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의사들이 보는 의학전문잡지(the MOST, 3월호, 제 25호)에 C형 간염에 대한 저의 인터뷰기사가 실렸다고 해서 읽다보니 다른 페이지에 B형 간염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서 읽어보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1. B형 간염 유병율이 큰 폭으로 감소
B형 간염 유병율은 해마다 줄어서 2013년 통계청 조사를 보면 10대 이상 인구 중 남성은 3.3%, 여성은 2.8%라고 합니다. 15년전인 1998년만 해도 남성이 5.1%, 여성이 4%였었는데 해가 거듭할 수록 점점 감소폭이 커져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현재 10-20대 남녀의 유병율은 1% 내외로 더 낮아졌기 때문에 향후에는 B형 간염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유병률이 몰라보게 떨어지겠지요...
제가 1992년에 내과 전문의를 따고 의과대학에 전임강사 발령을 받아 대학병원에 근무를 시작할 때 저의 선배교수님들께서 제가 간장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더니 “ 왜 내리막길을 걷는 간장학을 전공하느냐? 당뇨나 고혈압 같은 점점 환자가 많아지는 과를 선택하지...라고 만류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인터페론이 B형 간염치료에 소개되면서 연일 매스컴에서는 B형 간염은 인터페론 때문에 곧 정복이 되어 없어 질 병이라고 알려지고 있었거던요. 그러니 심장학이나 내분비, 특히 골수이식을 하는 혈약종양학과 선배교수님은 적극적으로 절 만류하셨던 거지요.
어쨋던 저는 그때 간장학을 전공했고 지금까지 간질환 환자를 진료한 지도 내년이면 25년이 되어갑니다. C형 간염은 점점 더 늘어가는 반면 B형 간염 환자는 줄어드는 추세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995년에 대한 간학회가 발족되면서 간질환을 전문으로 보는 교수님들, 내과 외과 합쳐서 100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B형 간염 환자가 줄었어도 오히려 간학회 회원 수는 1000명이 넘는 것은 아이러니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초창기에는 인터페론도 엄청난 치료약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B형 간염 치료에 젊은 가임 여성 이외의 환자에게 인터페론 치료하면 이상한 의사로 비춰진다니 참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다시 유병율 이야기로 돌아와서 B형 간염 유병율은 감소세을 보이는데 아직까지는 기존의 간염, 간경변증 환자들 때문에 간암 발생율은 감소되지 않고 도리어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간암은 아시다시피 다른 암과는 달리 비교적 경제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을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경제활동이 왕성한 연령대에 대한 B형 간염의 관리가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2. 약제 내성의 현주소
대한 간학회가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만성 B형 간염 진료 지침”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골자는 비리어드가 2012년말에 나오면서 지금까지 제픽스부터 헵세라, 바라크루드 내성이 있을 때 복잡하게 이약 저약 섞어 쓰던 것을 비리어드 단독으로 치료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B형 간염 치료로 80년 중반부터 인터페론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처음 기대와 달리 치료효과도 그다지 높지 않을뿐더러 주사로 인한 부작용이 심해 크게 실망하던 차에 1999년부터 제픽스가 나오면서 또다시 B형 간염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가 기대했었지요. 그러나 역시 3년이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제픽스 내성이 문제가 되었고 치료를 중단해도 지속적으로 내성상태가 유지되다보니 제픽스 이후 개발되는 약제들에 대해서도 그 내성이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라크루드가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 시판되었지만 제픽스에 이미 내성을 경험을 한 환자들이 많았던 까닭에 바라크루드와 같은 항바이러스효과가 뛰어난 약이라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바라크루드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5년동안 내성율이 1.2%로 매우 낮은데 비해 제픽스 내성으로 인해 바라크루드를 구원약으로 치료한 환자에서는 5년째 51%까지 내성이 발생하는 관계로 그 좋은 바라크루드가 B형 간염 치료에 크게 활용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시 제픽스 이야기로 돌아가서 1999년에 제픽스를 1-2년 쓰다 보니 약제 내성이 생기면서 치료이전보다 환자의 간기능이 더 악화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2004년에 제픽스 내성을 구원하기 위한 약제로 헵세라가 나와서 지금 생각해도 다행이지만 2001년 ~2004년까지는 정말 대책없이 의사나 환자 모두 힘든 시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헵세라가 나와 제픽스 내성을 어느정도 잠재우긴 했지만 헵세라라는 약이 항바이러스 효과만을 가지고 볼 때는 제픽스에 비해 훨씬 떨어짐을 알게 되었지요. 