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약대나오고 석사다니면서 현재 널널한 회사에서 편하게편하게 전문연구요원으로 지내서 그런가...
참 분위기가 적응이 안되네요.
일단 제 개인적인 상황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도태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큰회사에서 제대로 일해보려고 이직알아보는 중인데
그나마 큰 회사에 있는 선배에게 엄청나게 꾸중을들었네요.
일단 자소서 써보라고해서 보내드렸더니....
'약사새끼들(그렇게 말하는 선배도 약사;;;) 그냥 대강해도 취업되고 돈버니까
자소서도 이따구지.. 기본도 안돼있고 뭐냐.. 이게?
뭐 울학교 후배들이 다 글치뭐... 나도 그랬고.
남들은 취업한다고 스터디도하고 모의면접도 한다잖니?
좀.. 무난하게라도 하자.'
뭐 이런식으로 얘기들 많이 들었네요.
그래서 일단 나름의 퇴고를 거치고 선배님에게 제출했더니
'거의 무난한데 이런이런건 조금만 고치고 이왕이면 그래도 좀 임팩트를 줄 수있음 좋겠네.
이것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조언이고 한 번 취뽀같은카페에 올려서 첨삭받아봐봐'
이래서 일단 조금 더 고치고 첨삭페이지에 올리기 위해
취업뽀개기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올리기 위해 게시판들 보다가.. 뭔가 이질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취직한다는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냥 회사와 개인이 계약해서 회사는 필요한 노동력을 얻고 개인은 그 만큼 보수받고 그런건데
무슨 주인의식이니 도전정신이니.... 뭔가 오버아닌가?
이게 보통 취업준비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인가?
내가 비정상인건가? 그냥 쉽게쉽게 살아오다보니...'
뭐 이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선배말대로 저는 취업준비하는 입장에서 진짜 기본도 안 된 망나니긴한데...
막상하려고 자소서도 좀 공들여 써보고 이것저것 보다보니 뭔가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자소서를 공들인다는게 뭔가 포장, 거짓말을 잘하는 것 같고...
이렇게 취업에 메달려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동등한 계약관계라기 보다는
그냥 회사들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해야하나.. 여튼 그게 현실같더라고요.
하지만 가장 멘붕은 그 다음에 왔습니다.
좀 씁쓸한 기분으로 게시판들 보던 도중에
익명게시판이 있길래 한 번 들어가봤더니... 이 분위기가 무슨....;;
일단 익명이라 그런지 디씨마냥 말투들이...
그런데 내용이 더 가관이네요
전부 짧은 만남 구하는 글인데... 이게 장난삼아하는건지...
진짜라면 정말 멘붕들이 오네요.. 뭐 파트너를 구한다느니...
근데 참 더 충격인건 그러면서도 자기 스펙같은거 대충 올리는데
이게 마치 스펙줄세우기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상품비교하듯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히들 그런 말들 많이 하더군요. 부산애들, 부산사람들 느긋하다. 치열한 경쟁이없다.
좀 더 좋은 회사를 위해 경쟁하고 자기스펙쌓고 노력하고 그런게 없다고...
그런데 저 취뽀카페에서 보이는 저런 모습이
그런 치열한 사회의 삶이라면... 전 굳이 저렇게 살아야되나? 라는 생각이 마구듭니다.
아니 오히려 뭔가 사회가 잘못된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이런생각들 많이 들때면, 그냥 부산에 남아서 병원이나 선배약국에서 일해서 약사로 살고싶다는 생각이 마구듭니다.
그런데 당장 내년에 6년제 약사들 다량 쏟아지고,
제가 2016년이나 되어서 병역의무가 끝나고 그들과 비교할때 오히려 뒤쳐지는 상황을 생각하면...
요새 걱정이 좀 많긴 합니다.
사실 6년제 상황만 아니면 전문연구요원 끝나고 1년정도 잡고 해외유랑을 해볼까라는 생각도 해봤거든요..
30 되면 정말로 못할 것 같아서..
근데 지금상황에선 떠났다가는 돌아와서 제가 설자리가 없을까 마구 겁이나네요...
(사실 이 문제로 어제 친한 선배하고 얘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른 글로 적는게 나을 듯 하네요..ㅎㅎ)
첫댓글 자본주의의 폐해죠... 인간마저 상품화되고 있는... 저 재수 때 논술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얼마나 자신을 좋은 상품으로 포장하느냐가 관건이라구요.
