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의 지리산 왕복종주기 Ⅱ
◈ 제목 : 지리산아 안녕...
1. 산행일시 : 2003. 6. 29 ∼ 6. 29
2. 산행구간 : 천왕봉∼벽소령~음정
3. 산행친구 : 지킴이, 쇠돌이(마음만산꾼)
4. 산행여정
◎ 천왕봉∼장터목∼촛대봉∼세석∼영신봉∼칠선봉∼선비샘∼
벽소령∼음정
5.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16.9km, 5시간 50분
(식사, 휴식등 60분포함)
6. 산행기
⊙ 천왕봉 일출을 고대하며
천왕봉 일출을 고대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건만,
세벽일찍 일어나 하늘을 보니,
발 아래 보이는 산자락은 운무가 가득하다.
오늘 일출은 아무래도 보지 못할 것 같다.
그래두 작은 소망을 가지고 천왕봉으로 향하여 출발한다.
두손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직 동이 트지않는 어두운 밤길을,
랜터에 의지하여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 떠벅터벅 걷는다
천왕봉 일출을 보려하는 많은 등산객들 때문에
운행속도가 느려지구,
간신히 추월을 하면
또 다른 등산객들 틈에 끼여 멈칫멈칫거린다.
오랜만에 배낭을 메지않고 산행을 하기때문인지
발걸음이 가볍고
룰루랄라다...
제석봉 오르는 급경사 오름길을 넘어서니,
완만한 오름길이다.
군데 군데 흐르는 물을 밟으며
천왕봉으로,
천왕봉으로,
순례자의 길을 떠난다.
40여분쯤 걸었을까.
눈 앞에 천왕봉 정상이 나타난다.
아직 이른시간이기 때문인지
일출을 보려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구 한적하다.
일출을 잘 볼 수 있는 명당자리를 택하여 털썩 주저않는다.
장터목대피소쪽을 바라보니까,
천왕봉으로 올라오는 랜턴 불빛이 뱀꼬리처럼 길게 길게 늘어져 있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동쪽하늘엔 구름도 가득한데...
일출을 보기위하여 수고하는 열의에 경의로운 마음이 들구...
드뎌!!!
일출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붉은 태양이 솟아 오렸는지 동쪽 하늘이 검붉어진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려는 초보산꾼에 대한
하늘의 시새움일까.
하늘은 검붉어지는데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기저기에서 실망과 탄식의 소리가 들려온다.
자손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바라보지도 못하구...
다음을 기약하며 이쉬운 발길을 돌린다.
⊙ 장터목대피소의 일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대하던 천왕봉 일출을 보지 못하구
아쉬운 마음으로 장터목으로 내려오니,
아직 이른시간이기 때문인지 한산하다.
대피소에 들어가 배낭을 챙겨들고 취사장에 들어가니
몇몇의 등산객들이 하루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부산한 등산객들 틈에 끼여 하루를 준비한다.
버너에 불을 붙이고 코펠에 물을 붇고,
샘터에서 물을 떠나르고
부글부글 끓으는 물에 라면을 넣고...
잽싸게 아침식사를 하구
배낭을 둘러메고 촛대봉을 향해 출발을 한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올라오는
등산객은 보이지 않는다.
제복을 입고 세석으로 내려가는 지리산 관리사무소 직원만 보일뿐...
빠른 걸음으로 바짝 따라붇는다.
반갑게 인사를 하구 앞써기 시작한다.
완만한 능선이 끝나자 촛대봉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된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오른손 잡은 지팡이에 힘이 들어가구
숨이 가파진다...
헉헉거리지만 빠른 속보다.
계단을 타고 오르니
촛대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세석에서 오는지...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오름길인데...
잠시 멈추어서 길을 비껴준다.
한참을 기다린 후...
다시 걸으려니 힘이 든다.
쉼 호읍 한번 크게하고 출발이다.
⊙ 촛대봉...
촛대봉 정상에 오르니,
아무도 보이지 않구
나 홀로다.
세석대피소쪽을 바라보니,
수 많은 등산객들이 떼를 지어
올라오고 있다.
이제부터 많은 등산객들 틈에 끼여 진행을 해야할 것 같다.
조금은 가벼워진 배낭을 메고 영신봉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출발이다
빠른 걸음으로 내리막 길을 내려온다.
