1차 반환점을 돌았다. 12.2킬로 1시간 12분통과. 대회 당일 4시간 반 동반 주, 6분 10여초 페이스로 달릴 계획이다. 마라톤을 시작했더라고 꼭 한번이라도 풀코스를 뛰어보고 그만두겠다고 여겼는데 어느새 30여회를 달리고 있다. 오늘 미리 달려본 포마 클 사전 주 소식을 듣고 대회를 치르는 그린넷마 어여쁜 여성 회원들이 비를 맞으며 따스한 꿀물을 봉사하고 있다. 메니아 한 사람도 이번 대회의 부활이 주는 가슴 설렘은 큰데 대회를 치르는 사람들은 그 설렘이 얼마일까 또한 이번 대회는 포항시에서도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니 메니아를 배려한 최상의 대회가 되리라 내심 기대된다.
갈매기 벗 삼아 폐부까지 파고드는 바닷바람을 마시며 대 자연이 울려주는 파도소리 길벗삼아 온 길을 되짚어 돌아오니 겨울비는 줄기차게 흩날리고 온 몸은 땀인지 빗물인지 속속들이 젖어있다. 바람도 없는데 청정 무공해 에너지를 창출하는 대형풍차가 우중 주를 격려하듯 힘찬 날개 짓으로 손짓하고 있다. 오늘 달리지 못한 구룡포 방면 9킬로 왕복은 새로 난 넓은 도로에 큰 언덕 없는 순탄한 코스다. 젖은 몸을 닦고 달콤한 동동주와 뜨끈한 곰탕 한사발로 사전 주를 마쳤지만 대회 당일은 포항의 명물 고단백질 구룡포 과메기와 푸짐한 먹 거리, 천혜의 자연 경관, 뜀 꾼을 위한 최상의 주로봉사로 승부하는 멋진 대회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 기회에 그린넷마가 지난날의 명문 클럽임을 다시한번 보여주길 빌어본다. 아울러 호미곶 마라톤 대회 부활을 진심으로 환영 한다.
첫댓글 "무사히 보낸 한해를 감사하며 누군가에게 내가 아픔이 된 적은 없었는지 또한 후회 없이 한해를 살아왔는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 푸른 이끼 낀 옥돌처럼 고문님의 고아한 내면적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저도 올 한 해 묵은 때를 호미곶에서 날려 볼까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바쁘게 살아온 한해! 훌쩍 모두 떠나버린 텅빈 교실 처럼 또 새로운 그 무엇을 차곡 차곡 채울 수 있는 마음의 정리 한달남은 한해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다시 한번 누군가를 사랑 한다면 진정 그대는 "마라톤"일 것이다,,, 어제 우중에 함께 달리신 모든분들과 아낌없이 수고 해 주신 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림니다^^^ 오고문님의 응원에 힘입어 기필코 풀 완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헌님의 열정 대단하십니다. 함께 한번 달려봅시다.
오주택 고문님! 마라톤의 열정 만큼이나 자원봉사에 열정을 쏟으심에 많은 감명을 받고 있습니다. 봉사 한다는 것이 말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기에 오늘따라 더 존경스럽게 느껴지는군요. 호미곶 해맞이 행사는 2001년도 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그르지 아니하고 참여 하였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 또한 올해도 해맞이 달리기 할 계획이오니 반갑게 맞이하여 주시기 바라며 고문님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드리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최위원장님 올해도 떡국 끓여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새해 첫날 달리면서 맞은 일출 호미곶에서 인터뷰할 준비도 미리 생각해 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올해도 달력이 한장 남았습니다.얼마 남지 않지만 마무리 잘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사업과 가정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 합니다.
안부회장님 늘 복 받으시고 활기찬 클럽활동 되도록 함께 합시다.
말아톤과 봉사활동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 항상 놀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번 호미곶 마라톤 성공 부활을 위한 포마클 사전 주 추진하느라 경태 수석부장 박장원회장님 그리고 함께 달린 회원님들 모두 고생이 많았습니다. 비는 와도 날씨가 포근해 달리는데는 별 무리없이 잘 달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말톤..봉사활동.. 열정적인 생활에 항상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수필 같은 사전주 잘 읽었습니다..화이팅!
핑게거리가 많은 생활입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주 회원님들과 함께하지못해서 미안합니다. 형님의 생활을 보면 모든게 핑게에 불과하지요. 반성합니다.
고문님 정말 우중에 호미곶 사전주를 달리시며 감동적인 글을 남기셨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당일 함께하신 회원님들 수고들 하셨습니다 저는 전날 1년에 한번있는 전국 초등동기회 관계로 합동달리기에 참석하지 못한 미안한 맘에 조금 늦었지만 참석하여 15k 정도 달리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