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C Finch Station
통근자 단상-2(Commuter's Brief Thoughts-2)
2023년 6월 6일 (화) 오전 5:56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매일 새벽 6시 20분에 일어난다. 이제는 여기까지 자동이다. 그리고 물 한모금 마시고 거실로 나가 깔아 놓은 매드 위에서 '운명의 신, 안녕 내사랑아' 에게 하루를 맡긴다. 그리고 군대에서 아침에 하던 맨손체조를 대충한다. 이제는 제대로 못하겠더라. 순서도 잊었고 힘도 들고. 나이는 못 속여~ 하며 마무리를 하고 침대 위 이불 밖으로 나온 총괄 대장의 발을 주무른다. 일어나라고. 6시 40분. 그때부터 총대는 둘째 점심까지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몸을 흔들며 출입구로 가서 총괄대장의 신발과 내 신발 을 신기 쉽게 문 앞에 두고, 입구의 옷걸이에서 점퍼와 조끼를 챙기고 오며 창고 문 손잡이에 걸린 마스크 까지 들고 안방으로 와서 침대 위에 입는 순서대로 나란히 놓는다. 그리고 탁자 위 랩탑을 덮어 둔 흰 수건 위에 타이레놀 1알 마그네슘 1알 비타민 D 한알 Iron 한알 그리고 밀크씨슬 1알을 챙겨 가지런히 놓는다. 그 동안 오며 가며 몸을 좀 흔든다. 그것도 운동이거든 ㅎㅎㅎ.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실패해서는 안될 큰 볼 일을 힘주어 만들어 비운다. 그때 스마트 폰으로 뉴스도 대충 본다. 읽지는 않는다. 그냥 훑어 본다. 비우는 이 일이 오늘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늘 잘 되어야 할텐데...
샤워를 하고 나오면 총괄 대장이 만든 반 공기 정도의 아침이 탁자 위에 있다. 다시 물 한모금 마시고 24번 채널의 뉴스를 보며 옷 입으며 밥 입에 넣으며 씹으며 부엌에 가서 노가리 좀 까며 다 먹은 그릇을 개수대에 놓는다.
그리고 돌아와 준비된 약과 건강 보충제를 먹는다. 그때 막 준비를 마친 총대장이 눈치를 준다. 환풍기 후항과 전기 등을 껏는가 점검하고 빽색을 매고 런치박스를 들고 같이 나간다.
거의 매일 같은 시각에 복도 끝 방에 사는 중국 산 다니엘을 만난다. 지 아들 유치원 데려다 주고 돌아 오는 거다. 직장 다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살갑게 군다. 내가 지 보다 커거든. 이 넘의 콘도는 거의 85% 가 올드 챠이니즈 피플 혹은 미들 에이지 간혹은 영 챠이니즈 피플로 채워져 있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거의 8시 안팍이다.
자. 핀치역 까지 가자 이다. 전에는 15분 거리에 있는 에이진 코트 고 츄레인 역에서 고 츄레인을 탓다. 늦어도 7시 45분 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이 나이에 고정 시각에 억매이는게 좋지 아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핀치 역으로 간다.
요즘 같이 좋은 날 아침에 핀치 라인에 올라 서쪽으로 운전해 가는 상황과 상태 그리고 기분. 모두가 좋다. 옆에는 총괄대장이 뭐라 뭐라 조잘된다. 아마도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오며 지금 봐둔 어느 마트 혹은 몰(몰에는 식료품 마켓이 없다. 옷 살려고 ㅎㅎㅎ) 혹은 슈퍼마켓 혹은 겔러리아 한인 마켓 등 어느 곳에 가서 무조건 쎄일하는 물건을 산다 등의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듣든 말든. 돈이 일단 안 들거든. 이단은 점 점 기분 나빠질려 하네 할 때는 톤이 다르다. 그때는 뭐라도 말하며 듣는 척 해야 한다.
Go Train & TTC Union Station
도로변의 잔디 자란 것 두고 탓하고, 블랙피플 뚜꺼운 점퍼 입고 가는 것 보고도 탓하고 날씨 탓도 하고 호숫가 이야기도 하고... 어느 새 다 왔다.
나는 내리고 바턴 터치하고 "잘 다니고, 이따 에이진 코트 역 주차장에서 봅시다" 하고 핀치 역으로 들어서면 또 하루의 내 전투는 시작이다.
핀치 역 안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20개의 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 4계절 내내 이 계단 내려갈 때 조심하여야 한다. 이 계단을 내려가며 오늘의 바디 컨디션을 체크한다. 다리에 무리가 없이 가볍게 내려가면 컨디션이 좋은거다. 혹 좀 무리가 느껴져도 위안한다. 어깨에 맨 빽색 무게가 적어도 15kg 이상은 되거든. 이 정도면 그것 없다면 더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다. 공갈 좀 보태면... 끝.
첫댓글 글 잘 보고 갑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더군요
저는 아무리 피로하여도 5시30분 되면
눈을 뜨니 ㅎㅎ 좀더 자고싶은데 말입니다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낍니다
삶의 이야기가 가슴에 닿네요
항상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제임스안 친구님
일어나라고 부인의 발을 주무른다는 그 대목에 미소가
따스한 부부의 정이 느껴집니다
하루 일상을 드라마틱 하게
곱게도 써 내려가셨네요.
나이가 들고 보니
저도 계단 오르 내릴때
점검하는 버릇이 생기더군요
무조건 빠르게 보다
조심하자 랍니다
언제나 건강 조심하시고
폼나게 지금처럼 멋지게
즐겁게 사세요.
재미있게 글 쓰셨네요.
잘 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