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같이 하자는 말 한마디에 서둘러 오후 2시경 도착하니
고수사랑님이 팽주하며 김밥과 미역국 모시떡 등으로
맛나게 맞아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형수님과 수빈이까지 와서 더욱 반가왔습니다.
어렸을 적엔 함께 차를 들며 잘 어울렸더니
중1이 된 지금은 자기만의 영역 속에 외따로이 떨어져
시간을 향유하는 수빈이 ...
그 수빈이를 찰칵하며 챙기는 형수님!
그렇게 점심을 하고 형수와 수빈이는 먼저 일어난다.
조명과 정물이 테이블 위에서
한폭의 그림처럼 분위기를 자아낸다.
머그컵에 프린트된 그와 그녀.
그 얼굴과 茶言이 맛깔스럽다.
벽과 벽이 만나는 그 구석에 잘 놓여있는
버디님의 항아리 선구안과 아란도의 배치, 그 미학~
북경에서 중국님이 오셨다 가시며
전해달라 남겨주셨다는 철관음!!!
그 포장 주머니가 참 복스러운데다
청향이 참 싱그러웠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온 다우들과 나누었습니다.
중국님,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다음에 복수의 기회를 주소서~~~
올해 5월 명종제다에서 제다해온 난생처음 발효차
그 담겨있는 자기가 멋드러져서인지
아주 잘 익어 지금 우려 마시기에 일품이었다.
구조론을 함께 공부하는 아란도님의 페북친구
풍골님^^
함께 차한잔 풍경이 참 자연스럽습니다.
인천에서 버디님이 함께 해주시며
잔잔히 당신 초상권을 주장하셨는데도
이 후기 사진 속 풍경의 흐름 상
차마 빼놓고 올릴 수가 없었노라고...
약속하고도 배려를 하지 못하게 만든
이 흐르는 미학센스를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
자사호에 뚜껑에 매놓은 손잡이 끈이
자사호보다 더 눈이 가더라니
저렇게 매듭을 만들어 달았네요.^^
가을 깊고 살갗 차운 날씨에
차분히 따듯이 차한잔이 맑고 잔잔히 흘러돌 새
유리구름과 아비요님 도착.
조촐하고 오봇하게 서로를 우리며 나누노라니
따로 명상이란 다도란 다례란 다선이란 시간을 그리지않아도
호흡이 그윽하게 놓이고 담담하였는데
유리구름과 아비요님이 선물한 두권의 책
"우리 도시를 떠나 살 수 있을까?"
"사라져가는 나"
이를 다담에 운으로 띄우니
누구나 한번쯤 안고 들고 있었던
도시와 시골 그 삶의 현장이 다담에 입혀져
도담도담 사색으로 물든다~~~
그렇게 도란도란 잔잔히
어느 주장이나 압도적인 화제없이 서로를 들으며 운을 이어가노라니
절대침묵 속에 차한잔이란 시간이 따로이 필요치않았다.
그 흘러가는 자연스러움에 '우리와 나'를 맡기고 담다
더불어 현소선생님이 드디어 만휴에 오시다
날이 부쩍 썰렁해졌으니
'그 겨울에 그 찻집'이 딱 어울린다시며
한 곡조 울려주시니
만휴 실내가 뭔가 꽉 차오르는 기운으로
우리 오늘 만남을 취하게 하도다~~~
당신의 악기에 이백의 장진주 한대목을 새기시고
그 뜻을 풀이해주시니
장진주 전문은 이백의 호연한 권주가일지언정
새겨진 이 한대목 말씀이
또한 차한잔 도담(道談)이 되어 맑게 스며든다
※장진주將進酒/ 李白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廻 분류도해불부회
세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면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又不見 우불견
또한, 보지 못했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귀한 저택에 앉아 거울에 비친 백발을 보며 서러워하는 것을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아침에 푸른 실 같은 머리카락이 어느덧 눈처럼 세어졌네.
