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로기완
아빠가 얼마 전에 조해진 님의 <우리 세희>를 읽고,
지은이 조해진 님에 대해 알아 보다가
낯익은 작품 하나를 발견했단다.
<로기완을 만났다>라는 작품이야.
이 소설은 송중기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더 유명해진 소설이었어.
제목만 들어보고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소설이었어.
책 소개를 보니, 아빠가 예상치 못했던 소재를 다루고 있더구나.
송중기라는 거물급 배우를 주연으로 한 영화라고 해서,
박진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주류 계층이 주인공이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런데 주인공은 탈북인이더구나.
북한을 탈출한 로기완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읽은 조해진 님의 소설은 <우리 세희>와 <로기완을 만났다> 두 개뿐이라서
속단하기는 그렇지만,
지은이 님은 우리 역사와 사회 때문에 기구한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을
소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이런 사람들도 있다고 알려주시는 것 같더구나.
조해진 님의 다른 소설들도 관심을 가져봐야겠구나.
1. 탈출
자, 그러면 <로기완을 만났다> 이야기를 해보자.
로기완.
스무살 159cm 47kg.
왜소한 키와 체격으로 청소년이나 어린이로 볼 수 있지만
스무 살의 청년이란다.
로기완은 무국적자 자격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는데
어쩌다 브뤼셀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의 발길을 추적해보자.
…
이 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는 사람 나, 김작가는 방송국 메인 작가였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하고,
시청자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이란다.
김작가는 다큐멘터리 출연자로 알게 되어 친해진 17살 윤주라는 소녀가 있었어.
얼굴에 혹이 있어서 방송 촬영을 하면서 신경섬유종인줄 알고 수술했는데
악성종양이라는 선고를 받았단다.
힘겨운 항암 치료가 시작되었고, 어느덧 세 달째로 접어들었어.
이 때 김작가도 힘들어하던 시기,
회사를 그만 둘 생각을 하던 즈음
잡지에서 탈북인 이니셜 L의 기사를 보았어.
김작가는 이니셜 L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L의 이름은 로기완이라고 했어.
김작가는 벨기에 브뤼셀로 행했단다.
김작가는 브뤼셀에서 로기완의 지인인 ‘박’이라는 사람을 만났어.
박은 탈북 후 남한에 정착하고, 유럽에 와서 의학 공부를 했고,
지금은 은퇴를 했어. 몇 년 전에 아내와 사별하고 지금은 혼자 지내고 있었어.
그를 만나 로기완에 대해 물어보니 로기완이 지금은 런던에 있다고 했단다.
박은 로기완의 일기를 김작가에게 전해주었어.
김작가는 로기완의 일기를 보고 3년 전 브뤼셀에서 로기완의 흔적을 따라간다.
…
로기완이 묵었던 낡은 호스텔의 308호실.
김작가는 그곳에 머물렀고,
일기장을 통해서 확인했을 때 로기완이 갔을 것으로 예상되는 맥도널드 매장도 방문하여
로기완의 시선으로 브뤼셀을 바라보았단다.
로기완은 엄마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후
연길에서 먼 친척집에 숨어 지냈어.
연길에서 자신은 신분 노출 때문에 일하지 못하고 숨어만 지냈고,
어머니는 노래방 보조로 일하셨어.
그런데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즉사하셨어.
하지만 탈북인 단속기간이라 로는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엄마의 시신도 보지 못했어.
친척분이 와서 엄마 시신을 사려는 사람이 있어서 팔았다고 하면서
그 돈을 받아서 로에게 주면서 유럽으로 가라고 했어.
그것은 난민들에게 대한 처우가 좋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래서 허망하게 엄마를 보낸 로기완은
엄마의 시신을 판 돈으로,
비행기표와 브로커 비용과 준비물을 샀단다.
그렇게 사고 남은 돈은 많지 않았지만 고이 보관했어.
조선인 브로커의 준 가짜 여권으로 독일 베를린까지 왔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어.
브로커는 벨기에가 복지가 잘 되어 있어 난민신청이 쉽다면서
벨기에로 가리고 해서 벨기에로 왔단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 낯선 곳에 떨어진 로기완은 당황했어.
로기완은 일단 학국 대사관에 가려고 했는데
누군가는 한국 대사관에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도 방법이 없으니 한국 대사관에 갈 수밖에 없었어.
한국대사관에 가서 난민 신청을 하려고 헸으나
로기완이 북한 국적이라는 증명서가 없어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단다.
조선족들이 탈북인이라고 속이고
난민 신청하는 경우가 있어서
철저히 신분확인을 하는 것을 로기완이 어찌 알았을까.
한국대사관에서도 그를 받아주지 않자, 로기완은 갈 곳이 없었어.
엄마의 시신을 팔고 남은 돈을 아껴 썼지만,
브뤼셀에서 숙박비 2주만에 다 써버렸어.
…
김작가가 한국을 떠난 이유는 로기완만은 아니었어.
윤주의 수술 결과를 참아낼 수 없을 것 같아서 도망 온 이유도 있었어.
출국 전 윤주와 전화통화만 하고 출국했단다.
간간히 국내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윤주의 소식을 듣기도 했어.
김작가는 로기완의 일기를 읽으면서 로기완이 갔던 곳들을 다녀보았어.
