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막네가 간직한 할머니의 반지를 보면서 우리 집사람과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을 떠 올리며 나눈 이야기입니다.
75세 정도이던 지금부터 약 20년 전 어느 화창한 초여름 날 며누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던 어머님
집사람 목에 걸린 돈쯤 되는 가느다란 실 목걸이를 보시고는
아야~ 그 목걸이 금 이대냐? 겁나게 이뿌다야.
시골 누삼네 어매도 목걸이 찼는디 겁나기 이뿌드라.
그 한마디에 마음약한 며누리 나에게 살짝 하는 말이 어머님이 목걸이가
갖고 싶으신가 봐요.
그래서 우리는
내가 회사[쌍용]에서 상으로 받은 반지랑 집사람 목걸이를 녹여서 할머니
목걸이를 만들어 당장 걸어드렸습니다.
얼마 후에 어머님은 목포랑 시골에 다녀 오셨답니다
평소에도 멱을 자주 감겨드리는 우리 집사람이 어머님 멱을 감아 드리다
목걸이가 없는 걸 확인하고.
어무니! 목걸이 엇 따 뒀어?
여기 목에 걸은 목걸이..엇따 둿어!
잉!..그것이 그랑께..
[고개를 떨구시고 한 참을 망설이다]
누삼네 집서 머리럴 [손짓하며] 이렇코 이렇코 깜꼬나서 시숫물얼 확 부
서 버렀는디 수체 구녁에 들어갔는지 으디로 갔는지 당최 찾아바도 읍써!
하시며 고개를 숙이고 짠 해 하시더랍니다.
젊어서부터 귀가 어두운지라 전에도 외재 보청기 그 때 돈으로 18만원을
주고 사서 끼워 드렸더니
시골 가서 지금은 사라지고 없을 재래식 소매구덩이에 빠뜨리고 그거 찾
을려고 작대기로 뉘 집 소매구덩이를 한나절 뒤진 전과가 있는지라.
우리 어머님
며누리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얼마나 당황 했을지 상상 되시죠.
그러기를 한 동안
여전히 근심과 한숨이 역력하신 우리 어머님
노인네 얼마나 마음 쓰리실까!
우리는 늘~ 그렇게 안타까워 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집사람이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실반지와 실 목걸이 반짓
계 탄 것 다 녹여서 어머님께 큰 가락지로 만들어 끼워 드렸답니다.
서울생활 숨 막히게 답답한데다
그 가락지 끼자마자 기분 괜찮으신지 목포에 손주들 보러 가고 싶다
날마다 온 좽~일 노래를 부르시네요.
몇 날 며칠을 승강이 하다 결국 목포에 가셨는데
그 다음 날 눈 뜨자마자 답답 하시다면서 바로 오전배로 시골에 들어 가
셨더랍니다.
시골에 한번씩 다녀오시면 영락없는 누더기 행세거든요
그래서 시골에를 못 가시게 하는데 근 보름 만에 목포 오셨다 데요.
이 후 한 참 만에 집에 오셨는데
오랜만에 다시 어머님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하던 우리 집사람이 또 이
상하게 반지를 안 끼고 계셔서
어무니!..반지 어디있어!
어무니!..까락지 엇다뒀어!
한 참을 못 들은 척 하시다가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제 답이 나옵니다.
씁쓸한 웃음을 지으시며
ㅎㅎ ..“용왕님 한테 선사 해 버렀다!“
먼 소리야 엄니!..어떻게 선사 했는데!..무슨 말이야 엄니!
ㅎㅎ..우리 어머님이 평소에 홍시를 무지 좋아 하셨거든요..
평소에도 시장 나가시면 홍시가 물러서 팔지도 못할 지경인 것을 얻었는
지 어쨌는지
샀다면서 봉지에 싸서 숨겨놓고 드실 정도로 홍시를 좋아 하셨는데요.
시골에서 홍시를 얻었는지
사셨는지는 모르지만 죽이 다 된 홍시를 봉지에 넣고 배에 오시다
시아 바단지 시야 바단지 안좌 넘어 큰 바다에 올 때쯤 그 홍시를 꺼내
집어서 드시고 입가에 잔뜩 묻은 홍시죽을 손으로 흠쳐서 바다에다 탁
털어 버렀는디
ㅎㅎ..까락지가 바다로 쏙 빠져서 달아 났답니다요.
그렇게 우리 어머님은 용왕님께 금가락지를 선사 하셨답니다.
할머니의 기막힌 사연에 우리 아이들 까지
친구한테 선물 받은 실반지, 당신께 늘 만만한 친구인 며누리의 실 목걸
이 또 모두 녹여서
이번에는 두개짜리 쌍 가락지 만들어 끼워 드렸죠.
“우리 어무니는 손마디가 너무 굵어 잘 빠지지도 않는데
돌아가실 때 되니까 그 굵던 마디가 다 가늘어져서 너무 힘없이 빠지데요“
우리 집사람이 중얼거리듯 하는 말입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갖고싶던 그 쌍 가락지
당신이 젤 이뻐하던 막네 손주에게 주고 가셨답니다.
당신이 그렇게 갖고 싶던 것 드시고 싶었을 것 지금사 조금씩 생각이 납
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 버리고 멀리 가셨는걸요.
지금 이맘때
이정도 더울때 땀 범벅으로
서숙밭 매는 어머님께 시원한 물 주전자 갖고 가던 생각이 납니다.
*날이 아직도 덥습니다.
*너에게로 가는 카페의 고운님덜 모다 건강하세요..*사랑합니다.*
늘 수고가 많으신 운영진 여러분!..죄송합니다..여느 카페든 글 함부로 올리기 어렵던데요..멜 받고 와서 여기 저기 살펴보고 첨으로 올린 글입니다. ..카페 미지에 적절치 않으심 삭제 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종종 들리도록 하겠구요..카페의 무궁한 발전을 함께 기원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늘 수고가 많으신 운영진 여러분!..죄송합니다..여느 카페든 글 함부로 올리기 어렵던데요..멜 받고 와서 여기 저기 살펴보고 첨으로 올린 글입니다. ..카페 미지에 적절치 않으심 삭제 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종종 들리도록 하겠구요..카페의 무궁한 발전을 함께 기원합니다.
멋진님 참으로 효도하시군요 님께서어머니 할머니의 사랑에 아주 머리가 수구려 드는군요 돌아가시고나면 못한것만 생각이 난담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잘 읽고 감니다
짠 .........한 얘기군요. 행복 하세요
정말 고마운이야기군요... 이런 맘으로 살아간다면 어딜 행복하지 않겠습니까...막바지 여름 잘 넘기시구요..
우리네 삶의 도란 도란 이야기입니다,,,행복 하세요,,,,^^*
님 맘도 정말 바다와 같으시네여!!! 그 맘 쭉~~~우~~~욱 보여주세여!! 찐한 감동 안고 갑니당!!!!!
저는 여기서 모자간의 효심보다 고부간에 돗아난 효심에서 감동이 있습니다.금 목걸이와 금반지는 어르신에 하시고저 하는 모든것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말과 어미의 진정한 속은 아무도 모릅니다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