그 이유는 헵세라를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헵세라 30mg으로 만들었는데 임상시험중에 신장독성이 심해 약용량을 10mg으로 낮추다보니 신독성은 어느정도 줄였지만 바이러스 잡는데는 효과가 많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던 와중에 2007년에 바라크루드가 국내에 시판되며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면서 내성 발생율이 낮은 약제로 소개되었지만 앞에서 말한대로 제픽스 내성이 있는 환자에서 그 효과가 많이 반감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제픽스 내성을 줄이기 위해서 제픽스 사용을 규제했었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보험규정에는 헵세라를 처음부터 치료제로써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B형 간염 환자는 치료를 시작할 때 처음에는 반드시 제픽스로써 치료해야만 하고 내성이 생겨야지만 헵세라로 약을 바꿀 수 있어 제픽스 내성은 그냥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 결과 제픽스로써 치료한 경험을 가지신 환자분들은 현재 제픽스 뿐만 아니라 헵세라 , 심지어 바라크루드에 내성을 가진 다제약제 내성 환자분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지금 시판되고 있는 약제를 2개 병용해서 치료 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3. 향후 약제내성 환자의 치료전략의 변화
이번 “만성 B형 간염 진료 지침” 업데이트 내용에는 한마디로 다제약제 내성 환자에서 기존의 병용치료를 굳이 하지 않고 비리어드 단독만으로도 병용치료 효과에 그다지 떨어지지 않고 내성 관리가 잘되므로 향후 특히 바라클루드나 헵세라 내성 환자에서 바라크루드나 비리어드, 혹은 바라크루드나 헵세라로 병용치료 하던 것을 비리어드 단독요법으로 바꾸어도 된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4. B형 간염 완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새로운 치료전략
2014년 11월 초 미국 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만성 B형 간염 치료에서 비리어드가 7년차에 이어 8년차에도 내성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라는 연구보고가 발표되었습니다. 덧붙여서 비리어드와 인터페론 48주 병용치료로써 B형 간염의 최종 치료목표인 HBs Ag(B형 간염 표면항원)의 소실이 치료종료시 7.3%, 치료종료 6개월 후 9.0% 였다고 발표했는데 비리어드 단독만으로의 HBs Ag 소실율 0.6%인 것에 비하면 굉장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치료법은 비리어드의 강력한 항바이러스억제효과에 인터페론의 면역조절 효과를 더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써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의 소실을 가져와 결국 B형 간염의 완치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혀주는 치료입니다.
이 치료법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아니고 과거에도 수차례 시행한 적이 있었지만 과거의 인터페론에 비해 개선된 페그인터페론과 또 제픽스나 헵세라가 아닌 비리어드로 병합치료를 시도한 것이기에 더 신뢰할 수 있는 연구보고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연구가 더 실용화되어 실질적으로 임상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정부의 보험규제완화와 약가의 인하가 뒷받침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5. 완치를 위한 B형 간염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현재 경구용으로 복용중인 약제들은 거의 평생(?) 에 가까운 기간동안 복용을 해야하는 부담이 사실 있기 때문에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로써
1) HBV 코아 억제재 3-778
현재 호주에서 1상 임상중으로 단기간에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뛰어난 약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약은 기존의 비리어드나 바라크루드가 간세포의 핵안에 잠재되어 있어 이러한 약들로써는 전혀 억제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ccc DNA”를 억제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약입니다. 또한 ccc DNA가 억제되면 약제를 중단해도 재발이 위험이 없어지므로 매우 기대되는 약입니다.
