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신다
사람들은 때때로 기도와 실천(행동)을 대립 구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기도를 아주 오해하는 태도이다. 예를 들어 기도를 하자고 하면 이런 반응을 마주하게 된다.
“기도한다고 뭐가 바뀌나? 행동에 옮겨야지.”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어떤 의도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만약 위험에 빠진 사람이 눈앞에 있으면 무릎을 꿇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당장 가서 도와야 한다. 그런데 그 말에 담긴 다른 뜻이 듣기에 불편하다. 기도의 능력을 안다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람이 일을 하면 사람이 일할 뿐이지만 사람이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신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아무리 일을 잘해도 사람 수준이다. 그러나 사람이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수준으로 일하신다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역이 기도라고 생각한다. 기도의 능력은 단순히 기도 응답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을 바꿔놓는다. 기도를 하다보면 기도제목이 바뀌고 응답받을 수밖에 없는 기도를 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일하시게 하는 기도를 하게 된다는 뜻이다. 기도만 해서 되겠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되묻고 싶다.
그러면 도대체 기도하지 않고 무엇이 선한지 어떻게 분별하겠는가?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어떻게 분별할 수 있는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한다고 말하면서 기도는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내 기준의 선악인지 하나님 기준에서 선악인지 어떻게 분별할 수 있겠는가?
기도하면 다 되냐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도하면 된다!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도록 인간 편에서 돕는 가장 역동적인 사역이 바로 기도이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이 돕고 싶으셔도 도우실 수가 없다
– E.M.바운즈
기도를 우습게 보지 말자.
그 어떤 인간의 지성도 따라오지 못할 탁월한 하늘의 지혜로 무엇을 행해야 할지 가르쳐주시고, 옳다고 하는 곳에 서게 하는 힘이 기도에서 나온다.
말씀과 기도는 믿음의 삶에서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말씀과 기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가끔 청년들이 상담을 하러 와서 믿음으로 사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물을 때 말씀과 기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그것 말고요”, “다른 방법이요”, “또 그 소리네”라고 하는 뉘앙스를 풍길 때가 많다.
그런데 말씀과 기도를 빼놓고 어떻게 믿음을 논할 수 있겠는가. 말씀과 기도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사역을 하면서 열정과 책임감이 일시적으로 생길 수는 있지만 그 사역이 잘 안 되면 힘이 빠지고 공급되는 에너지도 다 끊기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 벧전 1:24,25
그러나 영원히 변질되지 않는 말씀에서 삶의 원동력을 찾는 자는 절대 낙심하고 주저앉지 않는다. 잠깐 흔들릴 수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말씀을 근거로 다시 일어선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 사 40:31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 서야 한다. 우리의 삶을 말씀과 기도 중심으로 다시 세울 때 말씀과 기도의 능력을 경험해본 자라야 말씀을 볼 맛도 나고 기도할 맛도 생길 것이다.
말씀과 기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도해야 반드시 응답 받는 기도를 하게 된다. 특별히 성경 속 느헤미야의 기도를 통해 무조건 응답받는 기도와 능력의 말씀이 어떤 일을 가능하게 했는지를 볼 수 있다.
느헤미야가 바벨론에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형제 하나니를 통해 자신의 조국 예루살렘 성벽이 훼파되고 성문이 불에 타서 허물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때 느헤미야가 가만히 있었다면 자신은 안락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듣자마자 느헤미야는 꿇어 앉아 금식하며 기도했다(느 1:4). 그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속히 응답하셨고 예루살렘 성벽 공사를 하라고 허락하신다. 도대체 어떻게 구했기에 그랬을까? 느헤미야는 말씀을 근거로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으로 기도한 것이다.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여 이르시되 만일 너희가 범죄하면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 흩을 것이요
만일 내게로 돌아와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너희 쫓긴 자가 하늘 끝에 있을지라도 내가 거기서부터 그들을 모아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제 청하건대 기억하옵소서 – 느 1:8,9
느헤미야가 기도한 것은 신명기 30장에서 하나님이 친히 약속하신 말씀이었다. 내가 네게 진술한 모든 복과 저주가 네게 임하므로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로부터 쫓겨간 모든 나라 가운데서 이 일이 마음에서 기억이 나거든
너와 네 자손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와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한 것을 온전히 따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마음을 돌이키시고 너를 긍휼히 여기사 포로에서 돌아오게 하시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흩으신 그 모든 백성 중에서 너를 모으시리니 네 쫓겨간 자들이 하늘가에 있을지라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거기서 너를 모으실 것이며 거기서부터 너를 이끄실 것이라 – 신 30:1-4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받게 될 심판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회를 주셨다.
‘돌이키면’의 은혜의 약속을 남겨놓으신 것이다.
느헤미야는 이 말씀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이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지키시는 공의의 하나님께서 느헤미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성벽 재건의 역사를 허락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느헤미야에게 이스라엘의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하나님께서 시키신 명령이 아니라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구해서 허락받은 사건이었다. 한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어마어마한 일이 한 사람의 기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나의 원함과 정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기도하면 말씀과 기도는 능력이 되어 우리를 변화시킨다.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말씀과 기도에 있다.
이 말씀과 기도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잠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김선교 (고민하고 생각하고 질문하자, 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