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헌 - 낙골 산동네 101 번 종점
더러는 일당을 손에 쥐고
더러는 하루 종일 일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빈 손 가득
솟구치는 노여움 퍼쥐고 돌아오는 밤
더 이상 뿌리 내릴 곳 없어
막막한 그리움
낮게 엉겨붙은 산비탈 무허가 모퉁이
무성하게 널려 자란 잡초밭 위에
어쩌다 궂은 비라도 쏟아지는 밤이면
눈물겨운 사람들
튕겨오르는 흙탕물에
아랫도리를 적시며 비포장도로 양 옆
값싼 우산의 행렬로
값비싼 마음들을 기다리는
끈끈한 사랑의 도열을 보았는가
팍팍한 가슴
시퍼렇게 타오르는 칸델라 불빛 밑에
가난처럼 설익은 과일 몇 알 ,
단칸방 여섯 식구의 누런 웃음을 담아
못난 마누라
마른 버짐 가득한 꿈 꾸는 눈동자를 찾는
못난 시대 풋풋한 희망을 보았는가
젖어가는 세상
늦은 저녁 빗줄기 사이로
저 아래 평지의 불빛 몸살나게 반짝이고 ,
그렇다
바라는 건 다만
하루하루의 일자리나 더 이상 쫓겨갈 수 없는
마지막 보금자리가 아니라
그대의 질긴 노동의 불빛이
몸살 나 뒤척이는 땅
정직하게 갈아 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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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헌 ]
1954 년 전북 정읍 출생 .
경희대 체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 .
1983 년 " 광주일보 " 신춘문예와 " 시인 " 지에 시 ' 흔들리는 창밖의 연가 ' 와 ' 신중산층 교실에서 ' 등으로 문단에 나온 그가 다루고 있는 시적 주제는 분단이 가져오는 삶의 아픔과 고통에 있으며 , 특히 ' 신중산층 교실에서 ' 와 ' 안개 마을의 자장가 ' 연작은 우리의 교육과 스포츠 현실을 형상화시킨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
'5 월 시 ' 동인으로 활동 . 시집으로 " 신중산층 교실에서 " 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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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향 명시방
고광헌-낙골 산동네 101번 종점
오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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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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