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빙의된 백수는 일국사회론자이면서 트로츠키식 영구혁명론을 꿈꾸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 말이 뭔 뜻이냐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온 세상을 소비에트 연방의 단일한 깃발 아래 넣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는 필요없었다. 괴뢰국? 혈맹국? 집어치우라고 할 기세였다. 물론 입밖에 내밀면 미치광이 제국주의자로 욕을 한바가지 먹을 것은 명약관화인지라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며 명분을 어떻게 축적할지 생각할 뿐...
'스페인 공화국의 지도자 호세 디아즈를 트로츠키주의자로 몰아세울까? 아니면 민족주의 반동으로 누명을 씌울까? 무언가 안전하게 스페인을... 제길, 프랑코 놈! 비밀리에 의용군을 보내주겠다고 하면 그냥 받을 것이지, 왜 엿을 먹이고 난리야!'
"끄으응... 아직 군수공장이 모자라서 보병장비도 제대로 생산을 못하고 있다니... 지원장비와 경전차, 견인포 공장의 일부를 보병 장비 쪽으로 돌리도록!"
그리고 대원수는 주코프, 셰모텐코, 그리고 로코소프스키의 군사들을 핀란드 쪽으로 재배치시켰다. 그 속내는 누가 봐도 뻔했다.
'우리는, 핀란드를, 수복할 것이다. 1918년의 치욕을, 잊지 말자.'
"개전 초에는 빨갱이 들보다 우월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한편, 세비야에서는 프랑코 원수가 궁지에 몰려서 한숨을 쉬었다. 백수탈린이 이 말을 들었다면 '이 병신새X, 내 크고 아름다운 경전차 의용군을 왜 거절했냐!' 라면서 싸대기를 때렸을지도 몰랐다. 병신...
뮌헨 협정이 일어난지 겨우 6달. 체코슬로바키아는 멸망하고 괴뢰국 슬로바키아만이 남았다. 세상은 충격에 휩싸였고 영국과 프랑스는 뒤늦게 폴란드에 독립 보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우리의 백수씨는 냉철하게 옆에 있던 칼라닌과 몰로토프에게 나직이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기 소비에트일 겁니다. 저들의 야욕에 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동지들."
'어느 때는 존댓말, 어느 때는 반말. 어떻게 반응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수다. 대원수 동지.'
하지만 두 사람 생각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헐. 히틀러한테 질수 없뜸! 우리도 알바니아를 합ㅋ병ㅋ한다!"
"저 병신은 또 뭐야..."
"인민들에게는 슬픈 일이지만, 조만간 또 큰 전쟁이 일어날 것 같으니 미리미리 소비재 공장 비율을 20%로 낮추고 전시경제 체제에 들어가겠습니다. 모두 힘을 냅시다. 동무들!"
그리고 4월 20일, 소비에트 군의 전략적 재배치가 완료되었다. 이제 대원수가 손짓만 하면 핀란드는 1914년 이전처럼 다시 러시아의 깃발 아래 놓이게 될 것이다.
"난 카렐리야만 원하지 않아. 난 핀란드 전체를 원한다!"
"빨리빨리! 다음 교리 연구는 집결 작전이다!'
"보병 장비 연구진은 정비 중대를 연구하도록! 장비가 고장났다고 버리면 너무너무 아깝다. 그것도 T-54를!"
"공작 기계 연구가 완성되었으면 즉시 건설 연구에 다시 치중하도록!'
"이것만 연구하면 더 빨리 군수공장들을 건설할 수 있겠지요."
"아싸! PPSh-41이 완성되었다! 이제 귀여운 피파짱이-"
"무슨 일이십니까, 대원수 동지?"
"험험, 신경쓰지 말고 기존 장비를 PPSh-41로 즉각 교대하게! 기관단총이 매우 쓸모가 있겠어!"
1939년 6월, 이탈리아는 독일과 손을 잡았고, 소련의 외무부 장관 바제슬라프 몰로토프와 독일의 외교관 요하임 폰 리벤트로프가 밀약을 체결했다. 물론 히틀러와 백수탈린의 인가는 진작 받은 상황이었다. 히틀러도, 백수탈린도, 나름대로의 꿍꿍이속이 있었기에 밀약을 지시, 승인한 것이었다. 히틀러는 양면전쟁의 공포에서 한동안이나마 해방되기 위해서였고,
"아하, 좋다! 그래! 군수공장 건설이 늦어지고 내전으로 토막난 사단을 보충하느라 짜증나던 참이었는데! 아주 잘 되었군!"