로기완은 돈을 아끼기 위해 호스텔을 떠나 도미토리룸으로 옮겨 지냈는데,
그곳에서 서양사람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았어.
김작가도 그곳에 묵다가 비슷한 상황에 놓이자,
로기완이 차별 받고 아무 말도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나자 갑자기 화가 났어.
도미토리룸 복도에서 그 서양인들을 상대로 큰소리로 따지듯 물었단다.
그렇다고 로기완의 과거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대신해서 지금이라도 항변하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불친절한 호스텔 카운터 직원한테도 다시 가서,
3년전 로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것에 대해 큰소리치고 나왔어.
돈이 떨어진 로기완이 호스텔을 나와 갔던 성당에도 가 보았어.
2. 불안한 시작
6유로 남짓 남은 돈으로 로기완은 50센트 공용화장실에서 몰래 밤을 지냈단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걸도 해서 5유로를 벌었어.
하지만 잘 곳을 찾지 못했던 로기완은
크리스마스 며칠 앞두고 추운 벤치에서 잠을 잤어.
그도 이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잠을 청했던 것 같아.
그런데 다음날 로기완은 경찰서에서 깨어났어.
초로의 경찰은 로기완을 알고 지내던 원 원장 앨렌에게 데려갔단다.
로기완이 키가 작아서 어린이인줄 안 거야.
로기완은 그곳에서 침묵을 지키면서 그곳에서 지냈어..
자신이 어린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통나면 또 쫓겨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지냈어.
로기완은 무의식으로 노래를 중얼거렸는데,
고아원 원장 앨런이 그가 한국말로 노래 부르는 것을 알아보았어.
앨렌은 로기완을 면담하고 로기완은 사실대로 이야기했어.
앨렌은 로기완을 외면한 한국대사관에 전화해서 화를 내고
벨기에 내무부에 연락해서 난민 절차를 밟아 주었단다.
그 때 박이 통역겸 로기완이 탈북인인지 확인을 해주는 일을 하게 되었어.
박은 로기완에서 북한의 국기를 그려 보라고 했고,
북한의 국가를 불러 보라고 하는 등
로기완이 북한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단다.
그리고 드디어 로기완의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져 정식 난민이 되었어.
난민을 인정 받게 되면 금전적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숙소 지원도 받아 다른 난민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어.
박은 이때 로기완과 인연을 맺은 이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고
로기완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도와주기도 했어.
..
로기완은 필리핀 출신의 불법체류자 라이카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어.
로기완은 정식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라이카는 불법체류자로 불법으로 브뤼셀에 있었던 거야.
어느 날, 단속이 나와서 라이카는 그 단속을 피해 영국으로 도망갔어.
영국은 불법체류자에게 좀더 관대하다고 했거든.
그리고 몇 달 뒤 로기완도 라이카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갔단다.
그런데 로기완의 난민 인정은 벨기에 국내에서 국한되어 있었던 것이라,
영국에 가게 되면 로기완도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는 것이었어.
하지만, 로기완은 사랑을 위해서 그런 희생도 감수했단다.
…..
김작가가 브뤼셀에 머물면서 로기완이 묵었던 곳들도 들러보았지만,
베이스 캠프는 박이 빌려준 그의 집이었단다.
박은 5년 전 어떤 간암 말기 환자의 안락사를 몰래 도와주었다고 했어.
그리고 그 일 이후 너무 괴로워서 의사일까지 금ㄴ 두었다고 했어.
하지만 그 후에도 그 일은 트라우마로 계속 생각나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했어.
김작가는 눈치를 채고, 그 환자가 그냥 환자가 아니지 않냐고 물어보자
박은 답변 안하고 돌아갔어.
그 환자는 박의 아내였던 거야.
…
브뤼세레서 지내는 동안 한국에서 윤주의 소식이 전해졌어.
수술은 성공적이나 종양을 떼어내면서 오른쪽 귀도 같이 잘라야 했다는 거야.
아직 10대 소녀인 윤주는 오른쪽 귀까지 잘라낸 것이 대해 깊은 상실감과 고통을 겪는다는
소식도 함께 전달 받았어.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게 된단다.
윤주도 삶의 희망을 다시 찾게 되어 다행이구나.
…
다시 로기완의 마무리를 이야기해보자.
박은 김작가에게 로기완의 연락처와 주소를 주었어.
김작가는 자신이 로기완을 만나야 하는지 잠시 고민하다가 런던행 비행기를 탔단다.
그리고 김작가는 로기완과 라이카가 일하는 식당에 도착한단다.
그렇게 로기완을 만나면서 소설을 끝을 맺었단다.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아픔은 무엇보다 길어지고 있는 남북분단이라 생각한단다.
그렇다고 쉽게 하나로 합쳐질 것 같지도 않고,
점점 그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구나.
로기완은 그런 시대의 아픔을 몸소 직접 겪은 사람이었어.
북한의 억압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
그들은 로기완처럼 유럽까지 가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니고 현실의 단편일 거라는 생각도 들더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
책의 끝 문장: 오늘 나는 그에게, 이니셜 K에 대해 해줄 이야기가 아주 많다.
책제목 : 로기완을 만났다
지은이 : 조해진
펴낸곳 : 창비
페이지 : 244 page
책무게 : 272 g
펴낸날 : 2024년 02월 16일
책정가 : 15,000원
읽은날 : 2026.08.23~2026.08.23
글쓴날 : 2026.09.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