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 앞으로 ‘시짱’으로 표기”… 인권문제 부각 차단 노려
국제포럼서 ‘티베트’ 표기 없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티베트인이 중국 지배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the tribune
중국 당국이 앞으로 시짱(xizang·西藏)을 영어로 공식 번역할 때 그동안 써 오던 ‘티베트(Tibet)’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 및 인권 문제와 관련해 티베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줄이고 중국의 주도적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펑파이를 비롯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을 초청해 개최한 제3회 국제포럼 이름의 영어 번역을 ‘중국 시짱 환(環)히말라야 국제협력포럼’이라고 했다. 지난 1, 2회 때는 ‘중국 티베트’라고 번역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1951년 병합한 이후 공식 명칭을 시짱으로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어로는 시짱으로 표기하면서도 영문으로는 티베트로 써 왔다. 외국인들이 시짱보다 티베트에 더 익숙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선전공작부는 “시짱은 오랫동안 영어 번역이 티베트로 잘못돼 왔으며 이는 오랜 시간 간과된 중대한 오류”라면서 “국제사회에 심각한 오해를 심어줄 수 있으며 중국 공식 표기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국무원(정부) 결정에 따라 1978년부터 모든 지명의 영어 번역을 중국식 병음(중국어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영문으로 된 각종 표기에서 티베트가 공식적으로 등장하면 여전히 국가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대만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고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