글쓴이님이 쓰신게 보편적인 사람들 사는 삶입니다. 서울에서의 삶이 참 치열하지요. 저는 그렇게 살기 싫어서 회사를 나왔습니다.당연히, 힘든 부분도 있고, 만족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직접 부딫히시고 느끼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부딫히신게 없잖아요. 그 후에 생각하시고 판단하셔도 됩니다. 막상 회사다니시면서, 적성에 맞을수도 있는 거고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깐요. 그리고 신체 건강 하시고, 생각이 올바르면 글쓴이님 설자리는 항상 존재 하니 닥치치 않은 미래에 대해서 너무 걱정 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실 그게 어제 선배가 한 얘기의 큰 요지인 것 같아요. 니가 해외1년을 갔다왔기 때문에 더 잘 될지도 모르는 거라고.. 의외로 인생의 성패는 그냥 '운'에서 갈릴지도 모른다고 자기가 열심만 한다면.. 다만 지금까지 우리약사들은 열심을 안해도 어느정도 잘 살았던게 문제였지..-_-ㅋ 6년제가 문제가 아니라 선배들이 문제였다고라고 하더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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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게가.. 뭔가 소수가 그러는 건지.. 아니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는건지.. 뭔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병들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22222진심 문과쪽은 봐도 봐도 헬게이트 입니다. 취업준비를 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하죠. 저도 지금 제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거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근데 불확실해져만 가네요/
원래는 광속스텝니이 정상이겠죠, 근데 요새 세상이 진짜 빡쎈거 같아요
오버해서 더 나가자면.. 저는 이게 진짜 자본주의의 폐해인게 위에 Lucas Shin님 말씀대로 상품화의 문제보다 어떤 분배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세계와 인류는 진보하는데 왜 인간은 더 바빠지고 불행한가라고 물어보면 그 진보한 성과를 자본주의의 상위계층이 점점 뺏는 구조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라는 게 제 짧은 의견입니다.
수요와 공급이죠 뭐...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고... 그러니까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나은점이 있어야 팔릴것 같고...
거기 자소서에 주인의식이니 도전정신이니... 그런거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주인의식이 뭐 어쩌고 저쩌고해도 대우 좀만 안좋아지면 뛰쳐나가고, 좋은 대우해주는 회사 생기면 바로 옮길거고...
그리고 그런 도전정신이 있으면 남 밑에 들어갈게 아니라 자기 사업해야죠.
어쨋든 저도 그렇게 빡빡하게 살고싶지는 않다는 주의라서... 저런건 잘 못하겠더군요.
음..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질문을 좀 해도 될까요? 저처럼 저런 일들 잘 못하겠다면 그냥 참고 거짓말하고 취직을 하셨나요? 아니면 다른 길을 모색하셨나요?
@광속스텝 운이 많이 따랐지만, 취업을 하긴했죠...
그리고 당시는 진짜로 조급했었던거라서요... 이것저것 가릴게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되더라고요...
대학 4학년 1년동안 매일같이 이력서 쓰고, 자소서 수정하고... 그렇게 취업못한상태로 졸업하고나니까 그냥 그렇게 되요.
제가 뭐 기술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집이 잘 사는것도 아니고, 가진거라곤 대학교 졸업증 한장하고 기사 자격증 하나뿐이었는걸요.
그렇다고 뭔가 장대한 꿈이 있지도 않고, 해보고 싶은것도 없고, 당시에는 그냥 어디든 취업만 됐으면... 이런 기분이었던지라...
그냥 그렇게되요... 지금이니까 저렇게 말할 수 있는거죠...
@▶◀하라쇼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의 가치관과 현실이 부딪힐 때 어떤 선택들을 하나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기업들이 소위 말하는 갑이다 보니..요구하는데로 해줘야되는게 현실이죠.. 자소서 엄청 소설로 꾸며서 내도 잘보지도 않는데요뭐.. 만일 경력이시면 자소서보다 경력기술서가 더 중요해요. 자소서는 그냥 면접시 참고용...
사실 그것도 문제입니다. 회사 수준도 좀 거시기하고 하는것도 딱히 없어서 말이죠..;;
세상이 미쳐가는데 세상은 나보고 미쳤다고 하죠...