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유럽의 병자'라고 부르는 이유
입력2023.08.27. 오전 5:51
수정2023.08.27. 오전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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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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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인플레, 유로존 평균 웃돌아…구매력 ↓
ECB 금리 탓 독일 주택 건설 시장 위축도
지멘스 같은 제조업체 등 산업 전반도 부진
[프랑크푸르트(독일)=AP/뉴시스]유럽 최대, 세계 4위 경제 대국인 독일이 최근 '유럽의 병자'로 불리고 있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모습.2023.08.25.[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유럽 최대, 세계 4위 경제 대국인 독일이 최근 '유럽의 병자'로 불리고 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산업 전반의 정체 등으로 인해 독일 경제가 침체 상황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독일이 올해 -0.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을 포함해 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평균 상승률은 0.9%였다. 유럽 주요국들 중 독일만 유일하게 지난 4월 전망치(-0.2%)보다 하향 조정됐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먼저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독일의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했다. 이는 유로존 전체 평균 5.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독일인들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고 수준인 3.75%로 인상한 것이 독일 주택 건설 시장에 타격을 입혔다는 점에 대해서도 CNN비즈니스는 언급했다.
독일의 경제연구소 ifo는 설문조사에 응한 건설사들 가운데 40% 이상이 수주가 부족하다고 답했고, 이는 전년 동기 10.8%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스 볼라베 ifo 조사 담당자는 "높은 금리와 건설비용의 급격한 상승이 새 사업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지멘스 등 독일의 유명 제조업체 등 산업 전반도 타격을 입었다.
독일의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8월 독일의 서비스·제조업 등 산업 활동은 코로나19 팬데믹 제한이 점진적으로 해제되기 시작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네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인 중국이 경제 둔화, 청년실업 문제 등을 겪고 있다는 점도 독일 경제의 침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제는 중국이 과거만큼 독일제 제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된다. 2021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독일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었다.
ING의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제스키는 "독일의 대중국 수출은 매우 부진하다.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낮다"면서 "중국은 경쟁자가 됐고, 과거만큼 독일산 제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