人生得意須盡환 인생득의수진환
인생이란 때를 만났을 때 즐거움을 다해야 하니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금 술잔을 부질없이 달 아래 홀로 두지 말게나.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내게 주신 재능은 반드시 쓸 곳이 있을지니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부래
천금의 돈도 다 쓰고 나면 다시 돌아오게 마련일세.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즐겨보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모름지기 한 번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 丹丘生 잠부자, 단구생
잠부자岑夫子, 단구생丹丘生이여!
將進酒, 君莫停 장진주, 군막정
그대들에게 술잔 권하노니 사양일랑 하지 마소.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조 부르겠으니
請君爲我側耳聽 청군위아측이청
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鍾鼎玉帛不足貴 종정옥백부족귀
풍악과 맛나는 음식은 귀한 것 아니고
但願長醉不願醒 단원장취불원성
다만 원하는 것은 길이 취해 깨어나지 않는 일.
古來賢達皆寂莫 고래현달개적막
고래古來로 성현도 한번 가면 뒤는 말없이 조용하니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다만, 술을 마시는 자 이름을 남기리라.
陳王昔日宴平樂 진왕석일연평락
옛날에 진사왕陳思王이 평락관平樂觀에서 연회를 열어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한 말 술, 만금에 사서 호탕하게 즐겼노라.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이여, 어찌하여 돈이 모자란다고 하는가.
五花馬, 千金구 오화마, 천금구
다섯 가지 색깔의 갈기를 가진 귀한 말과
천금이나 주고 산 귀한 갑옷 여기 있다네.
且須沽酒對君酌 차수고주대군작
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아이 시켜 몽땅 맛 좋은 술과 바꿔오게나.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그대들과 함께 마시며 만년 쌓인 수심 풀어 버리리.
하여 그윽한 연주 더 신청하여선
대금가락에 차한잔과 더불어 침묵시간을 가지고
차한잔에 스스로 '나'를 담아 들어보다~
그리고 저녁식사와 반주
차곡차곡
마음거울님 오시면 茶가 더욱 풍요로와지고
바삐 가시는 걸음 붙잡고
한곡조 더 신청하여 듣도다~~~
버디님의 청취 모습에 덩달아 곡조가 더욱 달달히 흘러돈다
조촐하게 시작되서
진수성찬 화려하게 피어나
고즈넉히 흩어지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반달이 맑고도 밝게 걸려있다
다회를 마치고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타이거백님 모친상을 조문하고
깊은밤 더욱 도드라지는 달빛을 받으며 돌아오다
오다 가다 머물러
차한잔 우리고 나누었지만
처음은 그저 스치는 인연이었을 뿐인데...
어느 새
너와 나 우리가 되었고
서로를 비쳐주며 위안과 힘을 받으며
일상을 휴식을 얻는 인연이 되었구나~~~
시간은 절로 흐르지만
저 절로 이루어진 것은 없고
그만큼 우리는 부딪치며 부데끼며 탑을 쌓았고
밀착과 마찰, 그 온기와 열로 서로를 가꾸어왔겠거니
우리 늘 이대로
기대하며 약속하고 기대없이 만나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난생처음인듯 오래 발효된듯 시간을 가꾸며 동행해보세~~~
오다가다머물다스치다
그 흐르고 맺히는 모든 새롭고 오랜 인연이여!!!
참 감사합니다~~~
- 산울림 올림 -
첫댓글 하루종일 놀다, 자다, 먹다^^
그래도 시간은 빠르고
전혀 지루할 새 없이
말 그대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를 만치
즐거움으로 취하다~~~
만휴에 취하는군...
언제 스리슬적 가봐야겄네..
