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다이어트 식품?…장 건강도 챙기자
윤은숙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치가 비만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 전통음식인 김치는 다양한 효능으로 유명하다. 특히 김치 속 유산균은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김치가 장내 유용 미생물의 증식을 유도해 비만 및 비만에 의한 신경염증을 개선하는 새로운 작용 매커니즘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장내미생물은 우리 건강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면역체계 강화는 물론 대사작용, 에너지 공급 등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이밖에도 콜레스테롤, 쓸개즙, 약물의 대사에도 관여하여 다양한 대사 산물을 만들어낸다. 유전자 발현 스위치의 역할도 해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있으면, 발암 유전자 발현을 막을 수도 있다.
장내미생물이 부족할 경우 비만, 당뇨,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비만의 경우 만성 염증을 유도해 또다른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면서 식욕을 조절하는 부위인 시상하부에 신경염증과 신경세포의 사멸, 뇌혈관장벽 손상 등을 일으킨다.
세계김치연구소 최학종 박사 연구팀은 김치의 항비만 작용 원리를 구명하기 위해 동물 모델의 생김치 섭취에 따른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를 관찰했다. 기존의 동물 모델이 김치 추출물 또는 동결건조 김치가 첨가된 사료를 이용한 것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생쥐에 일주일에 6일씩 10주 동안 하루 120 mg 배추김치를 경구투여한 결과, 체지방 31.8% 감소 및 체중 증가 억제효능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비만에 의한 시상하부 부위의 신경염증 및 뇌혈관장벽 손상 정도가 약 39% 개선됐다.
무엇보다 미생물 군집분석을 통해 장내 유용 미생물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장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s)을 분비해 염증을 낮추고, 대사증후군이나 비만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장내 유용 공생미생물이다.
연구팀은 김치가 단쇄지방산(SCFAs)을 생성하는 장내 유용 미생물의 증식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 및 비만에 의한 신경염증을 개선한다는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구명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장해춘 소장은 “이번 연구는 김치가 비만과 비만으로 야기되는 신경계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며, 추후 임상시험을 통해 김치가 현대인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 결과를 널리 확산시켜 김치가 세계인의 건강한 음식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 결과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상위 10% 국제 학술지인 ‘푸드 리서치 인터내셔널(Food Research International, IF 7.425)’에 게재됐다.
김치 섭취에 따른 비만 및 신경염증 개선 작용 원리 [그래픽=세계김치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