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후......... 이 할머니를 볼 때마다 참.........할 말이 없습니다. 안되는 집안은 뭘해도 안된다더니, 어떻게 무너져 가는 왕조에 이런 양반이 권력을 잡으니.... 제국의 함대를 강화시키는데 사용해야 할 돈을 자기 생일치르는데 사용하질 않나, 전 국민이 굶주리는데도 자기 한끼 식사하는데 엄청난 거금을 들이질 않나... 그러면서도 권력욕은 상상을 초월하고....
바로 이 권력욕이 의화단의 날을 일으키는 발단이 됩니다. 사실 원래 서태후는 의화단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질 않았습니다. "어라? 어딘가에서 온 촌놈들이 서양인들과 계속 싸움을 하고 있네. 혹시 이러다 나한테까지 피해가 오는 거 아냐?" 라며 상당히 경계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방 관리들에게 의화단의 감독을 잘 하라고 지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순식간에 변화해서, 갑자기 서태후는 의화단 편을 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당시 청나라 조정의 상황을 보면..... 당시의 황제는 광서제였는데, 중국을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개혁군주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강유위, 양계초 등을 등용해서 개혁정치를 폅니다. 그런데 이게 서태후의 신경을 건드립니다. "이 놈이 지금 내 권력을 노리고 있네? 황제고 나발이고, 내 권력을 노리는 놈은 가만 안둬!!" 그래서 서태후는 쿠테타를 일으켜 광서제를 두들겨 패고 궁궐 구석에 가두어버립니다. 광서제를 도와 개혁정치를 하던 신하들을 싸그리 다 죽이고요. 그 바람에 강유위 역시 외국으로 도망가 버리죠. 그 후 서태후는 다시 권력을 잡고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화단의 세력이 북중국 전체로 퍼질 무렵...... 서태후는 자신의 심복 영록으로부터 깜짝 놀랄 소식을 듣습니다. 바로 서양 각국 정부가 "무능한 서태후를 끌어내리고 다시 광서제를 복귀시키라!"는 공문을 작성해서 보낼 것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완전히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던 서태후는 그 소식에 그만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립니다....
"내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뭐, 양놈들이 나보고 권력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절대 용서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권력을 잃을까 공포에 질린 서태후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의화단을 환영하게 됩니다. "이들이야 말로 충신이고, 저 간악한 양놈들로부터 우리 중국을 구할 위대한 인물들이다!!" 하고 말이죠. 그래서 적극적으로 의화단을 돕게 되고 의화단은 북중국 전체에 퍼지게 됩니다. 곳곳에서 서양인들과 중국인 기독교도들은 의화단의 습격을 받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의화단의 힘을 믿은 서태후는 공식적으로 "전세계에 선전포고"를 하게 됩니다. 즉 중국 이외의 모든 나라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지요.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 중에서, 사태를 좀 파악한다는 사람들은 이젠 끝장이라고 한탄합니다. 한편 의화단원들은 "의화권만 익히면 양놈들의 총은 그냥 튕겨낸다"면서 자신만만했고, 다른 중국인들도 "지금 사해의 모든 신선들이 사악한 양놈들을 징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호언장담했고........... (솔직히........ 전 세계에 선전포고라니........ 진짜 당시의 서태후, 제정신이었을까? 아니면 권력을 잃는다는 공포때문에 정신줄을 놓은 걸까?)
(한편 남중국의 총독들은 서태후의 선전포고에 어이없어 하고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 서양과 전쟁을 하니까, 의화단을 도와서 서양인들을 공격하라는 서태후의 명령이 떨어졌는데도 이홍장이나 장지동 같은 남부 총독들은 "그 할망구가 드디어 정신줄을 놨구나!"라면서 명령을 그냥 씹어버립니다. 그리고 서양인들에게도 "우린 절대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죠. 그래서 북중국이 혼란에 빠진 그 순간에도 남중국은 전쟁 내내 평온했습니다.)
한편 서양 각국은 의화단 운동의 소식, 중국 각지에서 서양인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개하여 8개국 연합군을 조직해서 쳐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의화단-중국 정부군을 격파하고 북경으로 쳐들어오게 됩니다. 이렇게 연합군이 북경으로 진격한다는 소식에 시끌벅적했을 때........ 반전이 일어납니다.
바로 "서태후 물러나고, 광서제를 복귀시키라"는 서양정부의 공문이 실은 가짜라는게 밝혀진 거죠. 이게 영록의 거짓말이라는게 들통난 겁니다. 자기보고 권력내놓으라는 서양의 요구가 실은 가짜라는 걸 알게 된 서태후는 그제서야 본정신으로 돌아옵니다. "뭐, 그런적 없다고? 휴~~ 살았다. 참, 지금 서양군대가 진격하고 있지? 어쩌지?" 그래서 서태후는 다시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서 각지의 관청에 "의화단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서양 각국에도 "사실 이건 전부 의화단 놈들이 멋대로 한 거예요. 미안." 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그러게,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사실인지 잘 확인할 것이지....)
하지만.......... 서태후 할머니는 "이 세상에는 '미안' 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런다고 가만 있을 연합군이 아니죠. 그래서 연합군은 북경으로 쳐들어갑니다. 놀란 서태후는 서안으로 도망가 버리고요. 그래서 북경에 진입한 연합군은 의화단에 대한 보복으로 무자비한 약탈, 파괴, 살인을 자행합니다. 그 자신만만하던 의화단원들도 다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고......... 불쌍한 건 아무 죄도 없는데도 연합군에게 지독한 짓을 당한 백성들 뿐이고....
결국 중국은 애걸복걸해서 다시 서양각국과 평화조약을 맺게 됩니다. 그 대신 청나라는 정부 수입의 12년 분량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고, 또한 서양인 피살을 사죄해야 했습니다. 아울러 책임자들은 다 처형당하고............ 이로 인해 중국은 더욱 더 괴로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서태후는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다시 북경으로 돌아온 서태후는 옛날과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파티를 열어 각국 외교관들을 초청해서, 의화단의 난은 절대 자신의 뜻이 아니었고 다 폭도들이 저지른 짓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서태후의 권력욕과 이로 인한 공포는 북중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청왕조의 수명을 단축시켜 버립니다. 뭐, 서태후로서야 자기 권력을 죽는 순간까지 놓지 않았으니 해피 엔딩이겠지만.......
첫댓글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영록이 거짓말을 한 건지, 영록도 속은건지 궁금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영록에게 그 괴정보를 전해준 사람이 나가걸의 아들, 나도걸이라고 하는데,,,무술정변때의 자신의 행동때문에 보복을 두려워한 영록이 이 정보를 과장했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서태후도 제정신으로 돌아오자 외국공관에 수박을 보내는등 쑈를 합니다만... 말씀대로 이미 늦었죠 ㅡㅡ;;
첫댓글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영록이 거짓말을 한 건지, 영록도 속은건지 궁금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영록에게 그 괴정보를 전해준 사람이 나가걸의 아들, 나도걸이라고 하는데,,,무술정변때의 자신의 행동때문에 보복을 두려워한 영록이 이 정보를 과장했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서태후도 제정신으로 돌아오자 외국공관에 수박을 보내는등 쑈를 합니다만... 말씀대로 이미 늦었죠 ㅡㅡ;;
아 진짜 막장중에 저런 막장이있을까;; 당최 몇천년을 이어온 섬세한 중국의 정치구조를 단 몇년만에 백지화 시켜버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