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dsight 20/20이란 말은 누구나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시력이 20/20이 된다는 뜻으로(우리나라 기준으론 2.0), 시리즈 예상이나 다음 경기 예상은 제외하고 오늘 치러졌던 경기들에 초점을 맞춰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보스턴 셀틱스 91 - 99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Game 3: 시리즈 점수 0-3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BOS | 95.8 (5th) | 94.1 | 104.7 (18th) | 104.5 (12th) | 101.0 | -3.7 |
CLE | 92.3 (25th) | 94.1 | 111.1 (3rd) | 106.3 (18th) | 109.5 | -1.6 |
오늘 경기들을 다 보고 난 뒤 이 경기를 되돌아보자니, 정말 이 경기가 얼마나 독특한 분위기였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3 쿼터와 4 쿼터의 점수가 양 팀 다 똑같았습니다. 3 쿼터에 양 팀이 28 득점씩, 4 쿼터에 양 팀이 19 득점씩.
그러니까 하프타임 때 캐벌리어스가 벌어 놓은 8 점차 쿠션이 그대로 경기 종료 점수차가 된 것이죠.
그리고 경기 내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저 8 점의 간극이 느껴졌습니다.
그걸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 것이 르브론 제임스의 표정.
마치 딴 세상의 사람이 농구하는 것처럼 표정이 그리 느긋할 수가 없더군요.
정규 시즌 막판에 셀틱스에게 두 번의 승리를 연달아 챙겨준 것이 다 너네가 만만해서 그랬다는 것처럼.
막 치열하게 달려들지 않아도 게임 하이 31 득점.
수비 막 빨빨 돌아다니며 하지 않아도 게임 하이 4 스틸, 게임 하이 타이 2 블락, 게임 하이 10 수비 리바운드.
그래서 아래의 경기들에서는 10 점차가 점수차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 것에 반해, 이 경기의 6~10 점차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에반 터너가 미드레인지 빨이 올라 (53.3% 필드골) 19 득점을 올리고 틈틈이 따라가는 점수들이 나와도 보스턴 홈 관중들이 큰 반응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한편 케빈 러브가 6/10 3점슛을 선보이며 27.3% 필드골에 그친 카이리 어빙의 부진을 메웠는데, 그래도 여전히 저에게는 그냥 스트레치 4번으로 보일 뿐...
밀워키 벅스 106 - 113 시카고 불스 Game 3: 시리즈 점수 0-3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MIL | 94.1 (13th) | 84.9 | 102.7 (26th) | 102.2 (3rd) | 103.4 | +0.7 |
CHI | 92.8 (22nd) | 84.9 | 107.5 (11th) | 104.3 (11th) | 110.2 | +2.7 |
앞선 경기에서 8 점차가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졌다면, 이 경기는 10 점차는 아무 것도 아님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4 쿼터 종료 3 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토니 스넬의 3점슛으로 경기가 10 점차가 됐을 때, 저는 이 경기 이제 끝났구나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밀워키에서 잠잠하던 크리스 미들턴이 3점을 두 방 빵빵 터트리더니 결국 연장을 만들더군요.
이 경기는 밀워키가 현재의 전력으로 어떤 게임 플랜을 가져야 하는지 아주 잘 보여줬다 생각합니다.
수비는 길게, 공격은 짧게.
즉 상대의 볼핸들러를 트랩 등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볼 흐름 차단에 신경을 써 공격이 지지부진하게 만들고, 턴오버든 샷 미스든 상대의 공격 실패로 만들어진 트랜지션으로 빠른 득점 기회 노리기.
하프코트 오펜스에 있어 고투 옵션들이 상대에 비해 열세인 벅스에겐 이것이 최선의 전략일 겁니다.
오늘 밀워키의 패스트 브레이크 득점 21 점과 페인트 안 득점 46 점이 저기에서 힘을 받아 나온 점수들입니다.
그런데 이게 말로 하면 되게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계속 지속하기가 힘들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치니까요.
실제로 저 압박으로 런을 만들어 앞서나가다가도 수비가 루즈해지면 불스의 하프코트 오펜스가 불을 뿜는 현상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 피로도 문제가 결국 2차 연장까지 간 시점에서 그대로 나타났죠.
NBA Live 게임에서 피로도 옵션을 킬 때 체력바가 빨강으로 된 것처럼 선수들이 퍼지고 말았습니다.
아 미들턴 이야기를 또 하자면, 이 친구는 전 경기도 그렇고 경기의 후반 영웅이 되긴 했지만 결정적인 막판의 영웅은 되지 못하는 신세가 되더군요.
