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대학생 음주문화도 바꿨다?
60명중 48명 “술 강요 경험 없다”…일부 학생 “선배들이 챙겨줘 안심”
3년여에 걸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사회 각 부분의 변화들이 전해지는 가운데, 말썽이 잦던 대학생 술자리 문화도 ‘강요’에서 ‘자유’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자가 19~35세 연령층 60명에 대해 온라인 설문 도구를 활용해 물어본 결과, “최근 대학생의 음주 문화가 변했는가”라는 질문에 압도적인 다수(83.3%)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문화 변화 여부에 대한 19~35세 연령층의 응답 결과.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음주문화가 완화됐다고 보는지” 물어보니 거의 모든 응답자(98.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술 마시는 것에 대해 “강요당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80%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음주문화가 완화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19~35세 연령층의 응답 결과.
이런 설문 결과는 캠퍼스에서 만나 본 대학생들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춘천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A(21)씨는 “선배님들이랑 술자리를 할 때 오히려 안심이 되는 것 같다”며 “취하지 않게 조절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술을 강요하기 보다 다같이 즐겁게, 적절히 마시는 것에 모두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이미 대학교를 졸업한 B(31)씨는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자기소개와 함께 옆자리에 있는 선배님에게 술을 받아 원샷을 해야하는 문화가 있었다”며 “당시는 너무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지금의 달라지고 있는 술 문화를 보면 그 때가 한참 잘못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C(33)씨는 “물통에 술을 담은 만큼 먹어야 했고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취해야 술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이를 거절하면 암묵적으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요즘은 과거와 달리 각자의 주량을 존중하는 문화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간이 설문을 통해 감지된 술문화의 변화가 사실이라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음주 문화 변화 원인에 대한 대학생의 응답
이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이 “대학생들의 인식변화” 때문이라고 답변했고(58.3%), “코로나19로 인한 술자리 공백기”(28.3%), “주종의 다양화”(1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재학생 D씨는 “선배님들이 제가 취하지 않고 적당히 마실 수 있게 나서서 챙겨주셔서 매번 감사했다”며 “도움받은 대로 나중에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호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