그리고 다음 날, 소련과 독일은 공동으로 다음과 같은 협정문을 발표하였다.
"독일과 소련은 10년 기한의 불가침 조약을 맺는다. 그리고 양국은 경제협력을 통한 상호이익의 증진을 도모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겉으로만 나온 협정일 뿐이었고, 실제로는 이랬다.(출처: 나무위키 몰로토프-리벤트로프 협약 파트)
1. 독일과 소련은 폴란드를 절반으로 분할한다.(소련의 리투아니아 요구를 대가로 독일이 폴란드쪽 영토를 더 가져가긴 함)
2. 소련은 루마니아령 베사라비아(원 역사의 몰도바)를 차지한다.
3. 양국은 발트 3국을 분할하며,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소련이, 리투아니아는 독일이 가져간다.(원역사처럼 백수탈린이 폴란드 땅을 더 주는 대가로 리투아니아의 영유권을 가져감)
4. 핀란드는 소련이 가져간다.
5. 소련과 독일은 서로 필요한 물자를 다수 지원한다.
그야말로 사악한 밀약이었다. 물론 백수탈린은 독일이 언젠가 소련을 노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다만 블라소프와 반동분자들의 내전으로 인해 무려 48사단이 날아간 것을 메꿔야 했기 때문에 지금은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외신에서는 이들의 협약을 만평 등으로 조롱하였다. 하지만 조롱하거나 말거나, 두 독재자 모두 태연자약하였다.
협정이 맺어진 다음 날, 강철의 백수는 즉각 행동에 들어갔다.
"하하, 눈치 볼 것 없이 핀란드에 전쟁 명분 정당화를 신청한다! 순순히 카렐리야를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해라!"
"45개 사단으로 한꺼번에 덤벼들면 핀란드는 순식간에 분해되겠지요. 근데 핀란드의 겨울이 무서운데 어떡하지요?"
"그러니 여름에 전쟁을 펼쳐야지 않겠소. 티모셴코 동무. 빨리빨리 정당화를 신청하고 거부 즉시 전쟁을 시작하시오! 10월이 되기 전에 개전해야 악명높은 겨울을 면할 수 있는데..."
그리고 남는 정치력으로 에스토니아에도 정당화를 날렸다. 에스토니아는 허약해진 소련 1개군만으로도 삼킬수 있을만큼 나약했다.
"순순히 카렐리야를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죽을 것이다! ...아마도?"
그리고 1939년 7월 10일. 드디어 고대하던 T-54전차 연구가 완료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백수탈린은 흥분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흐흐흐, 됐어, 됐어! 파시스트들과 민주주의자들아, 입 벌려라! 공산주의 들어간다! 크하하하하!"
"축하드립니다. 대원수 동지."
"보즈네센스키 동무! 군수공장이 확보되는대로 T-54탱크 생산에 최선을 다하라고 하시오! 그리고 전차 연구원들 전원 레닌 훈장(소비에트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을 주라고 하시오! 이건 기적이니까!"
기적은 기적 맞았다. 원래는 46년이 되어서야 만들어지는 탱크를 7년 일찍 만들었으니까. 판저? 티거? 퍼싱? 패튼? 누가 감히 이 전차에 맞설 것인가?
첫댓글 연대기 쓰는게 은근 중독성 강하단 말이죠...
저한텐 불안정한 심리나 안좋은 기억을 잊는데 쓰이기도 하니까...
문제는 저는 게임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싶은데 연대기 사진만 해도 아직 100여장이 남았다는 것이...(우욱!)
@박팽년과박원종 그냥 저처럼 하면서 스샷 20개 이상 찍고 올리는게...
@931117 지금으로서는 그냥 연참이 답입니다.
39년에 T-54라니 ㅋㅋㅋ
독일군 티거따위 그냥 쳐바를듯
T-54를 이기려면 상상 속의 전차인 E-50이 필요할 듯 합니다.
기술력과 산업력의 끔찍한 콜라보레이션이네요 ㅋㅋㅋ
이제 문제는 언제 대량생산이 되느냐일 뿐입니다. ㅋㅋㅋ
동유럽 너는 내꺼야!
아, 맛있겠다. 왕~~~
트로츠키동무께서 돌아오셔서 저 독재자를 박살내시고 소비에트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시겠찌!
그 꿈은 말 그대로 아Cfoot쿰.
발트3국은 전쟁정당화 하면 곧 이벤트로 합병되지 않던가.
뭐, 나름 스포지요. 다만 이것도 나름 재미있게 꾸미려고 하지만, 무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