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에 철쭉이 피면...
봄비가 옵니다.
그리운 뉘 마음으로 오시는지요.
들꽃들의 허기진 목마름으로 오시는가요.
아주 작은 내 마음에 숨어버린 그리움으로 오시는지요.
뉘
방울 방울
슬픈 그리움이
봄비 되어 오시나 보다.
철없던 그리움이 서러웁게 오시나 보다.
뉘
절로 절로
그리운 계절
내 마음에도 아직 남아있기에
반가운 마음 그저 눈물부터 뿌리나 보다.
앞강에 말라가던 물줄기
강은 어머니처럼 봄을 피운다.
들로 산으로 그리고 처자들을 봄으로 부른다.
이 봄이 석양처럼 저물기 전에 철쭉꽃 준비를 하자
섬진강변에 철쭉이 피면 하얀 모시옷 입으시고 오실 님.
인연설(因緣說)
함께 영원히 있을수 없음을 슬퍼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 만큼 좋아해 주는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 운다고 원망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할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더 많이 줄수 없음을 아파하고
그의 기쁨으로 여겨 함께 기뻐하고
이룰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직 간직할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 만해 한용운
쓸쓸한 연가 (사람과나무, 양현경, 들무새, 우대하)
쓸쓸한 연가
나 그대 방에 놓인 작은
그림이 되고 싶어
그대 눈길 받을 수 있는
그림이라도 되고 싶어
나 그대 방에 놓인
작은 인형이 되고 싶어
그대 손길 받을 수 있는
인형이라도 되고 싶어
그댈 사모하는
내 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행여 그대 더 멀어질가 두려워
나 그저 그대 뜰에 피는
한송이 꽃이 되고 싶어
그대 사랑 받을 수 있는
어여쁜 꽃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