@흐름이어라 그러시게♥.,~
사진,글 ,동영상까지 참 소상히도 올리셨네요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그날밤 이 소정도 만휴에 푹젖었다 온것 같습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지당한것 같아요
산울림님의 사유속에는 언제나 귀한 향기가
스며있어요
고운분들을 더욱 곱게 바라보는
님의 심향이 늘상 그리울 따름입니다
내내 청안하시길
감사합니다~♥.,♥
ㅎ~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미진한 식사도 맛나게 드셔 주시고 잘 쉬시다 가시니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늘 평안하세요. 단풍나무에 바람이 불어오니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가을은 정말 보석같은 계절임이 분명하지만 또 한쪽 서늘함도 있으니 늘 평안한 나날들 되세요.^^°
팽주 하시는 고수사랑님...이제 완전 자연스럽습니다. ^^
그렇습니다♥.,~
저녁먹고 가려다 주저앉은 산울림님...^^
ㅋ~ 이스크라님...^^
오는 날이 장날이어서 합석...구조론의 풍골님...^^
현소님의 대금 연주... 가요나 가곡 그리고 팝송이나 샹송을 대금으로 부시는데 너무 멋집니다. 연주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흠....신변보장을 원하셨는데...ㅋ...이미 노출...버디님...감사드립니다.^^
식사겸 뒷풀이 시간...^^;
부부가 좋다고 박수 삼매경~~~
유리구름님과 고정란님^^
풍골님 모자를 돌려가며 써보기...흠...저 모자를 쓰면 바로 과거로 회귀가 되는거 같으다는....ㅋㅋ...그런데도 잘 어울리는 묘한 모자....
하나 사줘야 되겠다는...가리고 다니게...
아~~~이제 패션을 생각해서 모자를 강추 해야겠다는...ㅋ~
언제 이런 걸 다 찍었댜? ㅋㅋㅋ
모자 하나 가지고 한참을 놀더라~~~
담에 뵙게 될때는 다들 모자를 쓰고 나타나시기를....^^
손자국에 반질반질 해진 대금들....
한꺼번에 여러 대금들을 보니 한 컷~~~^~
타이거백님 어머니 빈소에 다녀오는 길...달이 떳길래 달 찍으려고....
새벽으로 가는 길...
고맙습니다.^^()
이런 댓글 방식 멋지네요. 오늘 다기세트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고수사랑 ㅎ~ 받으셨군요. 저도 고마워요~~
마음에 잘 드시길 바래봅니다.^^
이러니 마치 제가 선물 드린거 같은 늬앙스가 풍깁니다.
진성도예 다기 이쁩니다.^^
@고수사랑 고수사랑님 서울 찻집 어디선가 뵈면 알아뵐 수 있을지도.... 아란도님 다회 후기와 사진들 고마워요.
고수사랑님 다기 받는 다음 날 통화하기로 해 놓고 못했습니다. 기회 되면 한 번 뵙고 싶으네요~ 감사합니다. ^^
@연수[緣樹] 감사해요. 좋은 인연으로 남길 기원합니다. 좋은 작품 많이 만드세요.
@고수사랑 네~ 안다님 결혼식에 오신다는 소식이? ^^
머그컵이 이뻐요 ^^/
ㅋ~ 땡큐^^
참 좋타~~~
그렇다^^
고수사랑님, 이제 팽주자리가 제법 어울리시네요~~^^
왜 요즘 안 보여요?
@고수사랑 180이 안보일 정도면 안경을 새로 바꾸심이 ㅋㅋㅋ
그리 팽주하시곤 힘들다고
한숨 주무시고 나오시더군요.
@잠공 대박~~ ㅎㅎㅎ
@산울림 그랬나요? 어쩜^^ ㅋㅋㅋ 이또한 대박~~ ㅎㅎㅎ
@고수사랑 그러게요.. 일정이 잘 안맞네요.. 차의 계절이 왔으니 이제 좀 맞춰볼까요? ㅎㅎㅎ
여러분들이 원하신다면~~~~ 아, 여기는 카톡에서 쓰는 이모티콘이 없네.. ㅋㅋㅋ
근데 팽주하시다 제가 또 웃으면 어쩌실려구~~ ㅎㅎㅎ
이번 다회는 최정예멤버만 모이셨군요~~
정기다회는 꼭 가고픈데..
다음엔 조금만 일찍 공지를 올려주심 감사~~
조촐하니 정예로 보이셨군요.^^
처음 오신 분도 있고
쉬이 뵙지못하는 분도 있고.
하여간 제 시간에 맞춰 하게 되어
진작에 공지를 올리지 못했슈.
11월 29일은 대구에서 할 것 같으유^.,~
180128 늦은 밤. 대금에서 이태백의 장진주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