오늘의 막판 영웅이 데릭 로즈가 되긴 했지만 사실 로즈도 4 쿼터 막판에 좋지 못했는데 어쨌든 최후의 승자가 승자겠죠.
지미 버틀러는 전 경기들에서 3점 계속 잘 넣다가 오늘 폭망 3점이었지만 이겼으니 패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119 - 123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Game 3: 시리즈 점수 0-3
팀 | 정규 시즌 페이스 | 경기 페이스 | 정규 시즌 공격 지표 | 정규 시즌 수비 지표 | 경기 공격 지표 | 시즌 대비 공격 차이 |
NOP | 91.4 (27th) | 90.5 | 108.2 (9th) | 107.3 (22nd) | 119.1 | +10.9 |
GSW | 98.3 (1st) | 90.5 | 111.6 (2nd) | 101.4 (1st) | 123.1 | +11.5 |
10 점차 리드 까먹기?
에휴 20 점차 뒤집혀 보지 않았음 그런 말 하지도 말어.
3 쿼터 시작 때 골든 스테이트의 포문을 연 클레이 탐슨의 풀업 3점슛이 들어갔을 때 저는 묘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3점슛이 그냥 쑉 들어간 게 아니라 림을 먼저 맞은 뒤 백보드 높이도 아니고 샷 클락 높이까지 튀었다가 다시 들어간 거였거든요.
소위 'friendly roll', 즉 공의 바운스가 공격자의 편을 들어줬다는 얘긴데 심하게 들어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본격까지는 아니고 슬몃 이거 이 경기가 따라 잡힐 거란 징조 아닐까란 생각이 순간 들었죠.
그래도 그 뒤 라이언 앤더슨이 턴어라운드든, 컨테스트 달고 던지든 막 점퍼를 집어 넣는 모습을 보니 끝났다고 생각했더랬죠.
하지만 4 쿼터 이후 과정 및 결과는 아마 거의 다들 보셨을 겁니다.
오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3점슛 14/41, 34.1 퍼센트 중, 클레이 탐슨을 제외하면 8/29 (27.5%)였습니다.
그리고 저기에서 스테픈 커리까지 제외하면 1/11 (9.1%)였지요.
또한 커리도 사실 4 쿼터 그 막판의 3점슛 활약과 연장을 제외하면 3점슛이 말을 안 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3점도 3점이지만 워리어스의 공격을 부진케 만든 점은 펠리컨스의 공격이 대단했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펠리컨스의 전반 야투율 59.6%는 뉴올리언스 프랜차이즈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네 번째로 좋은 전반 야투율이었다 합니다.
워리어스의 공격이 상대의 공격 실패로 일어난 트랜지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서 재미를 못 본 것도 크다고 생각해요.
또한 4 쿼터 워리어스의 대반격에 결정적인 힘이 돼줬던 22 공격 리바운드 얘기를 하자면, 워리어스의 공격 리바운드 시즌 하이가 19 개였습니다. (Mar 23 워싱턴 상대)
그러니까 저보다 세 개를 더 따낸 셈입니다.
숫자를 더 풀어보자면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ORB%) 리그 평균 아래인 24.1 퍼센트로 21 위를 기록했던 워리어스였는데, 오늘 기록한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이 39.3%였습니다.
저 말이 무슨 뜻이냐면, 워리어스가 실패한 샷들 중 팀 리바운드가 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빽차나 아웃오브바운드) 39.3 퍼센트를 워리어스가 다시 리바운드로 회수했다는 얘기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뉴올리언스는 상대방이 실패한 필드골들 중 경합 가능한 볼을 60.7 퍼센트만 챙겼다는 이야기구요.
그런데 사실 골든스테이트도 수비 리바운드 단속은 못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13 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했는데 상대방이 31.0 퍼센트를 회수하도록 허용한 셈이지요.
정규 시즌 가장 높은 평균 ORB%를 기록한 팀의 수치가 유타 재즈의 29.1%였고, 이 두 팀이 오늘 유난히 리바운드를 털고 털렸던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뉴올리언스는 꽤 털었던 것이고, 골든스테이트는 챠트를 뚫을 기세로 털었다는 정도.
재미있는 점으로 정규 시즌 평균 ORB%에서 뉴올리언스가 (4위,27.1%) 골든스테이트보다 (21 위, 24.1%) 앞섰었는데, 이번 플레이오프 경기마다 ORB%를 앞서고 있는 쪽은 워리어스라는 겁니다.
1 차전 22.7% vs 21.3%. 2 차전 31.1% vs 23.9%.
첫댓글 어우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 오늘 경기 요약이 정리가 싹 되는듯한 기분이네요! ㅎ 추천 꾸욱!!!
격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