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고가 수능 성적 향상 우수고로 거듭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5년간 수능 성적 향상도가 좋은 학교를 선정했는데 평창고가 포함됐다. 학교장과 교사들의 헌신, 시설 개선, 차별화된 프로그램,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 지역 사회의 지원 등으로 일궈낸 결실이다. 이렇다 할 사교육 기관조차 없는 농촌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공교육 안에서도 얼마든지 실력을 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학교장과 교사들의 열정적인 지도를 평가하게 된다. 사고력 중심의 수능시험은 문화 환경이 도시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쁜 농촌지역 응시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조건을 딛고 성적 향상을 인정받은 것은 열과 성을 다한 교사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내에 관사를 신축해 전체 교사 27명 중 16명이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한 것도 공부 잘하는 학교로 변신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평창고의 혁신은 읍·면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대입 경향은 도내 학생들에게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다. 소위 명문대가 특수목적고 출신에 초점을 둔 제도를 택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여기에다 주요 사립대가 내신 무력화를 시도하고 수능 중심의 입시 제도를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평창고의 진학률 상승을 보면 시골에 많은 교육 투자가 이뤄지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제2, 제3의 우수고가 나와야 한다. 사실 농촌과 폐광지역 학교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게 현실이다. 도내 중학교 3학년 가운데 타 시·도로 진학한 학생이 최근 3년간 1,170명에 이른다. 보다 나은 교육여건을 찾아 도시학교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평창고와 같이 성과를 거두는 학교가 늘어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도내에서 교육받아도 상급 학교 진학은 문제없다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평창고에서 그 모델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