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晩秋'라는 영화도 있었지만, 그 얘기를 하러는 게 아니요, 늦가을 나들이 사연 한 토막입니다.
친구 넷이, 오래 전부터 용인시 한 모퉁이 田園에 둥지를 틀고 사는 친구 집으로 나들이했습니다.
조금 서늘했던 11월 4일은 구름 한 점 없는 快晴한 날씨, 天高馬肥라는 말 그대로였지요.
오전 11시, 남부터미널에서 김태현, 이규영, 한재희, 그리고 김주철이 모였습니다.
진천 行 시외버스를타고 1시간 남짓, 양지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좌전'이라는 곳에서 내렸습니다.
우리를 부른 친구는 이광호 동문인데, 대학교수 출신의 박사님이지요.
그 인근에서 소문났다는 '호수'라는 맛집에서 白晝의 飯酒를 곁들인 샤브샤브 오찬은 애들말로 '짱'이었습니다.
(소주는 몇 병을 깠더라?)
즐거운 식사 後에 찾은 친구의 집은 조상님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었기에 말 그대로 古色蒼然입니다.
반깁게 일행을 맞아주신 사모님의 곱고 仁慈하신 모습은 우람한 體軀의 이광호 동문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달까요?
刺繡의 名人이시기도한데, 요즘 인사동에서는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中이기도 합니다.
향내 물씬한 쌍화차, 그리고 두 분의 손길이 듬뿍 배어있는 과일. 야채 등의 매실주 술상은 늦가을 정취를 滿喫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먼 데서 벗들이 찾아오니 어찌 즐겁지 않으리오"라는 옛말도 있지만, 주인장 역시 그랬기를 바라는 마음만 안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터미널에 내렸지만, 누구로부터도 "딱! 호프 한 잔씩만!!" 하는 멘트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우리가 제일 흔히 듣는 말, "연세가 있으시니까요"가 그 正答이겠지요.
晩秋처럼, 黃昏처럼 저물어가는 우리들, 그래도 남아있는 나날은 건강하고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뿐입니다.
-끝-
2022년 11월 6일 새벽에.
壺然 쓰다.
첫댓글 歲寒圖 가 떠오르는 조촐한 선비의 삶 을 느끼게 되네요 .. 가풍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