사거리 갈림길에 서서 인파들로 부산한
세석대피소를 바라보고,
영신봉을 향해 힘차게 오름질을 한다.
천왕봉에서 역종주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큰 오름길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구,
룰루랄라...
마음도 가볍고 몸도 가볍다
⊙ 영신봉...
영신봉 봉우리를 가볍게 오르고
봉우리 아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산들바람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씻어내리고
선비샘으로 향하는 완만한 능선길을 걸어간다.
벽소령에서 세석으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 진행속도가 빨라진다.
음정까지 6시간 30분 정도 예상했는데,
시간이 단축되고 점심시간 이전에 내려갈 것 같다.
영신봉을 넘어 완만한 능선길을 빠른 속보로 달려간다.
힘들게 올라왔던 칠선봉을 가볍게 오르고
108번뇌 108계단을 총총걸음으로 내려선다.
고도차가 별로 나지않는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니
선비샘이다.
⊙ 선비샘...
선비샘에 이르니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장마때문인지 파이프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우렁차다.
둘러멘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세수를 하구,
컵에 물을 가득떠서 벌컥벌컥 들이마신다.
마냥 선비샘에 앉아
지나가는 선남선녀들을 바라보며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벽소령을 향하여 출발이다.
30여분 진행을 하니 구벽소령이다.
음정과 벽소령, 벽소령대피소를 알리는 이정표 서있다
우측으로 가면 음정가는 길이구
직진을 하면 대피소쪽으로 가는 길이다.
⊙ 벽소령대피소...
대피소방면으로 10여분쯤 걸어가니 벽소령대피소다.
날씨가 덥기때문인지
무박종주시 지친몸을 쉬던 의자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구,
햇살을 피하여 그늘진 곳에서 쉬고있는
등산객들이 보인다.
시간을 보니 10시가 조금 지났다.
11시 이전에 도착하지 못할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빠른 시간이다.
의자에 털버덕 주저앉아
배낭에서 초꼬렛을 꺼내
아싹아싹 십어먹는다...
⊙ 음정 가는길...
대피소 앉아 지친몸을 쉬고
음정가는길로 내달리기를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등산로 주변에 오디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주렁주렁 달려있는 오디를 보니 군침이 돈다.
배낭을 맨채 오디를 따먹는다.
새콤달콤하니 정말 맛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한참을 서서 입안에 오디를 가득담아
오물오물 씹어먹는다.
한참을 따먹다 음정을 향하여 출발을 한다.
벽소령으로 올라 오는 등산객들이 하나 둘 보인다.
"수고하십니다"
"반갑습니다"
오고가는 인사에 지리산 멋과 사랑은 더하구...
지난 장마때에 무지 고생을 하였는지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군사도로는
수해복구공사중이라 시끌벅적하다.
이제 음정도 다 와가는지
음정 1.4km 표지판이 서있고
다시 힘을 내 황소걸음으로 내려가니
쇠돌이가 반겨준다.
"쇠돌아 안녕,
이틀동안 정말 심심하였지???
쥔장도 쇠돌이가 무지무지 보고싶은거 있지^^
이제 벽소령∼천왕봉 왕복종주도 서서히 막이 내리고 있다.
지리산과 함께한 시간 시간들...
종말루 행복했었는데...
언제 다시 찾아오려나...
지리산 정취와 그리움을 가득담아
마음에 새기고 음정을 떠난다.
지리산아 안녕...
네가 몸서리치도록 그리우면
다시 찾아올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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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을 읽으면서 저도 옆에 있는듯이 느껴졌습니다. ^^ "네가 몸서리치도록 그리우면 다시 찾아올께...사랑해! 이부분에서는 눈물이 나네요~ 저도 지리산을 무척이나 사랑하거든요~
졸필인데...넘 감사하네요...꼭 지리산에서 한번뵙게되길 소망하는 마음이네요.
지킴이님 하루만 늦게 오시지 그랬어여 저 오늘 일출 보구 내려왔습니다 ^^ 장관 이었습니다 찐자 사람들 전부다 구름대문에 포기하구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의 구름이 바람에 실려가더니만 햇님이 얼굴을 삐직하구 내밀더군요 ^^ 아마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