2) HBV/HDV 엔트리 억제재 미르클루덱스 B( Myrcludex B)
이 약은 1)의 약과는 기전이 다른 약제로써 정확한 설명이 없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B형 간염이 혈중에 돌다가 증식하기위해 간세포안으로 다시 들어갈 때 간표면에 있는 들어가는 통로가 있는데 전문용어로 “수용체”라고 합니다. 이 수용체를 없애던아니면 어떤 형태로던 방해해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천적으로 간세포안에 못들어가게 하는 약인 것 같습니다. 현재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중이므로 곧 시판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3) Si RNA 기반 ARC-520
이약은 1) 2)와 또 다른 기전의 약으로써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안에서 증식을 할 때 B형 간염 전이를 억제하는 약이라고 합니다. 이 약은 아직 초기 임상중이라 실용화 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우리들 내과 안 수열
첫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좋은 소식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매일 매일 카페에 들어온답니다 더 더 희망적인 뉴스를 전해주실 날이 올것이라고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
바쁘신 중에도
항상 좋은글 희망의
소식들 올려 주심을
거듭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희망이 생기네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그런데 수직감염자들도 완치가 될까요?
감사합니다!!^^글진심으로잘읽엇습니다...^^
햅세라 내성으로
바라크루드 + 비리어드
복용하는데요
비리어드 내성 제로가
햅세라 내성환자에도 해당되는겁니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비리어드 단독으로 치료하셔도 된다고 합니다. 지금 복용 중이신 비리어드와 바라크루드 병용치료가 지금까지의 표준치료인 것 맞습니다. 새롭게업데이트 되 ㄴ내용중에 두가지 약을 병용치료해도 좋고 비리어드 단독으로도 그다지 내성관리에 문제가 없으며 치료효과도 차이가 없다라고 합니다.
@안수열 - 내과의사 감솨합니다.
고담시 영대병원에서 원장님
계신거 봤었는데 ...
늘 대박나세요
좋은글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새로운 정보만 찾아 올려주신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간질환 환우분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이 생긴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선생님.
1번 나오면 완치 기대해볼수 있겠네요. 곧 간염 정복 할 것같네요...솔직히........
근데....이미 만성간염 있었던 사람들은...바이러스 없어져도......검사는 계속 해야 된다고 하던데.........암튼 검사를 계속 해도....이제 바이러스가 없어진 거니까....좋네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현재 호주에서 1상 임상 실험중인 제품이 매우 기대된다고 하셨는데.... 보통의 경우 1상 임상 단계에서 시판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요? 감사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3상 임상후 시판되는줄 알고있는데요
제가 짐 다른약 3상 실험중 약을 복용중인데
3상실험후 시판 예정이라고 샘이 말하더군요
다른약도 똑같은지는 몰겠네요
참고하시라고
일반적으로1상 2상 3상 순으로 진행되며
각 단계마다 2년~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 됩니다.
그리고 각 단계 사이에 준비 및 검토 기간이 1년 정도 소요 되니 10년은 생각 하셔야 합니다.
여기에는 단서가 붙는데 모든 단계에서 기존에 출시된 약보다 효능/효과가 뛰어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의 조건입니다.
약효가 떨어지거나 인체 유해성이 나타나면 아예 사장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사미르 몸관리 잘 해서 좋은시절 올때까지 모두 꼭 살아 남아야 겠습니다,
3상까지 마칠려면
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제법 긴 시간이 필요 할 것 같군요!
획기적인 간암치료법은 좋은 소식이 없는지,,,이게 나와야 ?
선생님 희망적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런 소식을 기대하며 늘 들러곤 하는데, 오늘은 너무나 좋은 소식에 감사를 드립니다.
말씀하신 약들의 성공적인 데뷔를 기대합니다.
Drug watch입니다.
여기에 가보시면 신약 개발 진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부정기적으로 업데이트가 1년에 1~2번 정도 되는데 마지막 업데이트는 작년 12월에 있었습니다.
상기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위에 언급된 약들은 현재 1상~2상이 진행중입니다.
http://www.hepb.org/professionals/hbf_drug_watch.htm
감사합니다
늘, 좋은정보 잊지 않습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원장님의 환자 사랑 존경합니다
내편이 있다는 느낌이랄까요~~~^^감사합니다!
이 기사 언제 뜬건데. 호들갑..
본인이 알아낸것 처럼..
이분 지금도 초치료 제픽스 처방해주실지 몰라요..
제픽스 처방 하면 안되는 환우한테 제픽스 처방해주신는 분이시면서
원장님,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